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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KBO 연말 시상식에 공식적으로 시상을 하지는 않지만, 올 시즌 재기상의 주인공은 단연 롯데 투수 조정훈이었다. 조정훈은 2010시즌 등판을 끝으로 2016 시즌까지 단 한 번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과 인대 접합 수술, 재활의 과정이 수 없이 반복되면서 그의 복귀를 막았기 때문이었다. 최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적인 재활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팔꿈치 수술 후 1년 정도면 충분히 실전 등판이 가능하지만, 조정훈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에 나설만하면 찾아오는 통증과 부상 위험은 그를 점점 팬들의  기억 속에서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롯데는 물론이고 조정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는 그의 부상 재활을 지원했고 보류선수 명단에서 빼지 않았다. 조정훈 역시 근 7년 동안 계속된 재활 과정을 견디고 또 견뎠다. 2017 시즌 후반기 조정훈은 드디어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롯데 팬들에게도 그가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처음 선 7월 9일 SK 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었다. 

이후 조정훈은 부상 재발 위험으로 조심스럽긴 했지만, 불펜 투수로서 그 역할을 키워나갔다. 롯데는 그의 연투를 지양하면서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팀의 배려와 함께 조정훈은 불펜 투수로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과거 그의 주무기였던 포크볼의 위력은 여전했고 직구도 힘이 있었다. 긴 경기 공백이 우려됐지만, 조정훈은 빠른 적응력으로 이를 불식시켰다. 





후반기 조정훈은 박진형과 함께 마무리 손승락 앞을 책임지는 필승 불펜 투수로 그 역할이 격상됐다. 후반기 롯데 불펜진이 팀의 중요한 플러스 요소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조정훈의 호투가 크게 작용했다. 조정훈은 2017 시즌26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8홀드를 기록했다. 방어율도 3.91로 준수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퇴의 갈림길에서 재기가 불투명했던 투수라고 보기 힘든 결과물이었다. 무엇보다 부상의 공포를 떨쳐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조정훈으로서는 7년의 기다림 끝에 부활에 성공한 시즌이었다. 

조정훈에게 있어 최고의 시간은 2009시즌이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그저 그런 투수였던 조정훈은 위력적인 포크볼을 앞세워 리그 최고 선발 투구 수 거듭났다. 2009시즌 조정훈은 14승 9패 4.05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롯데의 제1선발 투수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롯데로서는 조정훈이 팀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2009시즌 활약 이후 조정훈은 2010시즌 도중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결과적으로 그를 최고 투수 자리로 올려놓았던 포크볼이 부상의 원인이었다. 당시 조정훈은 포크볼은 떨어지는 낙폭은 물론이고  스피드까지 겸비한 구질이었다. 타자들은 알면서도 포크볼을 공략하기 힘든 정도였다. 문제는 이 포크볼의 그의 몸도 함게 망가뜨렸다는 점이었다. 

이후 조정훈은 매 시즌 복귀 가능성은 보였지만, 실현되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사이 롯데 팀 구성은 큰 폭의 변화가 있었고 마운드의 얼굴도 새롭게 바뀌었다. 조정훈의 나이도 30살을 훌쩍 넘었고 팀에서는 중견 선수의 위치가 됐다. 하지만 2010시즌을 끝으로 이어지지 못한 그의 선수 이력은 롯데 팬들에게는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타까움은 복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변해갔다. 이제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현실론도 나타났다. 올 시즌에도 복귀하지 못했다면 조정훈의 선수로서 거취는 불투명할 수 있었다. 

이 고비에서 조정훈은 멋지게 재기했고 부활에 성공했다. 조정훈 여타 시상식에서 재기상으로 수상하며 부활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앞으로 있을 연봉 협상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을 물론이고 앞으로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롯데에게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의 재기가 여타 선수들에게 긍정의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수적인 효과라 할 수 있다. 

2017 시즌 조정훈은 사실상 제2의 야구 인생을 새롭게 열었다. 이제는 부활이라는 명제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팀의 핵심 선수로 다시 자리하게 된 조정훈이다. 긴 부상 재활의 과정을 강한 의지로 극복한 조정훈과 조정훈의 부활을 믿고 기다려준 롯데의 남다른 동행은 가시밭길에서 이제 탄탄대로로 접어들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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