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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치러진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는 NC의 9 : 0 완승이었다. NC는 준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에이스 해커의 호투를 발판으로 5회 초 7득점하는 타선이 집중력으로 승부를 결정지었고 단 한 점도 롯데에 내주지 않았다. 롯데는 최동원, 염종석에 이어 롯데 안경 에이스의 계보를 잇고 있는 박세웅을 선발 투수로 내세워 준 플레이오프에서 누구도 하지 못한 1승 2패로 2연승을 기대했지만, 0% 확률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는 NC와의 정규리그 막바지 치열한 순위 경쟁 끝에 3위 자리를 쟁취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NC의 벽을 넘지 못했다.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NC는 큰 경기에서 강했고 관록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롯데는 린드블럼, 레일리 두 외국인 투수의 호투를 바탕으로 최종 5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갔지만, 토종 선발 투수의 뒷받침이 아쉬웠다. 여기에 팀 타선이 NC 에이스 해커 공략에 실패하며 2경기를 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5차전에서도 롯데는 해커에 고전했다. 해커의 독특한 투구 폼에서 나오는 투심과 컷패스트 볼, 슬라이더에 대응하지 못했다. NC의 창단 멤버로 오랜 기간 KBO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장. 단점을 모두 드러났지만, 롯데 타자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그의 변화 심한 구질에 고전했다. 롯데는 경기 초반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그 기회를 놓쳤고 해커는 이후 더 나아진 투구 내용으로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롯데로서는 마운드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것이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경기 초반 선발 투수 박세웅은 위기를 연거푸 넘기며 어린 선수 답지 않은 담대함을 보였다. 3회 초 수비 실책이 겹치며 1사 2, 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무실점으로 이를 극복하며 팀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충분한 휴식 후 등판한 박세웅은 공은 힘이 있었고 공끝의 움직임도 좋았다. 하지만 전력투구를 이어간 박세웅은 힘은 4회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세웅은 정규리그와 같은 체력 안배를 할 여력이 없었다. 

롯데로서는 빠른 불펜 가동이 필요했다. 4회부터 그 필요성이 커 보였지만, 롯데 불펜은 움직임이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5회 초 박세웅은 급격히 흔들렸다. 첫 타자 박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박세웅은 나성범에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나성범은 이전 타석에서 박세웅의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박세웅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타자였다. 박세웅은 직구 승부를 했지만, 나성범은 가볍게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상 신호가 확실했지만, 롯데 벤치는 움직임이 없었다. 최소한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흐름을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그대로 NC 4번 타자 스크럭스를 상대했다. 박세웅은 땅볼 유도는 성공했지만, 그 타구는 야속하게 유격수를 스쳐 지나갔다. 수비 시프트가 실패한 결과였다. 롯데는 그제야 불펜을 움직였다. 롯데의 선택은 조정훈이었다. 이외의 선택이었다. 패하면 시리즈에서 패하는 경기에서 롯데는 가장 강한 불펜 카드 박진형을 내놓지 않았다. 조정훈도 준플레이오프에서 호투하긴 했지만, 비속의 경기에서 부상 복귀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조정훈의 투구는 부담이 있었다. 워밍업 시간도 부족했다. 

조정훈으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고 위기를 넘지 못했다. 롯데는 조정훈에 이어 좌완 이명우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이명우마저 무너지면서 NC의 5회 초 득점은 7득점으로 늘었다. 사실상 승부가 NC로 크게 기우는 순간이었다. 1, 2점 실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7점은 롯데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꺾어놓는 일이었다. 

롯데는 이후 박진형을 마운드에 올렸고 박진형은 기대대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뒤늦은 호투였다. 결과론에서 입각한 평가지만, 5회 초 승부처에서 롯데의 마운드 운영은 정규 시즌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너무 여유로웠다. 이후 승부는 NC의 승리를 위한 과정에 불과했다. 롯데 타자들은 NC 선발 해커를 여전히 공략하지 못했고 그의 뒤를 이은 불펜진 공략에도 실패했다. NC는 4차전 등판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불펜 투수 원종현을 마운드에 올려 그의 자신감을 회복토록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당장의 경기는 물론이고 플레이오프까지 대비하는 마운드 운영이었다. NC는 이후 추가 2득점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롯데는 홈구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을 위해 추격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지만, 득점 기회에서 무기력하게 물러서며 최종 5차전 팀 완봉패를 피하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폭발했던 손아섭의 방망이도 침묵했고 이대호를 비롯한 중심 타선의 방망이도 무디기만 했다. 롯데는 4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5차전이라는 중압감에 억눌리고 말았다. 

NC는 평상심을 유지했고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살려내는 집중력으로 끝내 승리를 가져왔다. NC는 에이스 해커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활용하고자 하는 큰 계획은 실패했지만, 시리즈를 끝내 승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 시즌 후 은퇴하는 불혹의 베테랑 이호준의 2017 시즌 역시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호준은 5차전 선발 지명타자로 나서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베테랑의 힘을 보이기도 했다. NC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적재적소에 선수들 기용하는 전략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이것이 적중하며 앞선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선수 기용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롯데와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상대적으로 변화를 주저했고 이것이 결국 패인이 됐다. 

롯데는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지만, 큰 경기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전 패배, 5차전 완패는 롯데가 스스로 무너진 측면도 강했다. 포스트시즌 NC는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승부를 가져오는 승부사의 모습을 보였다. 5차전만 놓고 본다면 롯데에는 다소 허무한 결과였다. 하지만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는 준플레이오프이기도 했다. 이렇게 롯데의 2017 시즌 가을야구는 아쉬움을 남기도 마무리됐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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