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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기 위한 롯데와 두산의 대결은 9회 초 예상치 못한 두산 수비진의 실책으로 승부가 엇갈렸다. 두산은 9회 초 수비에 들어갈 때까지 2 : 1로 리드했지만, 1루수 칸투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이 2실점으로 연결되며 롯데에 위닝 시리즈를 안겨주고 말았다.

롯데는 두산 선발 유희관에 크게 고전하며 경기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까지 끈기를 발휘하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8회 말까지 108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에 성공했고 정대현은 9회 말 두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첫 세이브에 성공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7이닝 4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을 목전에 두었지만, 경기 막판 야수들의 수비가 흔들리며 승리에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산 마무리 이용찬은 이틀 연속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고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다. 두산으로서는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는 수비진이 주말 3연전 내내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8이닝 2실점 역투, 승리 투수의 기쁨 가져간 롯데 옥스프링)

1. 팽팽한 투수전, 하위 타선 활약으로 기선 제압 두산

양 팀은 시즌 초반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롯데 옥스프링과 두산 유희관을 선발로 내세워 맞대결했다. 가장 안정감 있는 선발 투수의 대결에 야간 경기 후 주간 경기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옥스프링은 주 무기 컷 패스트볼과 각도 큰 커브, 간간이 던지는 너클볼의 조합을 통한 높 낮이 조절로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다.

유희관은 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는 볼 배합과 정교한 제구로 롯데 타자들에 좀처럼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는 좌완 유희관에 대비해 정훈, 전준우 두 우타자로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6회 초 공격에 가서야 선두 타자가 출루할 정도로 유희관 공략에 애를 먹었다.

롯데 타선이 유희관에 고전하는 사이 두산은 경기 초반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다. 2회 말 두산은 1사 후 홍성흔, 양의지의 연속 안타와 오재원 타석에서 나온 롯데 1루수 히메네스의 실책으로 1사 만루의 선취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김재호, 정수빈 두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두산은 4회 말 2사 2, 3루 기회에서 나온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로 2 : 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2회 말 1사 만루에서 삼진을 당했던 김재호의 집중력 있는 타격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낙차 큰 커브로 범타를 노렸지만, 김재호의 대처가 좋았다. 유희관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고 있는 상황에서 4회 말 두산의 2득점은 큰 의미가 있었다. 

2. 옥스프링의 호투에 답하지 못하는 롯데 타선, 추격의 솔로 홈런 강민호​

두산의 2 : 0 리드는 유희관으 호투가 이어지며 무게감이 더해졌다. 유희관은 6회 초 선두 타자 손아섭에 안타를 허용하며 누상에 주자를 두고 롯데 중심 타선과 맞섰지만, 야수들의 호수비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다. ​두산은 롯데 중심 타자 최준석, 히메네스 타석에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고 이것이 적중하며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4회 말 2실점 후 더 힘을 내며 완벽하게 두산 타선을 막아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롯데 역시 안정된 수비와 상황에 맞는 수비 시프트로 두산 못지 않은 수비력을 보여주었지만,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가야 했다.

롯데 공격의 활로를 열어준 건 강민호의 한 방이었다. 7회 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날카로운 파울 타구를 계속 날리며 유희관에 맞선 끝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의 첫 득점이었다. 올 시즌 지난해보다 부쩍 향상된 강민호의 장타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홈런은 롯데 타선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지는 못했다.

롯데는 8회 초 두산 선발 유희관이 물러나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을 상대로 득점에 실패하며 한 점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두산은 7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을 내리고 정재훈,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조를 가동했다. 정재훈이 8회 초 롯데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경기 분위기는 두산의 승리 쪽으로 기울었다.

3. 극적 반전의 9회 초 롯데, 재현된 수비 불안에 ​역전 허용 두산

경기 내내 리드를 유지한 두산은 9회 초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굳히려 했다. 전날 다소 투구 수가 많았던 이용찬이었지만, 두산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9회 초 롯데는 선두 히메네스의 내야 안타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두산의 교체 2루수 고영민의 수비력이라면 처리가 가능한 타구였다. 하지만 고영민의 ​1루 송구가 벗어나면서 히메네스의 타구는 안타가 됐다.

행운이 섞인 출루를 한 롯데는 이어 나온 황재균의 보내기 번트가 빠르게 구르면서 이를 수비하던 이용찬의 그 공을 따라가지 못했고 ​내야 안타가 되면서 무사 1, 2루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경기 중 가장 좋은 기회였다. 롯데는 홈런을 기록했던 강민호에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이 작전은 자칫 득점 기회를 날릴 수 있는 시도였다. 번트에 능하지 않은 강민호의 번트를 강하게 1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두산 1루수 칸투가 그 타구를 잡았을 때 여유 있는 병살플레이가 예상됐다. 2루수 히메네스와 타자 강민호 모두 파울을 예상해 스타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칸투의 송구가 크게 빗나갔고 2루 주자 히메네스와 1루 주자 황재균이 안타 없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칸투의 성급한 플레이가 양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 장면이었다. ​전날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막판 수비 불안으로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또 되살아난 두산이었다.

두산은 의기소침해진 이용찬을 대신해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려 이어진 무사 3루의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9회 말 반격의 여지를 남겼다. 상대의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한 롯데로서는 한 점을 더 내지 못한 타선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특히 불펜진에 불안감이 여전한 롯데로서는 한점차 리드가 불안했다.

​(값진 시즌 첫 세이브, 돌아온 마무리 정대현)

4. 롯데 역전승 완성한 돌아온 마무리 정대현​

3 : 2 리드에서 롯데가 마무리 투수로 선택한 카드는 정대현이었다. 마무리 김성배의 계속된 부진에 롯데는 집단 마무리 체제까지 고려했지만, 관록의 정대현에 역전승의 완성을 맡겼다. 첫 타자 칸투에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마무리 불안은 다시 재현되는 듯 보였다.

정대현의 진가는 이후 발휘됐다. 정대현은 대주자까지 1루에 둔 상황에서 홍성흔을 삼진 처리한 데 이어 두산의 계속된 좌타자 대타인 오재일, 김재환을 차례로 범타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는 않는 담대함과 한층 좋아진 구위가 만들어낸 터프 세이브였다. 이는 롯데의 위닝 시리즈와 잘 던지고도 패전의 위기에 몰렸었던 옥스프링의 승리까지 지킨 ​세이브이기도 했다.

롯데는 이 승리로 5할 승률이 깨질 위기를 벗어났고 두산을 5위로 밀어내고 단독 4위 자리를 되찾았다. 롯데는 주말 3연전 내내 한 점을 내지 못하는 타선의 답답함을 노출하기도 했고 불펜진의 불안으로 고심하기도 했지만, 끈질긴 면모를 보이며 2승 1패로 주중 NC와의 대결에서 2연패 한 후유증을 씻어냈다.

무엇보다 정대현이 어려운 상황에서 ​세이브에 성공하며 마무리 정대현을 축으로 한 불펜진 운영의 가능성을 찾았다는 점도 큰 수확이었다. 두산은 결과를 떠나 주말 3연전 내내 단단한 수비에 균열이 생기며 아쉬운 경기를 해야 했다. 타선의 힘은 여전했지만, 수비 불안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점은 두산을 더 아프게 했다. 이렇게 롯데와 두산의 주말 3연전은 수비의 중요성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대결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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