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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2위 대한민국은 승점 1점 차로 3위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꼭 승리가 필요했다. 상대는 비교적 약한 상대였고 홈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90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접전이었다. 결과는 승리였다. 하지만 결과로 위안받기에는 경기 내용은 지난 중국전에 이어 또다시 실망스러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 A조 시리아전에서 대표팀은 전반 4분 터진 수비수 홍정호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며 1 : 0 으로 승리했다. 승점 13점이 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승점 12점의 우즈베크에 앞서 월드컵 본선 직행이 가능한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승리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시리아에 밀리는 경기였다. 결정적인 골 찬스는 시리아가 더 많았다. 골대 불운과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결과를 달라질 수 있었다. 밀집수비로 나설 것으로 여겨졌던 시리아는 승점 3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고 강력하게 대표팀을 압박했다. 선제 실점 이후에는 시종일관 수비라인을 중앙선 부근까지 끌어올렸고 교체 카드를 모두 공격수로 활용하면서 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대표팀은 전반 4분 선취 골을 넣은 후 경기 흐름을 잡는 듯 보였지만,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점점 밀리는 모습이었다. 후반에는 시종일관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했다. 공격은 경고 누적 징계 후 돌아온 손흥민이 대표팀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고 기성용이 중원에서 분전했지만, 그 외 선수들의 움직임은 돋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대표팀 선취 득점의 시발점이 된 코너킥 키커로서 큰 역할을 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을 전담했다. 공격시에는 개인돌파와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 집중 견제에 막히기 시작했고 대표팀 공격은 주춤했다. 대표팀은 이전처럼 공 점유율을 최대한 많이 가져가는 전술로 나섰지만, 상대의 압박에 의미없는 횡패스와 백패스가 많아졌고 전진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전술이 필요했지만, 경기 내내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후반전에서는 수비라인을 내리며 지키는데 주력해야 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시리아를 상대로 수세적인 경기를 한 대표팀의 후반이었다. 



오랜 내전으로 힘든 여건 속에 월드컵 예선에 나선 시리아는 홈 구장마저 제3국을 사용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경기 내내 강한 투지를 보였다. 대표팀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한 시리아는 원정 경기임에도 승리를 노리며 적극공세로 나섰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시리아는 날카로운 패스와 끊임없는 전진으로 대표팀을 물러서게 했다. 시리아의 거센 공격에 대표팀은 쉽게 공격네 나서지 못했다. 그들의 공세를 약화시킬 역습의 창도 무디기만 했다. 경기 주도권을 잡은 시리아는 후반전 더 거세에 대표팀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표팀은 수차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홈 관중들은 후반전 내내 긴장해야 했다. 



후반전 추가 4분까지 소비한 경기는 더는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시리아 선수들은 아쉬움을 안고 경기장을 나서야 했다. 대표팀 선수들 역시 승리의 기쁨보다 부실한 경기내용 탓인지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다. 지난주 중국전 참패이후 다득점 경기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던 대표팀이었지만,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한 내용에 오히려 고개를 숙여야 했다.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았다는 평이 많았다. 우리에게 천적과 같은 이란이 껄끄러웠지만, 이란을 제외한 같은 조 상대인 우즈베크, 시리아, 중국, 카타르와의 대결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이었다. 하지만 조 최약체로 평가됐던 시리아전 무승부 이후 이란 원정 패배로 흔들린 대표팀은 지난 주 중국 원정경기 패배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대표팀은 조 1위 추격 대신 조2위 유지가 지상과제가 되고 말았다. 



그사이 월드컵 예선 초기부터 제기되던 대표팀의 미흡한 경기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과 전술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의 무색무취와 예상하기 쉬운 단순한 전술을 간파한 상대 팀이 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우리의 약점을 공략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여기에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마저 떨어지면서 경기를 더 어렵게 했다. 대표팀 스스로가 흔들리는 사이 한수 아래로 여겨졌던 상대는 예상보다 강한 경기를 보였다. 대표팀은 홈에서도 매 번 힘든 경기를 하며 어렵게 어렵게 승점을 쌓아갔다. 이번 시리아전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우리 자신에 있었다. 대표팀은 아시아의 맹주, 앞서있는 FIFA 랭킹에 안주해 상대에 대한 분석과 대비에 소홀했다. 그 사이 상대 팀들의 수준은 높아져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과거 영광과 전적은 월드컵 예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 대비하지 않고 스스로를 발전시키지 않은 것에 대가를 대표팀은 톡톡히 치르고 있다. 



힘겹게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시아예선 남은 3경기는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단 1승로 거두지 못한 원정이 2경기 남아있고 그나마 남은 홈경기는 같은 조 최강 이란전이다. 조 2위 우즈베크는 승점 1점 차로 대표팀을 압박하고 있다. 대표팀은 벼랑에서 떨어지지 않았지만, 바로 밑에 벼랑을 두고 남은 여정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의 팀 컨디션과 경기력으로는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강한 위기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팀으로서는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대책이 강구해야 한다. 과연 대표팀의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고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을지 분명한 건 야구팬인 필자가 보기에도 이전 월드컵 예선보다 지금이 그 결과를 예측하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사진 : http://www.fifa.com/, 글 : 지후니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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