시범경기가 진행되면서 야구팬들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각 팀도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는 부상이 발생한다면 큰 타격이다. 특히 힘들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해 결장해야 한다면 고심이 더 할 수밖에 없다. 롯데의 새로운 중심타자로 주목받던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 햄스트링 부상 소식은 롯데에 큰 악재라 할 수 있다. 부상 부위가 재발의 위험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롯데 전력의 핵심이었다. 최준석과 함께 지난해 급격히 떨어졌던 롯데의 장타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타자였고 득점력을 높일 카드이기도 했다. 손아업, 최준석, 히메네스는 일명 "손석희"타선이라 불리며 롯데 팬들의 기대를 모았었다. 시범경기에서도 이 센 선수는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롯데 중심을 강화할 것으로 보였다.
히메네스 역시 새롭게 야구 인생을 열고자 하는 의지와 절실함이 강했고 팀 적응력도 높았다. 롯데는 히메네스 최준석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고 박종윤이 두 선수를 뒷받침하는 구도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노련한 조성한, 장성호가 지난해 대타로서 최고의 활약을 한 박준서가 대타 전문요원으로 자리한다면 공격을 한층 더 끌어올 수 있었던 롯데였다.
(가동도 하기전에 흔들리는 손석희 트리오)
히메네스의 부상은 롯데의 구상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물론, 대안은 있다. 1군 엔트리 탈락의 위기에 있는 박종윤과 장성호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박종윤은 타격폼 변화에 적응하며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장성호는 올 시즌 은퇴의 위기에 있었지만, 시범경기에서 홈런 2를 때려내며 아직 타격감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베테랑의 힘을 되찾고 있는 조성환 역시 1루 수비가 가능하다.
이 선수들을 주전 1루수가 유력한 최준석과 잘 조화를 이룬다면 어느 정도 타선의 힘을 유지할 수 있다. 지명타자로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면서 상황에 맞는 타선을 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가 없는 타선은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4번 타자로 유력한 최준석의 몸 상태가 풀타임 1루수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
최준석, 히메네스 조합으로 두 선수의 체력안배를 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정된 엔트리 탓에 1루수와 지명타자 군에 있는 선수를 1군 엔트리에 모두 포함하기도 부담스럽다. 이는 롯데가 구상하는 시즌 운영과 거리가 있다. 한 달 이상 치료와 재활의 필요한 히메네스의 상태를 고려하면 그를 대체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 등의 방안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시즌 준비과정에서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교체라는 변화를 겪은 바 있다. 지난해 롯데는 유먼과 스캇 리치먼드로 외국인 투수 구성을 했지만, 리치먼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시즌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긴 힘든 상황, 롯데는 과거 우리 프로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옥스프링과 급하게 계약하며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메웠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성공이었다. 옥스프링은 30대 후반의 나이와 부상으로 인한 경기 공백에도 위력적인 구질로 롯데 선발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주었다. 유먼과 더불어 옥스프링은 롯데의 원투펀치였다. 어쩔 수 없는 대안이었던 그가 전력의 핵심이 되는 전화위복의 결과였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옥스프링은 올 시즌도 롯데 선발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롯데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히메네스의 부상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전화위복이 될 거라는 확신을 할 수 없다. 타자 외국인 선수라는 점도 큰 변수다. 투수보다 리그 적응의 시간이 더 필요하고 성공확률도 낮은 외국인타자라는 점에서 섣불리 교체 카드를 꺼내 들기도 어렵다. 롯데로서는 국내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히메네스의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시즌 초반 국내 선수들로 구성된 타선이 얼마나 힘을 낼지가 롯데의 시즌 초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전력 평준화 현상이 뚜렷한 올 시즌 분위기를 고려하면 외국인 타자 없는 시즌 초반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를 통해 롯데는 당장 새로운 타격 라인업 구성이 급해졌다. 이러한 변화가 지난해와 같은 전화위복의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스포츠 > 2014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프로야구] 숨죽인 넥센 외국인 타자 로티노, 존재감 되찾을까? (1) | 2014.03.18 |
---|---|
[2014년 프로야구] 3안타 이승화, 다시 뜨거워진 롯데 1번타자 경쟁 (2) | 2014.03.17 |
[2014년 프로야구] 강지광, 조상우 넥센 투.타 젊은 영웅될까? (4) | 2014.03.14 |
[2014년 프로야구] 베테랑의 반란, 롯데 더 강하게 할까? (1) | 2014.03.13 |
[2014년 프로야구] 순조로운 장타자 프로젝트 김현수, 그 결과는? (3) | 2014.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