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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역시나가 되면서 맥빠진 경쟁이 될 것 같았던 프로배구 남자부 1위 경쟁이 다 불붙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 1위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삼성화재가 연이은 악재에 흔들리는 사이, 전열을 정비한 2위 OK 저축은행이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추격했기 때문이다. OK 저축은행이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지만, 두 팀의 승점 차이는 2점 차로 크게 좁혀졌다. 



올 시즌에서 무난하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것 같았던 삼성화재로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 변화다. 더 큰 문제는 최근 팀 분위기가 내림세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주말 한전과의 대결에서 2 : 3 역전패는 삼성화재에 치명적이었다.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2 : 1로 앞서던 4세트에서 앞서나갔지만, 막판 듀스 고비를 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힘없이 무너지며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과거 접전 상황에서 강력한 수비에 이은 외국인 선수 레오의 결정타로 위기를 넘기곤 했던 삼성화재의 모습이 아니었다. 



역시 주전급 선수 이탈에 따른 전력 공백이 아쉬웠다. 삼성화재는 올스타전 직전 열린 경기에서 주전 센터 이선규가 경기 중 상대 선수에 불필요한 행동을 하면서 2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지난주 한전과의 대결을 앞두고는 군입대한 라이트 박철우의 공백을 잘 메워주던 김명진이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이 겹쳤다. 










이선규는 확률 높은 속공과 노련한 블로킹으로 에이스 레오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고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주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 김명진은 아직 발전이 더 필요한 선수지만, 삼성화재의 약점이 된 라이트에서 점점 공격 점유율을 높이며 또다른 공격 옵션으로 자리하던 과정이었다. 



삼성화재는 베테랑 고희진으로 이선규의 빈자리를 채우고 백업 세터 황동일을 라이트 공격수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쓰며 한전과의 대결에서 나섰지만, 전반적으로 조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는 에이스 레오에 대한 과부하를 피할 수 없게 했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부터 높은 공격 점유율을 감당하고 있었던 레오는 경기를 시즌 후반에 오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그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던 이선규, 김명진의 공백은 레오를 더 힘들게 했다. 그나마 4세트에서 라이트 공격을 책임지던 황동일마저 다리 경련으로 빠지면서 삼성화재의 전력은 더 약해졌다. 레오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한전과의 대결에서 레오는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공격 타점이나 파워가 떨어졌다. 이는 역전패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풀세트 접전 패배로 삼성화재는 엄청난 체력 소모를 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 했다. 1패 이상의 타격이었다. 그동안 숱한 악재를 이겨내며 매 시즌 우승을 일궈낸 삼성화재였지만, 이번 시즌 후반기 너무나 큰 고비를 만난 느낌이다. 젊은 팀 OK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앞선 체력을 바탕으로 강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1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삼성화재로서는 2월 3일 LIG 손해보험과의 맞대결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아직 2위 OK 저축은행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삼성화재가 4세트 이내에 승부를 결정지으며 승점 3점을 챙긴다면 2점 차로 좁혀진 2위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며 한숨 돌릴 수 있다. 이어지는 대결이 최하위 우리카드전이라는 점은 큰 위안이다. 



하지만 그 경기까지 주전 센터 이선규가 나설 수 없고 라이트 자리는 여전히 임시방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떨어진 팀 분위기를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상위권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LIG 손해보험이 사력을 다해 경기에 나선다는 점도 부담이다. 만약 이 경기마저 결과가 좋지 않다면 남은 시즌 삼성화재는 힘겨운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상황이 분명 삼성화제에는 큰 위기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그동안 쌓아온 우승의 노하우가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숱한 고비를 넘었던 경험이 있다. 계속되는 악재로 부담이 가중되고 백업 선수 부족으로 체력 부담도 더해지고 있지만, 경험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이번 고비만 넘긴다면 남은 시즌 1위 수성의 가능성은 한 층 더 높아진다. 과연 삼성화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아니면 그대로 무너져 시즌 1위 싸움이 미궁으로 빠져들지 궁금해진다. 



사진 : KOVO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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