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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열리는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결과가 나왔다. FA 시장이 열리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팀별로 보호선수 작성과 선수 선택에 있어 고민이 더했을 이번 2차 드래프트였다. 이런 고민이 모여 뜻밖의 선수 이동이 발생했다. 특히, 베테랑들의 팀 이동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LG의 주전 외야수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한 명의 선수가 아쉬운 신생팀 kt로서는 기량이 검증된 이진영 지명은 당연했다. kt는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외야수를 수혈하며 선수층을 한층 더 두껍게 할 수 있게 됐다. kt에게는 분명 큰 행운이었지만, 그를 보호선수 40명 명단에서 제외한 원소속팀 LG의 결정에는 의문부호를 다는 이들이 많다. 


이진영은 최근 기량이 점점 내림세에 있었고 올 시즌 부진했지만,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부상만 회복된다면 제 기량을 회복할 여지가 많았다. FA로 LG로 이적했지만, 이진영은 LG를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LG에서 두 번째 FA 계약을 하고 LG에서 그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것 같았다. 하지만 LG는 그를 보호하지 않았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젊은 팀으로의 개편 과정에서 LG는 베테랑 선수보다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 보호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외야 포지션이 포화상태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는 리빌딩이라는 정책의 기본 방향을 확실히 했다.




(LG에서 kt로 LG의 리빌딩 흐름에 휩쓸린 이진영)




이진영이 팀을 옮기는 운명에 처한 사이 다른 베테랑들도 타 팀의 선택을 받았다. 한화의 선택이 눈길을 끌었다. 유망주 투수 지명이 대세인 가운데 한화는 즉시 전력감 선수 영입에 주력했다. 한화는 베테랑 투수 송신영과 포수 차일목, 외야수 장민석을 지명했다. 송신영은 과거 FA 계약을 했던 한화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커리어를 쌓게 됐다. 송신영은 올 시즌 나이에 따른 구위 저하로 넥센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기간은 길지 않았다. 


넥센은 유망주 보호에 주력하면서 그를 40인 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다. 과거 넥센의 전신 현대시절부터 팀 주력 선수였지만, LG, 한화, NC를 거치며 저니맨이 됐던 송신영은 어렵게 돌아온 넥센을 다시 떠나야 하는 운영에 처했다. 한화는 구위는 떨어졌지만, 송신영의 경험과 관록이 불펜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영 전력에 송신영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송신영과 더불어 한화로 오게 된 차일목은 KIA에서 줄 곳 선수생활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FA 계약을 하며 KIA에 남았지만, 올 시즌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KIA는 백용환, 이홍구 두 젊은 포수를 중용했고 그들은 성장하면서 차일목은 주로 2군에 머물러야 했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는 시점에도 제3의 포수 자리는 이성우 차지였다. 


차일목은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됐지만,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40살을 넘긴 조인성이 주전 포수로 있지만, 풀타임 소화가 불가능하다. 그는 지금 FA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의 팀 이탈 가능성도 있다. 한화는 포수진의 가용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차일목이 필요했다. 차일목과 함께 한화에 지명된 장민석은 빠른 발과 재치있는 플레이를 하는 외야수지만, 두산의 화수분 야수진에서 그 입지가 불안했다. 장민석으로서는 한화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은 가능성이 크다. 장민석을 외야 경쟁 군에 포함시켜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한편 다양하게 그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기게 된 불펜투수 정재훈은 FA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지 1년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재훈은 두산이 장원준을 영입하면서 롯데에 내줘야 하는 보상선수로 뜻하지 않게 두산을 떠나야 했다. 이런 정재훈에 두산팬들은 많은 안타까움을 보였다. 롯데는 정재훈이 팀 불펜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여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년 만의 두산 복귀, 정재훈)



정재훈은 시즌 초반 1군에서 기대와 달리 부진했다. 구위 저하가 큰 원인이었다. 팀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정재훈은 2군으로 내려간 이후 좀처럼 1군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는 시즌 후반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정재훈은 쓸쓸히 시즌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기량이 떨어졌다고 판단된 정재훈을 40인 보호선수에 넣지 않았다. 


이런 정재훈에 전 소속팀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정재훈은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게 됐다.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뿐만 아니라 정재훈은 익숙한 환경에서 부활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산은 풍부한 좌완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완 불펜진 보강이 필요했다. 두산의 선택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이렇게 스토브리그 큰 관심사였던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이전과 달리 베테랑들이 팀 이동이 많았다. 유망주 보호에 우선한 팀들이 선택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면도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유망주들에서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2차 드래프트의 애초 취지와는 분명 다른 결과라 할 수 있다. 팀 내 비중을 떠나 오랜 기간 활약했던 팀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떠나야 한다는 점은 분명 선수에게도 팬들에도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팀을 옮긴 선수들이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2차 드래프트가 활용된다면 프로야구에 대한 흥미를 더하는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번 2차 드래프트가 내년 시즌 어떨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사진 :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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