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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 프로야구는 마무리 훈련 일정을 끝내고 비활동기간으로 접어들었다. 휴식기를 정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논란은 있지만, 선수들은 2달여 기간 스스로 몸을 만들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구단은 이 기간에도 여유가 없다.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해야 하고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구단은 이를 해결해야 한다. FA 시장도 아직 완전히 문을 닫지 않았다. 외부 영입을 끝낸 구단들은 내부 FA 선수들과 계약을 정리해야 한다. 

이런 과정과 함께 구단들은 내년 시즌을 위한 구상도 함께 해야 한다. 스피링 캠프에서 여러 조합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현재 팀 전력에서 최상의 선발 로테이션이 불펜 조합, 타순과 포지션 등에 대한 계획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필요하면 선수 트레이드나 타구단 방출 선수들의 영입도 고려할 수 있다. 

올해 FA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구단이었던 롯데는 주력 선수 강민호의 삼성행 충격을 전천후 외야수 민병헌의 영입을 최소화했고 간판타자 손아섭을 잔류시키면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투. 타에 즉시 전력감을 영입했고 다수의 선수들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신예 선수들 육성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팀과 함께했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여기에 롯데는 민병헌 영입에 따라 보상 선수로 백민기가 선택되면서 전력 손실을 줄였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여전히 강민호가 떠난 자리는 커 보인다. kt로 떠난 3루수 황재균의 공백을 올 시즌 다수의 내야수들을 상황에 맞게 운영하면서 공백을 메웠고 그 속에서 정규리그 3위라는 성과도 만들었다. 롯데가 황재균과의 협상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강민호는 상황이 다르다. 공격력을 갖춘 경험 많은 포수의 프리미엄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종덕과 안중열, 강동관에 삼성에서 보상 선수로 영입한 나원탁이라는 젊고 유망한 포수 자원들이 있지만, 이들이 당장 강민호를 대신하기는 어렵다. 

물론 수비적인 부분은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기량 향상이 가능하지만,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볼배합이나 타자와의 승부 요령 등은 경험으로 스스로 체득해야 하는 문제다. 내년 시즌 롯데는 포수 부분에서 시행착오의 시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롯데는 티 타선에서 5번 타자 자리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는 수년간 팀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후반기 박헌도 등이 5번 타순에 자리하기도 했지만, 이는 거의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강민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 있었다. 박헌도가 후반기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부동의 4번 타자 이대호 다음 타순을 지키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롯데는 애초 이대호, 최준석 조합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 조합은 다수의 병살타를 양산하며 기동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롯데는 눈 야구에 강점이 있는 최준석을 3번 타순에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와 최준석을 함께 묶는 조합은 기대했던 폭발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최준석은 한동안 선발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후반기 반전을 이루기도 했지만, 두 번째 FA 기회에서 최준석은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롯데는 사실상 최준석을 전력 외로 분류했다. 롯데로서는 새로운 중심 타선 구성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상위 타선은 그 면면이 화려하다. 민병헌과 손아섭으로 구성될 테이블 세터진에 전준우로 이어질 1,2,3번 타선은 정확도와 힘, 스피드를 두루 갖추고 있다. 상대 투수에 따라 그 조합을 바꾸기도 용이하다. 이런 세 명의 상위 타선을 앞에 둔 4번 타자 이대호는 보다 많은 타점 기회를 가질 것이 확실하다. 이대호는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지만, 올 시즌 최고 타자로서의 힘을 보여줬다. 아직은 기량을 충분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대호 다음이다. 5번 타자 자리는 여전히 의문부호다. 강민호는 삼성을 떠났고 최준석은 내년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현재 후보자는 많다. 지난 시즌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 큰 발전을 보인 외국인 타자 번즈가 중용될 수 있다. 번즈는 올 시즌 리그 적응기를 거쳤고 장타력을 겸비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 부담이 큰 2루수라는 점과 타격에서 분명한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지 못했다면 고전할 수 있다. 올 시즌 번즈는 상위 타선보다 하위 타선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번즈가 아니라면 롯데는 두터워진 외야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민병헌 영입으로 치열해진 백업 경쟁자들이 그 대상이다. 올 시즌 주전 좌익수로 새롭게 자리한 박헌도는 한방 능력이 강점이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아직 꾸준함이 부족하다. 2016 시즌 오랜 유망주의 틀을 깬 김문호도 후보다. 김문호는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이기도 하고 올 시즌 1루수로서 멀티 포지션 소화의 가능성도 보였다. 하지만 중심 타자에 필요한 파워가 부족하고 1루수 수비도 아직 어색하다. 

또 다른 대안은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외야수 이병규다. 이병규는 LG의 레전드 이병규의 동명이인으로 한때 작은 이병규, 작뱅이라 불리며 LG 팬들의 많은 성원을 받았다. 타격에서만큼은 능력을 인정받았고 중심 타자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에 발목 잡히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팀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40인 보호선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롯데로 팀을 옮겼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대반전을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타격에서만큼은 아직 경쟁력을 갖춘 이병규다. 좌타자라는 장점도 있다. 건강하다면 지명타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 

이들 외에 롯데는 차세대 중심 타자로 육성하고 있는 김상호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김상호는 지난 시즌 상무에서 제대 후 출전 경기 수를 늘렸지만, 올 시즌 이대호, 최준석에 밀려 상당 기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김상호는 1군 엔트리에 상시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제 20대 후반으로 프로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롯데로서는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시 출전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 김상호가 5번 타자로 발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내부 자원 외에 롯데는 롯데 팬들 사이에서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좌타자 채태인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채태인은 올 시즌 넥센에서 녹슬지 않은 타격감과 수비 능력을 보였다. 유리몸의 오명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 좌타자로 장타력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 부산 출신으로 고향팀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다. FA 대상자지만, 원 소속 팀 넥센은 이미 보상 선수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롯데가 의지가 있다면 영입할 수 있다. 하지만 야수진의 고령화를 해소해야 하고 기존 베테랑 최준석과 사실상 결별한 롯데가 또 다른 베테랑을 영입하는 건 부담이다. 이 외에도 롯데는 상대적으로 두터운 투수 자원을 활용한 트레이드로 타자를 보강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내부 경쟁의 결과에 따라 새롭게 선택될 카드로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롯데는 5번 타순의 빈자리에 있어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롯데로서는 5번 타순이 잘 채워진다면 강력한 타선 구축이 가능하지만, 그 반대라면 4번 타자 이대호에 대한 견제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 상위 타선 중 한 명을 5번 타순으로 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롯데로서는 내년 시즌 개막까지 이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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