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4경기 피안타 1, 든든한 마무리로 돌아온 롯데 손승락

1, 2, 3위 팀과의 9연전을 시작한 롯데가 그 첫 경기를 승리로 첫 고비를 넘었다. 롯데는 6월 6일 현충일 NC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6회 초 최준석의 3점 홈런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유지하며 5 : 4로 승리했다. 5이닝 2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아낸 에이스 박세웅은 시즌 7승을 기록했고 마무리 손승락은 8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1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시즌 10세이브에 성공했다.

NC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이형범이라는 의외의 선발 카드를 꺼내 들며 그의 패기를 기대했지만, 이형범은 까다로운 구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첫 선발 등판의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형범은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NC는 초반 투구 수가 많았던 이형범을 대신해 4회 부터 주력 불펜 투수인 이민호,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려 그들의 강점인 불펜진의 힘으로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김진성이 최준석에 결정적 한 방을 허용하며 이것이 패배와 연결됐다. 결국, 김진성은 패전을 떠안았다.

NC는 2 : 5로 뒤지던 경기 후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이 3.1이닝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고 4번 타자 스크럭스의 솔로 홈런과 5번 타자 박석민의 적시 2루타로 한 점 차까지 격차를 좁혔지만, 더는 경기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NC는 비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선두 KIA와 2.5경기 차로 그 차이가 조금 더 멀어졌다.

선발 투수들이 불안한 롯데로서는 에이스 박세웅이 등판한 경기는 꼭 승리해야 했고 승리를 가져왔지만, 그 과정은 힘겨웠다. 선발 투수 박세웅은 비로 경기 시작이 늦어진 탓인지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1주일 휴식후 등판인 탓에 구위는 이전 등판보다 위력적이었지만, 제구가 조금씩 빗나갔다. 그 때문에 박세웅은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졌고 투구 수도 많아졌다. NC 타자들의 끈질긴 선구도 박세웅을 괴롭혔다. 

박세웅은 시즌 첫 피홈런을 NC 박석민에 허용했고 수차례 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박세웅은 그때마다 탈삼진으로 이를 벗어났지만, 2 : 1로 앞서던 5회 말 NC 김태군에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2 : 2 동점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박세웅은 5이닝 111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2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한계 투구수를 넘긴 박세웅은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그는 승리투수 요건도 사라진 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런 에이스의 아쉬움을 덜어준 건 최준석의 한 방이었다. 최준석은 6회 초 NC 세 번째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5 : 2 리드를 이끌었다. 이 리드는 선발 투수 박세웅의 승리 투수 요건을 되살리는 일이었다. 롯데는 이전 이닝까지 2득점했지만, 5회 초 무사 만루 위기를 무득점으로 흘려보내는 등 집중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팀 타선의 부진은 선발 투수 박세웅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준석의 이런 타선의 분위기를 한 번에 해결해 주었다. 

이렇게 승기를 잡은 롯데였지만, 남은 이닝 리드를 지키는 것이 문제였다. 롯데는 6회 부터 박시영, 윤길현, 장시환까지 필승 불펜진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리는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NC는 이런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추격전을 전개하며 롯데를 긴장하게 했다. 

급기야 8회 말 NC는 1사 후 4번 타자 스크럭스의 안타와 이어진 박석민의 2루타로 1점 차로 5 : 4로 턱밑까지 롯데를 추격했다. 롯데는 8회 말을 장시환이 막아내고 마무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불펜 운영을 그리고 있었지만, 장시환은 NC 중심 타선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롯데는 8회 말 2사 2루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조금 일찍 호출해야 했다. 손승락은 그 상황을 정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손승락은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안타 한 개를 허용했지만, 1사 1루에서 NC 이종욱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세웅은 승리 투수가 됐고 롯데는 부담스러운 상대인 NC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승리하며 5할 승률에 다시 한 경기차로 다가섰다. 

마무리 손승락은 개인적으로 8년 연속 두 자리수 세이브에 성공하는 의미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손승락은 최근 4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로 함께 3세이브를 더 추가하며 시즌 초반의 불안감을 털어냈다. 무엇보다 높은 피안타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손승락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4경기에서 단 한 개의 피안타만을 기록했다. 여전히 0.357의 높은 피안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손승락임을 고려하며 달라진 모습이다. 올 시즌 손승락은 높은 피안타율로 세이브를 쌓아가면서도 많은 주자를 출루시키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승부처에서도 승계 주자 득점을 거듭 허용하며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를 두고 노쇠화, 컷 패스트볼에 의존하는 단순한 투구 패턴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손승락의 이런 투구는 가뜩이나 허약한 롯데 불펜진에 대한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다. 

하지만 손승락은 5월이 끝나가는 시점부터 달라졌다. 주 무기 컷패스트볼이 위력이 되살아났고 포심의 비율을 높였다.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보다 신중하고 코너워크에 신경썼다. 그 결과는 좋았다. 최근 경기만 본다면 손승락은 시즌 초반과 많이 달라졌다. 이는 롯데가 거액의 FA 계약을 하고 그를 영입했을 때 기대했던 강력한 마무리 투수의 모습이다. 

물론, 최근의 호투가 손승락의 완전히 회복했음을 확신할 수는 없다. 최근 경기에서 손승락은 팀이 대패와 대승을 오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등판 간격이 길었다. 힘을 충분히 비축할 시간이 있었다. 여전히 손승락의 투구 패턴은 단순하고 바깥쪽 위주로 공이 형성되고 있다. 구위가 조금만 떨어진다면 다시 공략당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투 등 등판 일정이 빡빡해졌을 때도 위력을 보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또한, 허약한 롯데 불펜진이 사정은 손승락의 8회 등판 경기수를 늘릴 수 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손승락으로서는 체력적인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더 밀리면 안되는 롯데로서는 마무리 손승락에 대한 의존도가 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손승락의 최근 투구 내용은 롯데에 희망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