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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리그가 그 끝을 향하고 있지만,  최종 순위는 아직 미정이다. KIA와 두산의 1위 경쟁, 롯데와 NC의 3위 경쟁이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위 경쟁은 KIA의 승리와 두산의 패배가 교차하면서 KIA가 1경기 차로 두산을 앞섰다. KIA는 두산보다 2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 매직넘버는 KIA의 것이다. 9월 26일 LG전 완승으로 연패를 끊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두산은 9월 27일 kt전 패배가 아프게 다가온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내세웠고 kt는 신예 류희운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누가 봐도 두산의 우위가 예상됐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류희운과 이어진 불펜진 공략에 실패했고 2득점에 그쳤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제 역할을 했지만, 타선 지원 부재와 함께 패전을 기록했다. 두산은 연승 분위기가 끊어졌고 한때 공동 선두였던 KIA와의 간격이 벌어졌다. 하지만 두산은 여전히 기회가 남아있다. 

3위 경쟁도 뜨겁다. 롯데가 9월 26일 경기에서 한화와의 접전을 승리하며 NC와의 격차를 벌이는 듯 보였지만, NC는 9월 27일 삼성전 완승으로 연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NC는 롯데는 반경차로 추격하며 3위 복귀의 여지를 남겼다.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탓에 롯데보다 1승을 더 추가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저력이 되살아나고 있는 NC의 최근 모습이다. 롯데가 절대 3위를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와 NC는 3위 경쟁과 함께 혹시 모를 와일드카드전에 대한 대비를 함께 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3위 경쟁이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진다면 양 팀 코치진의 계산은 더 복잡해줄 수밖에 없다. 





롯데가 이런 순위 경쟁의 중심에 선다는 건 8월 초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당시 롯데는 투. 타의 불균형으로 좀처럼 상승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중위권 경쟁을 할만하면 순위가 밀렸다. 롯데는 7위에서 좀처럼 순위를 상승시키지 못했다. 올 시즌도 롯데는  힘들다는 주변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당연히 팬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선수단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졌다. 

하지만 8월 중순을 기점으로 롯데는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롯데는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7위였던 순위는 어느새 5위권 경쟁 대열로 그들을 이끌었고 4위로 다시 3위로 그 순위가 상승했다. 시즌이 더 길었다면 1위로 가능했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롯데의 상승세에 중위권 경쟁은 5위 경쟁으로 면모했다. 여유 있는 3위였던 NC 역시 롯데 돌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롯데 팬들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난 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며 힘을 더하고 있다. 불과 2달여 만의 상황 변화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 활약이 후반기 크게 빛나면서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에 큰 힘이 됐다. 시즌 초반 롯데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고로 외국인 교체 카드 하나를 소모하고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롯데는 급히 외국인 투수를 보강했다. 롯데는 레일리와 애디튼 두 좌완 외국인 투수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좌완이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두 투수 모두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하는 영입이었다.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예상대로 두 외국인 투수의 시즌 초반 활약을 미미했다. 

롯데는 신예 박세웅이 에이스로 올라서며 이들의 부족함을 메웠지만 한계가 있었다. 레일리는 KBO 리그 3년 차의 장점을 앞세웠지만, 철저히 분석당한 그의 투구는 잘 통하지 않았다. 애디튼은 생소함은 초반 반짝 효과는 있었지만, 느린 구속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급기야 두 외국인 투수는 나란히 2군행을 통보받아야 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타자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롯데는 20대의 비교적 젊은 내야 자원인 번즈를 영입했다. 내야 수비 강화에 중점을 둔 선택이었다. 하지만 영입 당시부터 메이저리그 경험이 거의 없는 등 타 팀 외국인 타자보다 떨어지는 이력이 우려를 낳았다. 우려대로 번즈는 공격에서 아쉬움이 컸다. 반짝 활약도 있었지만, KBO 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했다. 지나친 공격 성향은 타격 부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번즈는 상당기간 1군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3인이 동반 부진은 롯데의 고민거리였다. 롯데로서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2장 중  이미 1장의 외국인 교체 카드를 소진한 상황에서 선택의 폭이 크지 않았다. 3명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다. 고심을 거듭하던 롯데는 외국인 투수 애디튼의 교체를 결정했다. 애디튼은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했고 반전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자신의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를 대신한 카드는 지난 시즌까지 2년간 롯데 에이스 역할을 했던 린드블럼이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롯데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롯데는 린드블럼, 레일리 외국인 원투 펀치를 재 가동했다. 린드블럼 합류 이후 롯데 선발진은 달라졌다. 여름 들어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던 레일리는 무패의 선발투수로 변모했다. 직구와 투심, 커브에 체인지업에 장착되면서 강력한 선발 투수가 됐다. 린드블럼 역시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젊은 에이스 박세웅이 체력 부담으로 내림세를 보였지만, 베테랑 송승준과 또 다른 신예 김원중이 그의 짊을 덜어주었다. 롯데는 이상적인 4인 로테이션을 구축하며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번즈의 반전도 놀라웠다. 부상 복귀 후 번즈는 그의 강점이 수비력을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나친 공격 성향을 버리고 공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노림수가 늘었고 변화구에도 대처하기 시작했다. 번즈는 하위 타선에서 또 다른 뇌관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졌던 롯데 하위 타선의 활약을 이끌었다. 여기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의 넓고 안정적인 2루 수비는 홈런과 안타 이상의 가치로 재 평가됐다. 롯데가 리그 최하위 실책과 함께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는 건 번즈의 역할이 컸다. 번즈는 최근 타율 3할을 기록하는 타격에서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롯데의 고심거리였던 번즈가 이제는 복덩이로 자리했다.

이렇게 롯데의 외국인 선수는 초반과 후반의 활약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반기 후반기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전반기의 부진을 잊게 할 정도로 큰 의미가 있었다. 정규리그 남은 경기와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들의 역할 비중은 절대적이다. 린드블럼, 레일리는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 하고 번즈는 내야의 핵심 선수다. 이들이 활약에 따라 롯데의 포스트시즌 성적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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