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한화, 삐걱 거리는 김성근 호 순항할까?

최근 2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팀은 한화였다. 지나치다는 평가에도 FA 선수 영입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야인 김성근 감독의 영입은 한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영입은 팬들의 강력한 요구를 구단이 수용한 일이었다. 

김성근 감독에 대한 평가에 있어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에서 KBO 구단들은 그의 영입을 주저하는 분위였다. 한화는 과감히 이를 깨고 그에게 전권을 맡겼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 구단을 변모시켰고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강훈련은 연일 뉴스에 오를 정도였다. 

통 큰 투자와 능력 있는 감독의 영입,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까지 한화는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듯 보였다. 지난 시즌에서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시즌 초반부터 에이스 투수 로저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며 전력 구상이 흐트러진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밀렸고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채 정규리그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김성근 감독체제 출범 이후 큰 기대를 모았던 한화는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5시즌에는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했지만, 2016시즌은 그마저도 하지 못하고 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선수단 운영의 문제점과 혹사논란 등 좋지 않은 일들이 터져 나오며 구단 이미지에서도 악영향을 주었다. 이는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에도 큰 흠집을 냈다. 구단 운영에 있어 전권을 쥐고 있었던 김성근 감독은 큰 비난 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이는 김성근 감독의 권한 약화로 이어졌다. 2017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 한화는 실권을 가진 단장을 선임했고 김성근 감독의 역할을 축소했다. 단장은 구단 운영과 2군 관리를 전담하고 김성근 감독은 1군 경기에만 집중토록 했다. 수년간 소홀히 했던 선수 육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김성근 감독에 대한 구단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방증이었다. 이와 함께 코치진 선임과 외국인 선수 및 FA 선수 영입 등에 있어서도 김성근 감독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당연히 김성근 감독과 프런트와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한화와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성과를 내야 하는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이런 변화가 달가울 리 없었다. 그동안 김성근 감독은 구단과의 갈등으로 전 소속팀과 결별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 이번에도 상황은 그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이를 수용하는 모습이었고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구단은 수준급 외국인 투수 2명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하며 김성근 감독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프런트와 김성근 감독간 소통부재의 모습은 여전해 보인다. 

김성근 감독과 구단 프런트와의 갈등 외에도 한화는 전력전인 면에서도 불안요소가 가득하다. 오간도, 비야누에바 두 메이저리거 투수를 영입한 선발 마운드는 영건 이태양과 부상에서 돌아온 배영수, 안영명에 심기일전을 노리고 있는 FA 영입투수 송은범 등으로 비교적 잘 짜여졌지만, 불펜진은 핵심 선수라 할 수 있는 권혁, 송창식의 부상 회복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마무리 정우람은 든든하지만, 그 앞을 책임질 불펜진이 부실하다면 선발진 강화 효과는 반감된다. 

타선 역시 주전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시범경기 정상 라인업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이용규, 정근우가 아직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고 내야의 송광민과 하주석, 외야의 김경언 등이 부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장타력이 있는 외야수 최진행도 아직 2군에 머물러 있다. 아직 시범경기 기간이고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화로서는 하루빨리 정상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다면 시범경기 기간 주전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큰 한화로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과 프런트의 불편한 관계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17시즌 한화는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영입도 이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일이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만남은 아직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한화와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결과가 좋지 않다면 한화가 그의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마지막 커리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욕이 강한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절대 원치 않을 결말이다. 

하지만 현재 한화의 상황은 뭔가 구단 운영이 원할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프런트 역할 확대를 시도하는 구단과 김성근 감독간 역할 분담에 대한 합의와 신뢰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시즌 내내 한화는 불안한 항해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한화로서는 마치 시한 폭탄을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한화가 원하는 상위권 도약에도 도움이 안 된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3번째 시즌이 둘 다 원하는 결말을 맞이할지 파행으로 결말날지 아직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한화다.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