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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승부는 SK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SK는 호남선을 타고 광주로 두산은 가을의 휴식으로 그 운명이 갈렸습니다.

어제 내린 비는 SK에게 이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선취점을 올린 팀이 승리한다는 징크스를 벗어날 수 있었고 연일 역투하던 불펜진에 휴식을 주었습니다. 강력한 두산의 선발카드를 소진시켰다는 것은 또 하나의 보너스였습니다. 이런 이점과 함께 경기를 치르면서 살아난 SK의 경기 감각은 오늘 최상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대승으로 한국시리즈로 스스로를 이끌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양팀이기에 타격전이 예상되는 최종전이었습니다. SK는 타격이 폭발했지만 두산은 침묵했습니다. 그 차이가 두 팀의 운명을 갈랐습니다. SK는 초반부터 두산의 투수진을 초토화시켰습니다. 두산의 세데뇨 선수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1회말 박재홍 선수의 선두타자 홈런은 세데뇨 선수를 크게 흔들었습니다. SK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연속 안타로 세데뇨 선수를 강판시키면서 3점을 선취한 SK는 초반의 분위기를 기분좋게 이끌어 갔습니다.

타선은 4차전 이후 19연승 때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두산은 계속 투수를 교체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SK는 6개의 홈런을 폭죽처럼 폭발시켜면서 쉽게 쉽게 득점을 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점수 차이는 계속 벌어질 뿐이었습니다. 박정권 선수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부진하던 선수까지 모두 감각을 되찾으면서 특유의 폭발력과 응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SK의 선발 채병용 선수는 3차전 만큼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혼신의 투구로 두산 타선을 막았습니다. 비록 그 이닝이 3회를 넘기지 못했지만 초반 분위기가 중요했던 일전에서 초반 무실점 투구는 팀의 승리를 견인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상을 안고있는 선수라고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채병용 선수의 투혼은 오늘의 승리 뿐 아니라 플레이오프의 대 역전을 이끌었습니다.

초반 3실점으로 어렵게 시작한 두산은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 선발인 금민철 선수를 투입하면서 새롭게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패착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장 확실한 카드였지만 역시 무리였습니다. 금민철 선수의 공은 위력이 떨어져 있었고 막아야할 왼손타자 박정권, 박재상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4실점, 7 : 0 으로 벌어진 경기는 그 긴박감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등판한 홍상삼 선수가 좋은 내용을 보였음을 감안할 때, 금민철 선수의 투입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초반에 승부가 결정된 경기는 결과를 향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SK는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둔 투수진 운영을 했고 두산도 필승조인 임태훈, 고창성을 투입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초반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두산은 SK와의 가을야구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또 다시 명승부의 조연이 되고 말았습니다. 14 : 3, 예상을 뛰어넘는 큰 점수차였습니다. 두산은 3차전 연장 승부에서의 패배가 두고두고 머리속에 남을 것입니다. 그 경기 이후 SK는 잠들어 있던 가을야구의 DNA가 되살아 났고 19연승을 하던 그 팀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전력의 핵심인 박경완, 김광현, 송은범, 전병두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장기로 치면 차, 포, 말을 모두 뗀 상태에서도 그들은 강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SK의 저력을 확인한 한판이었습니다. 가을 헐크의 부활이라고 하면 될까요?

이제 가을 야구는 KIA 와 SK의 한국시리즈 대결만 남겨두었습니다. KIA는 충분한 휴식과 전력 분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SK에 비해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KIA가 자랑하는 강력한 선발진 역시 힘을 비축한 상태입니다. 지친 SK 타자들이 이들을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SK는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을야구 DNA는 SK를 너무나 강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시즌 막판 19연승과 플레이오프의 2연패 후 3연승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오랜 휴식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진 KIA가 그들의 기세를 초반부터 막아내지 못한다면 시리즈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는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입장으로 한국시리즈를 맞이 할 것입니다. 연승의 기세도 여전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을야구를 하게 된 KIA가 SK를 상대로 챔피언의 여유를 보여줄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이제 야구 팬들의 시선은 KTX를 타고 광주로 향하고 있습니다. 두 팀의 멋진 승부를 기대합니다.


(이제 가을 야구는 호남선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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