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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에 프로야구 최하위 삼성의 최근 기세가 만만치 않다. 5월 마지막 주 6월 첫 주로 이어지는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가져온 삼성은 정규리그 1위 KIA와의 주말 3연전 2경기에 승리하며 또 한 번의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상승세를 유지한 삼성은 9위 한화와의 격차를 4경기 차로 줄이며 순위 상승의 가능성을 찾았다. 4월 내내 투.타에 걸쳐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삼성으로서는 큰 변화다. 시즌 개막 후 삼성은 전력의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FA 영입 선수들의 떠나간 선수들의 공백을 더 느끼게 할 정도로 기대 이하였고 나름 공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도 전력에 큰 보탬이 안됐다. 부족한 선수층은 분위기 전환을 위한 변화의 폭을 크게 줄였다. 총체적 난국에 초보 감독이었던 김한수 감독은 특별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이대로 동네북으로 전락하는 듯했던 삼성은 5월 들어 타선이 힘을 내고 속절없이 무너지던 마운드가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 기존 주력 타자들이 제 컨기션을 되찾음과 동시에 2군에 다녀온 이후 타격감을 되찾은 외국인 타자 러프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에 가세하면서 삼성은 약체 이미지를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5월 한화전에서 발생했던 대형 벤치 클리어링은 아름다운 장면은 아니었지만, 팀워크는 더 단단히 하는 사건이었다. 삼성은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 분위기도 한층 좋아졌다.




삼성의 분위기 반전과 함께 주목한 선수 중 한 명은 불펜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삼이다. 장원삼은 아직 불펜보다 선발 투수가 더 익숙한 삼성을 대표하는 투수다. 장원삼은 불과 얼마 전까지 삼성의 정규리그 5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좌완 에이스였다. 장원삼은 이미 통산 100승을 돌파했고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하는 KBO리그 현실에서 토종 선발 투수로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15시즌 부터 장원삼은 급격히 내림세를 보였다. 2015시즌 두 자리 수 승수는 기록했지만, 무려 29개의 피홈런에 5점대를 넘어서는 방어율을 보였던 장원삼은 2016시즌 5승 8패 7.01의 방어율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짝수해에 더 강점을 보였던 장원삼의 징크스로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장원삼은 선발투수에서 밀려 시즌 후반기 불펜투수로 나서야 했다. 

삼성과 장원삼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보다 2살 더 많은 윤성환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나이에 따른 노쇠화라 하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장원삼이 강력한 구위로 타자와 상대하는 투수가 아닌 제구와 경기 운영으로 투수를 이끌어가는 투수라는 점에서도 그의 내림세는 너무 가파른 면이 있었다. 

장원삼의 부진과 함께 삼성은 2016시즌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팀 개편을 한 올 시즌에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장원삼은 올 시즌 부활을 다짐했지만, 부진을 거듭하며 1, 2군을 오가는 처지가 됐다. 그가 두번째 2군행을 통보받았을 때에는 1군 복귀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장원삼은 1달여 시간 동안 2군에 머물렀다. 퓨처스 리그에서 장원삼을 실전 경기 등판보다는 휴식과 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그 기간 장원삼은 불펜 투수로서 준비했다. 긴 호흡으로 투구해야 선발 투수보다는 힘을 모아 투구할 수 있고 불펜투수로 현재의 장원삼에 더 적합다는 티의 판단이었다. 장원삼도 변화한 상황을 인정했다. 

이런 장원삼에게 다시 1군 복귀의 기회가 찾아왔다. 마운드 개편 과정에서 삼성은 좌완 불펜 투수가 필요했고 장원삼을 콜업했다. 장원삼은 1군에 다시 등록한 5월 28일 경기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장원삼은 4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5월 31일 롯데전에서 2실점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장원삼은 무실점 투구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해 해냈다. 

장원삼은  6월 3일 KIA전에서는 뒤지던 경기 후반 마운드에 올라 3.2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그 경기에서 장원삼은 팀의 연장전 끝내기 승리와 함께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의 시즌 2번째 승리였고 통산 116번째 승리였다. 그 승리로 삼성은 4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장원삼 역시 KIA의 강타선을 상대로 호투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최근 호투로 삼성 불펜에서 장원삼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변함없는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 삼성 불펜진에서 부족한 좌완 투수라는 점은 그의 가치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장원삼은 2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롱맨으로서도 역할이 기대된다. 장원삼이 필승 불펜투수로 자리하면서 장필준, 심창민에 의존하던 삼성의 불펜진은 그 운영에 분명 여유가 생겼다.  

장원삼은 2006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쉼 없이 투구했다. 그 중간에 프로에 데뷔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재정난과 몰락, 뒤 이은 우리 히어로즈의 재정난에 따른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팀을 옮기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장원삼이 이런 변화에도 꾸준함을 유지했고 삼성의 전성기를 이끈 투수였다. 최근 부진은 장원삼에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불펜 투수로의 변신은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의 반전과 함께 하고 있는 불펜 투수 장원삼의 앞으로 등판이 더 기대된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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