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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에이스 밴헤켄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벤헤켄은 6월 17일 롯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1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투구 수는 90개에 불과했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올 시즌 급격한 노쇠화 현상을 보이며 우려감을 높였던 밴헤켄은 이 투구로 2달여 만에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2승과 함께 부활의 가능성을 되찾았다. 

넥센은 밴헤켄은 호투와 3회 말 7득점 한 타선의 집중력까지 더해지며 롯데에 8 : 2로 완승했다. 전날 2 : 1 신승에 이어 넥센은 주말 위닝 시리즈를 확정하며 5할 승률에 승패 마진 +1의 여유를 가지게 됐다. 전날 선발 투수 노경은의 호투에서 어이없는 엔트리 제출 실수를 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롯데는 타선이 넥센 선발 밴헤켄 공략에 실패하고 선발 투수 박시영이 경기 초반 허무하게 무너지며 5연패 늪에 빠졌다. 

롯데는 6위 넥센과의 격차가 4경기 차로 늘어나며 중위권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 선발 투수 박시영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두 번째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렸고 위기에서 순간 무너지며 패전을 떠안았다. 박시영은 5이닝 동안 6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지만, 7피안타 3개의 사사구를 더하며 8실점 했다. 박시영으로서는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에는 부족함을 드러낸 등판이었다. 



(넥센 외국인 투수 브리검)



넥센으로서는 밴헤켄의 호투가 큰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넥센은 한때 6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해도 될 정도로 풍부한 선발 투수진을 보유했지만, 최근 그 기조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호평을 받았던 젊은 투수들이 하나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거나 이상 징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선 긴 부상 재활을 이겨내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던 조상우와 한현희가 이상 징후를 보였다. 조상우는 초반 몇 경기 호투했지만,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며 2군으로 내려갔다.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한현희는 최근 팔꿈치 이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부상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조상우, 한현희는 모두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고 지난 시즌 재활에 몰두했었다. 올 시즌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최근 그것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이들과 함께 젊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최원태는 새로운 이닝이터로 큰 역할을 했지만, 최근 기복이 큰 투구내용을 보이고 있다. 첫 풀 타임 시즌인 만큼 체력적인 문제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난 시즌 신인왕이었던 선발 투수 신재영 역시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6월 15일 NC전에서는 경기 중 부상으로 마운드를 일찍 내려오기도 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악재가 겹치는 신재영이었다. 

이렇게 넥센의 선발 마운드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문제를 일으키며 시즌 초반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의 위용을 잃고 말았다. 불펜진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마무리 투수 자리가 계속 바뀌면서 중심축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세이브왕 김세현이 계속된 부진과 부상으로 1, 2군을 오가고 있다. 그를 대신했던 두 번째 마무리 투수 이보근 역시 호평을 받았지만, 부상으로 현재 엔트리에 이름이 없다. 세 번째로 마무리 투수를 맡은 김상수는 그 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그 역시 마무리 투수로는 올 시즌이 첫 경험이다. 

마무리 투수 자리는 메웠지만, 돌려막기 식 대응은 불펜진을 양적으로 질적으로 무게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넥센은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선발 투수 자원인 조상우의 불펜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넥센의 올 시즌 팀 운영 방침은 물론, 앞으로 조상우의 활용계획 전체를 흔드는 일이라 심사숙고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면서 넥센은 순위 경쟁을 유지할 중요한 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팀 타선이 그 힘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공격 야구만으로 시즌 내내 순위경쟁을 할 수는 없는 넥센이었다. 이런 넥센에 브리검, 밴헤켄이 이어지는 새로운 외국인 원투 펀치 구성의 가능성은 큰 호재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던 외국인 투수 오설리반의 부진과 퇴출에 이어 대체 외국인 투수로 넥센에 합류한 브리검은 빠른 리그 적응력과 함께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브리검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3승을 챙겼다. 애초 빈약한 경력 등을 이유로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그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묵직한 직구와 안정된 제구, 침착한 경기 운영은 25만 달러의 연봉을 고려하면 가성비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그를 변모시켰다. 

6월 17일 롯데전에서도 브리검은 8이닝 1실점 투구로 불펜진 운영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브리검은 1회 초 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 했지만, 이후 투구는 완벽했다. 브리검에 이어 6월 18일 경기 선발 등판한 밴헤켄 역시 호투 분위기를 이어갔다. 밴헤켄은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1, 2군을 오가는 처지였다. 만약 그의 부진이 지속한다면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6월 18일 경기 등판은 밴헤켄과 팀 모두 중요했다. 

밴헤켄은 호투로 자신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지워냈다. 밴헤켄은 직구의 스피드가 이전 보다 올라오면서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이 되살아났고 이를 바탕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과거 에이스로 투수였을 때 모습 그대로였다. 타선 지원까지 등에 업은 밴헤켄는 더 여유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었다. 

넥센으로서는 롯데전 호투로 밴헤켄에 대해 다시 한번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이 그에 대한 교체를 더 고민했던 건 밴헤켄의 상징성을 남다른 이유도 있었다. 밴헤켄은 2012시즌 넥센에 입단한 이후 2015시즌까지 모두 10 이상을 기록하며 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2014시즌에는 시즌 20승을 기록하며 KBO리그에서 최고의 커리어를 만들기도 했다. 밴헤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빼어난 투구로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자리했다. 외국인 투수라기 보다는 프랜차이즈 스타와 같은 존재였다.

밴헤켄이 2015시즌을 끝으로 일본 리그에 진출하자 넥센 팬들의 아쉬움은 상당했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그의 성공을 기원했다. 하지만 밴헤켄은 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일본 리그에서 고전했다. 마침 2016시즌 외국인 투수 문제에 고심하던 넥센은 그의 KBO 리그 컴백을 추진했고 밴헤켄은 시즌 중 팀에 돌아와 7승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렇게 넥센과의 인연을 다시 이어간 밴헤켄이었지만, 올 시즌 밴헤켄은 30대 후반에 이르는 나이에 따른 세월의 무게를 절감해야 했다. 비즈니스 적 관점이라면 밴헤켄은 중도 퇴출의 비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컸다. 

넥센은 그에게 충분한 시간을 그의 부활을 기다렸다.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한 장밖에 안 남았고 존재감이 희미해진 외국인 타자 대니돈의 부진이 겹친 탓도 있었지만, 밴헤켄은 넥센에 너무나 각별한 외국인 선수였다. 밴헤켄은 팀의 기대에 부응했고 넥센은 브리검, 밴헤켄의 외국인 원투 펀치를 재구성했다. 물론, 밴헤켄의 반등이 지속 가능할지 아직 확신할 수 없고 브리검이 철저히 분석된 이후에도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지만, 브리검, 밴헤켄은 당장 넥센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 마운드가 정상화될 때까지 브리검, 배헤켄이 원투 펀치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넥센의 올 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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