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프로야구 팀에게 좋은 성적과 선수 육성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지만, 쉽지 않은 과제이기도 하다. 올 시즌 상위권에 자리한 팀들은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킨 팀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정규리그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 한국시리즈에서 기적과 같은 우승을 일궈낸 두산, 1군 진입 3년 만에 정규리그 2위까지 수직 상승한 NC, 최근 3년간 강팀으로 확실한 자리한 넥센 역시 이에 속한다. 


이들 팀은 상위권 성적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기존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팀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주전 한 선수가 빠져도 팀 전력에 큰 영향이 없을 정도의 역량을 갖춘 탓에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하위권 팀들 역시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 팜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FA 시장가와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 증가 역시 선수 육성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틀을 깨야 하고 불확실성에 배팅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 



(9번 이병규, 세대교체의 흐름에 휩쓸릴까?)



올 시즌 LG는 베테랑 중심의 팀을 젊은 팀으로 변화시키는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LG는 2013, 2014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숙원을 풀었다. 2014시즌에는 전반기 최하위권에서 후반기 대반전을 일으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 전력을 그대로 유지된 채 맞이한 2015시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정규리그 9위, LG는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해와 같은 후반기 대반전도 없었다.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 무너진 선발진,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이 위기에서 LG는 일찌감치 리빌딩으로 팀 정책 방향을 바꿨다. 


그동안 LG를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 비중을 줄이고 젊은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출전기회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 LG는 유강남이라는 젊은 포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내야는 20대의 오지환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외야에는 SK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임훈이 새롭게 주축선수로 자리했고 채은성, 안익훈 등 젊은 선수들의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물론,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이라는 변수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었다. 이를 두고 강제 리빌딩이라는 우스갯소리고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기조는 시즌 후반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LG의 간판 타자로 활약했던 등번호 9번 이병규는 부상이 회복됐음에도 2군에 장기간 머물러야 했고 야수 부분에서 그동안 LG를 이끌었던 베테랑들의 역할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 


이런 LG의 정책 기조는 스토브리그에서도 이어졌다. LG는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팀 주장이었던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과감히 제외했다. 이는 kt의 전체 1순위 선택으로 이어졌다. FA로 LG에 영입됐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와 같은 존재였던 이진영의 kt행은 LG 팬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LG는 30대 후반의 이진영 대신 젊은 선수들의 보호을 우선했다. 이는 올 시즌 리빌딩이 내년 시즌에도 이어질 것을 암시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런 LG 시도는 인위적인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기존 베테랑들과의 마찰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자칫 팀워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LG에 있어 세대교체는 그동안 필요한 일이었다. LG는 서울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많은 유망주를 확보했지만, 이들이 성장해 주전으로 자리하지 못했다. 베테랑들이 거대한 산과 같이 자리하면서 뭔가 경직된 듯 한 팀 분위기도 이에 영향을 주었다. 


문제는 이 선수들이 LG를 떠나 타 팀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일이 잦았다는 점이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홈런왕 박병호가 대표적인 선수다. 이 외에도 LG에서 만연 유망주였다가 타 팀에서 성공한 사례는 많다. 속된 말로 탈지효과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했다. 


LG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팀을 새롭게 바꾸려 하고 있다. 올 시즌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내년 시즌은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가 팀 성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자칫 하위권 성적을 감수해야 할수도 있다.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킬지 여부도 미지수다. 하지만 이런 구단의 정책 변화는 내부 경쟁 강화를 통해 기존 베테랑들의 분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단 LG의 리빌딩 기조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LG는 FA 시장에서 포수 정상호를 영입한 이후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팀의 레전드였던 이상훈을 코치로 영입했고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던 한나한을 코치로 새롭게 영입했다.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강화하겠다는 중요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아직은 LG의 변화에 대해 성공과 실패를 속단하긴 이르다. 중요한 건 LG가 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LG의 리빌딩이 내년 시즌 긍정의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