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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어렵게 유지하던 5위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다. 9월 29일 대 KIA전에서 롯데는 수비 실책이 작용한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4 : 6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롯데는 5위 SK에 2.5경기 차 뒤진 8위로 내려앉았다. 롯데의 잔여 경기 수가 4경기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극복하지 어려운 차이가 됐다. 오히려 2경기 차로 다가선 9위 LG의 추격을 더 신경 써야 할 처지가 됐다. 


전날 LG전 완패로 5위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KIA는 선발 임준혁의 6.1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사사구 4실점 역투와 마무리 투수 윤석민을 7회부터 등판시키는 마운드 총력전 끝에 승리를 가져갔다. KIA는 5위 SK와 2경기 차 뒤진 7위로 자리했다. 5위 경쟁팀 중 가장 많은 6경기를 남겨둔 점을 고려하면 실낱같지만 5위 추격의 가능성을 남기게 됐다. 


경기 전 조건은 롯데의 우세가 예상됐다. 롯데는 지난 NC전 승리 이후 2일간 휴식일이 있었고 홈경기라는 이점이 있었다. 선발 투수 송승준은 부상이 겹치며 등판을 걸렀지만,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한 상황이었다. 롯데와 맞서는 KIA는 전날 경기 패배 이후 서울에서 부산으로 긴 이동을 해야 했다. 선발 투수 역시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은 임준혁이었다. 임준혁은 롯데와의 상대 전적도 좋지 않았다. 모든 면에서 KIA에서 불리한 여건이었다. 




(아쉬운 투구 송승준, 아쉬운 수비 강민호)



이런 조건들이 결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롯데 선발 송승준의 제 컨디션을 유지할지가 중요한 변수였다. 문제는 송승준이 롯데가 기대한 만큼의 투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송승준은 경기 초반부터 고전했다. 직구의 구위는 평소보다 떨어졌고 제구는 자꾸만 높게 형성됐다. 승리 의지로 집중력을 높인 KIA 타자들은 송승준은 높게 형성된 공을 놓치지 않았다. 


1회와 2회 KIA는 롯데 선발 송승준으로부터 득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KIA의 득점에는 롯데 수비진의 실책도 한 몫 했다. 1회 초 KIA는 2사 후 3번 김주찬의 2루타와 4번 브랫 필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 득점 한 이후 롯데 선발 송승준의 연속 볼넷과 폭투, 롯데 포수 강민호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추가 득점하는 덤까지 얻었다. 


승리한 절실한 경기에서 선취 득점의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롯데는 너무 쉽게 상대에 선취 득점을 내준 셈이었다. KIA는 이에 그치지 않고 2회 초 선두 고영우의 2루타와 이어진 신종길의 적시 안타,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 후 김주찬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더 추가하며 4 : 0으로 앞서갈 수 있었다. 롯데는 1회와 2회 연속해서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면서 분위기가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공격에서 분위기를 바꿀 변수를 만들어야 했지만, 경기 초반 임준혁의 투구에 고전하며 경기 분위기를 KIA에 내주고 말았다. 임준혁은 직구 위주의 과감한 승부로 변화구에 대비하던 롯데 타자들의 의표를 찌르며 호투를 이어갔다. 선발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고심하던 KIA로서는 기대 이상의 투구였다. 


롯데의 반격은 4회 말 이루어졌다. 4회 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이 삼진 3개를 빼앗으며 위기를 넘긴 것이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4회 말 롯데는 2사 후 4번 아두치, 5번 최준석의 연속 볼넷으로 잡은 기회에서 선발 포수 강민호의 부상으로 교체 출전한 안중열의 2루타와 이어진 황재균, 오승택의 연속 적시 안타로 단숨에 4 : 4 동점에 성공했다. 3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던 KIA 선발 임준혁이 순간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은 타선의 집중력이 가져온 결과였다. 


하지만 롯데의 득점은 4회 말 4득점이 마지막이었다. KIA 선발 임준혁은 4회 말 4실점에도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며 호투를 이어갔기 때문이었다. 롯데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심수창의 호투로 맞서며 동점의 경기는 후반으로 이어졌다. 


동점의 균형을 깬 건 KIA였다. KIA는 7회 초 1사 후 이범호의 적시 2루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롯데도 7회 말 득점 기회가 있었다. 롯데는 선두 황재균의 안타 출루 이후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 상황에서 KIA는 한승혁, 심동섭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에 마무리 윤석민까지 조기 등판시키는 강수로 실점 위기를 막았다. 하지만 한 점 차는 KIA에 불안한 리드였다. 많은 투구 수를 책임져야 하는 마무리 윤석민에게도 부담이었다. 



(빛나지 못한 구원 역투, 심수창)



이런 KIA의 고민을 해결해 준건 역설적이게도 롯데였다. KIA는 9회 초 2사 후 롯데 3루수 황재균의 실책에 편승에 추가 득점에 성공했고 승리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초반 실책으로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던 롯데로서는 또다시 실책으로 중요한 승부처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9회 초 실점으로 활력을 잃은 롯데는 9회 말 무기력한 공격으로 세 타자가 아웃당하며 승리가 필요한 외나무다리 경기에서 승리를 상대에 내줘야 했다. KIA 선발 임준혁은 거의 한달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시즌 9승에 성공했고 윤석민은 투구 수 48개의 역투와 더불어 시즌 30세이브에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KIA의 집중력과 마운드의 선전이 돋보였지만, 롯데의 아쉬운 플레이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 경기였다. 롯데로서는 수비 실책이 있었지만, 선발 송승준이 4회를 넘기지 못하고 3이닝 4실점(2자책)으로 부진한 것도 큰 아쉬움이었다. 타선 역시 상대 전적에서 강점이 있었던 KIA 선발 임준혁에 예상외로 부진하면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5위 경쟁의 중요한 고비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던 롯데는 유리한 여건을 살리지 못하면서 5위 희망을 접어야 할 상황이 됐다. 한해 중 가장 풍요로워야 할 한가위 연휴가 롯데에는 우울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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