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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한 승부였다. 경기 후반 극적 동점골도 있었다. 연장 승부가 끝난 후 대부분 선수들의 탈진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러나 승리 여신은 우리의 편이 아니었다. 2015아시안컵 대회에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의 55년 만의 우승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지만, 1 : 2로 패했다. 대표팀이 대회기간 이어오던 무실점 승리 행진도 그렇게 마감됐다. 대신 호주는 홈에서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대표팀의 허용한 2골이 모두 순간적인 수비 집중력 부재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전반 종료직전 허용한 골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면서 중거리 슛 찬스를 내준 결과였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허용한 결승 득점 역시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돌파를 허용하고 문전으로 쇄도하는 상대 선수를 놓친 결과였다.

대회 내내 위기에 대응하는 임기응변이 좋았던 대표 팀의 수비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실점이었다. 그만큼 호주의 집중력은 좋았고 그들은 강팀이었다. 다만 실점 상황이 대표팀의 경기 흐름일 좋았을 시점이었고 경기 시작 후 5분, 경기 끝나기 5분 전을 조심하라는 축구의 격언을 조금만 더 돼새겼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었다.

 

​(후반 종료직전 나온 손흥민의 극적 동점골)

비록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대표팀은 호주의 강한 공격력을 의식해 그에 맞는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박주호는 좌측면 공격수로 기용하고 손흥민을 우측 공격수로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한 카드로 활용하던 장현수를 기성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수비를 더 두텁게 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이는 수비에서 분명 효과가 있었다. 호주는 라인업의 변화 없이 결승전에 임했지만, 공격 흐름은 이전 경기와 같지 않았다.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에서는 대표팀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이 빛났다. 호주의 공격 흐름을 끊은 대표팀은 경기가 흐를수록 좌우 측면 돌파가 살아나며 결정적 득점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손흥민은 좌우 크로스에 이은 위협적인 슛으로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을 두 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전반은 무득점이었지만, 대표팀의 우세 속에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호주 공격수 루옹고에 중거리 슛 기회를 내준것이 화근이었다. 루옹고의 슛은 정확한 임팩트에 발에 걸렸고 골키퍼 김진현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골이었다. 대표팀으로서는 불의의 일격이었다. 그렇게 대표팀은 0 : 1로 리드 당한 채 후반전을 맞이해야 했다.

후반전에서 대표팀은 만회골을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스피드가 좋은 이근호와 한교원을 남태희, 박주호와 교체하며 공격을 더 강화했다. 볼 점유율을 높였고 쉴 새 없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호주는 수비를 강화하며 기습을 노리며 맞섰다. 호주는 다수의 선수의 옐로카드를 받을 정도로 거친 플레이로 대표팀의 공격 흐름을 끊으려 했다. 움직임이 떨어진 에이스 케이힐을 교체하며 기동력을 보강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수비를 더 강화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흔들림 없이 상대를 밀어붙였다. 분명 대표팀이 후반전을 주도했지만, 동점골을 나오지 않았다. 초조한 시간이 흘러갔다. 그럴수록 체력을 떨어져갔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마음과 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구자철, 이청용의 공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경기 막판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기성용을 공격 쪽으로 올린데 이어 수비수지만, 헤딩력이 좋고 몸싸움에 능한 곽태휘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펼쳤다. 그럼에도 열리지 않던 호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패배가 예상되던 상황,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추가시간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서 손흥민의 극적 동점골이 터졌다. 기성용의 절묘한 패스와 송흥민의 결정력이 함께 이룬 합작품이었다.

이어진 연장전은 대표팀의 분위기였다. 이미 양 팀의 체력을 고갈됐지만, 기세에서 대표팀은 상대를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승운은 우리 편이 아니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문전에서 호주 공격수와의 몸 싸움에 밀린 게 화근이었다. 상대 날카로운 크로스는 골키퍼 김지현이 쳐냈지만, 호주 공격수 앞으로 향하고 말았다. 호주의 2번째 골, 허탈한 순간이었다.

 

 

​(아!! 연장전 통한의 실점)



대표팀은 연장전 남은 시간에 또 한 번의 반전을 노리며 온 힘을 다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경기 중간 몇몇 선수들은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경기에 임하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는 변화 없이 종료됐다. 연장 접전에서 승리한 호주는 환호했고 대표팀 선수들의 모두 아쉬움 속에 그들의 환호를 지켜봐야 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큰 꿈은 다시 다시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의 변화 이후 단 시간 내에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승리할 수 있는 팀으로 변신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로 힘든 여정이었다. 이정협, 김진현, 김진수 다수의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 이를 메우며 한층 두터운 스쿼드 구성이 가능해졌다. 허술하던 조직력도 경기를 치를수록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아시안컵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의 체질을 개선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대표팀은 비록 우승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있는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베테랑과 신예들의 조화가 잘 된다면 아시안컵보다 더 나은 전력이 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분명 승자보다는 패자가 기억되지 힘든 스포츠의 세계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이 보여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와 투혼은 충분히 환호를 받을만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대표팀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 : 아시안컵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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