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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FA 투수 빅3 중 한 명이었던 차우찬의 행선지는 LG였다. 해외 진출과 원 소속팀 삼성 잔류, 타 팀 이적까지 여러 변수가 있었던 차우찬이었다. 일본에 이어 미국 구단과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도 있었다. 이사이 원 소속팀 삼성이 거액의 베팅을 했다는 소식도 있었고 사실상 LG행이 확정적이라는 언론의 보도까지 나왔다. 결론은 LG행이었다. 



차우찬은 그동안 삼성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활용도가 높았다. 하지만 2006시즌 프로 데뷔 이후 기복이 심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한 것이 마이너스 요인이었지만, 한 시즌을 잘 하면 그 다음 시즌 부진한 패턴이 반복됐다. 그런 차우찬의 가치가 높아진 것은 2015, 2016 시즌 활약이 컸다. 



2015시즌 차우찬은 주로 선발 투수로 나서서 173이닝을 소화하며 13승 7패 방어율 4.79를 기록했다. 생애 가장 많은 승수였다. 여기에 탈삼진 194개로 이 부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들쑥날쑥하던 제구가 잡혔고 위기관리 능력도 크게 좋아졌다. 선발 투수 부족의 리그 현실에서 차우찬의 존재감은 더없이 높아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차우찬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 주력 투수 세 명이 모두 빠진 삼성 마운드의 마지막 보루로 고군분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국제 대회인 프리미어 12에서도 대표팀 투수로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해외리그의 관심까지 이끌어 냈다. 








2015시즌 성공에 이어 차우찬은 올 시즌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올 시즌  차우찬은 12승 6패 방어율 4.73으로 사실상 삼성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베테랑급 투수들의 노쇠화 등으로 부실해진 삼성 마운드에서 차우찬의 존재감을 어느새 절대적이 됐다. 문제는 그가 FA 자격을 얻었다는 점이었다.  



2년 연속 준수한 성적에 20대의 젊은 나이, 그동안 큰 부상이 없었던 150킬로에 이르는 강속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좌완 선발 투수가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오자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선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프로야구의 현실과 향후 수년간 강한 선발 투수 자원이 FA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는 점도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 시즌 부진에 허덕였던 삼성으로서는 중심 타자 최형우와 함께 차우찬을 꼭 잡아야 했다. 하지만 두 명을 모두 잡기는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삼성은 차우찬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언론에 100억 계약설을 나올 정도로 삼성은 차우찬의 잔류에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LG와 연결된 차우찬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삼성은 차선책으로 LG 선발 투수 우규민을 영입하면서 사실상 차우찬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차우찬의 선택지는 LG 또는 해외 진출이었다. 해외 진출의 꿈을 접은 차우찬은 4년간 95억원에 LG와 계약했다. LG로서는 모처럼의 외부 FA 영입이었다. 



LG는 차우찬의 영입으로 이상적인 선발 마운드 구축이 가능해졌다. 올 시즌 후반기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포스트시즌까지 인상적인 투구를 했던 좌완 허프에 이닝이터 소사, 두 외국인 투수에 시즌 후반기 호투를 거듭했던 주장 류제국에 좌완 파이어볼러 차우찬까지 더해지면 다양한 유형의 선발로테이션이 만들어졌다. 삼성으로 떠난 우규민의 자리는 군에서 제대하는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과 역시 또 다른 예비역 임찬규 등이 경쟁하며 제5선발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LG로서는 확실한 5인 로테이션에 올 시즌 팀의 장점으로 거듭난 불펜진의 조화로 마운드 높이는 한 층 더 높이게 됐다. 



물론, 반론도 있다. 차우찬이 좋은 투수인 건 분명하지만, 타고투저의 KBO리그 흐름을 고려해도 2년 연속 4점대 후반 방어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친 투자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삼성으로 떠난 우규민과 비교해도 차우찬이 크게 우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투자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내림세를 보였던 우규민보다 보다 젊은 좌완 강속구 투수인 차우찬을 선택했다. 넓은 잠실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면 차우찬이 장타 부담을 덜고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LG는 차우찬 영입을 통해 좌완 2명, 우완 2명에 사이드암 1명을 구성되는 이상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올 시즌 두산 우승을 이끈 판타스틱 4 선발진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구성이다. 오히려 5선발 투수는 더 강하다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선발 마운드 구축은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LG가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LG는 올 시즌 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신.구 조화와 경쟁 구도가 확실해졌다. 마운드 역시 불펜진의 안정화를 이루었다. 선발진만 잘 갖출 수 있다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LG였다. 수년간 외부 FA에 눈길을 돌리지 않았던 LG는 전력 강화를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LG는 내부 FA 우규민에 냉정한 잣대를 가치 평가를 했고 그의 타 팀 이적을 감수하면서까지 더 강한 선발 투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끝에 투수 빅3 중 한 명인 차우찬을 영입했다. 보상선수 유출의 문제는 있지만, 공교롭게도 우규민의 삼성과 FA 계약을 하면서 보상선수로 최재원이라는 전천후 야수 자원을 얻은 탓에 부담도 덜게 됐다. 



LG의 차우찬 영입에 대한 성공 여부는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역대로 FA 투수의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불안요소지만, 지금까지 차우찬이 보여준 모습이 유지만 된다면 LG전력이 크게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과연 차우찬과 LG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LG가 내년 시즌 스토브리그 승자로 기억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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