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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선택의 시간이 끝났다. 롯데가 2017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 3명을 확정했다. 롯데는 재계약이 불발된 에이스 린드블럼을 대신해 영입한 파커 마켈에 이어 심사숙고 끝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의 영입과 동시에 2년간 롯데와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레일리와 재계약을 함께 발표했다. 이렇게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황재균과의 FA 계약이라는 큰 과제 하나 만을 남겨두게 됐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구성은 그 확정이 늦어지면서 여러 가지 설이 돌았다.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 FA 황재균과의 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을 고려 거물급 선수 영입 가능성이 대두했다. 실제 이와 관련한 선수들의 이름이 팬커뮤니티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우선 린드블럼을 대신한 우완 선발투수 자원인 마켈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거의 없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땅볼 유도 능력이 좋은 투수라는 평가지만, 에이스급 투수라 하기에는 타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롯데는 에이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로 나머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레일리와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롯데로서는 모험보다는 검증된 투수인 레일리를 통해 안정을 택했다. 





(롯데에서 3번째 시즌 맞이하는 레일리)




레일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레일리는 롯데에서 2년간 좌완이라는 장점에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2015시즌 179.1이닝을 소화한 레일리는 2016시즌 184.2이닝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큰 호평을 받았던 2015시즌 11승 9패 방어율 3.91의 성적에 비해 2016시즌 성적이 떨어지면서 재계약에 먹구름이 끼었다. 2016시즌 레일리는 8승 10패 방어율 4.34를 기록했다. 타고투저의 현실을 고려하면 평가할 수 있는 결과였지만,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투수로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특히,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는 점은 큰 문제였다. 


토종 선발진에 허약한 롯데는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있는 에이스가 필요했다. 레일리와의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해외리그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원하는 투수들이 쉽게 롯데행을 선택하지 않았고 영입에 필요한 금액도 치솟았다. 롯데는 제1선발 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좌완 선발투수를 원했지만, 기다림의 시간만 길어졌다. 시즌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롯데는 레일리에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지난 시즌 그의 후반기 부진이 타선의 지원 부재와 불펜진의 난조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고려했다. 결국, 레일리는 롯데에서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문제는 그가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20대의 젊은 외국인 투구 파커 마켈과 레일리로 구성된 선발 원투펀치에 대한 평가는 일단 의문부호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역시 팬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애초 롯데는 약해진 장타력을 보강하기 위해 거포형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포지션은 공격력에 약점이 있는 1루수 또는 황재균의 전력 이탈에 대비해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 요원이 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롯데의 선택지는 점점 넓어졌고 영입 선수가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롯데가 선택한 외국인 타자는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형 내야수 앤디 번즈였다. 앤드 번즈는 20의 비교적 젊은 선수로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가 함께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지 않다. 안정된 수비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타격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롯데에 필요한 장타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성적이었다. 



롯데는 앤디 번즈의 포지션을 한정하지 않았다. 황재균이 팀을 떠난다면 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고 지난 시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정훈의 2루수 자리를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팀 공격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왠지 아쉬움이 남는 영입이다. 롯데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수급하지 어려운 현실에서 젊은 외국인 선수인 파커 마켈과 앤디 번즈를 통해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그들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한 레일리와 함께 외국인 선수 3명의 비교적 낮은 영입 비용을 고려하면 롯데는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공하면 호평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일종의 모험이라 할 수 있다. 그룹의 복잡한 사정이 겹치며 큰 폭의 투자를 할 수 없었던 이유에 따른 고육지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올 시즌 달라진 롯데의 경기력을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구단의 결정일수도 있다. 



물론, 이런 롯데의 선택을 두고 이대호 롯데 복귀설과 황재균 FA 계약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 앤드 번즈가 롯데에 필요로 한 거포형 코너 내야수가 아니라는 점은 이대호 복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예상일 뿐이다. 롯데 구단도 아직 이대호 복귀설에 대해 미온적이다. 황재균 계약도 진척된 내용이 없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선택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아직 확인 불가다. 분명한 건 롯데가 대형 외국인 선수 영입이 본편화된 우리 프롱구 현실과 다른 외국인 선수 영입을 했다는 점이다. 롯데의 선택이 전력 강화로 이어질지 그저 돈만 아낀 선택이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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