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주, 스포츠에서 큰 이슈 3가지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북한의 전격 참가 결정과 남북 단일팀 구성에 따른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런저런 뉴스를 제공했고 그에 파생된 논란이 여전하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라는 대명제에 가려진 불공정의 문제, 이념논쟁까지 가세하기도 했고 관련 연맹과 협회의 난맥상이 더해지면서 어렵게 만든 올림픽 성공 개최의 분위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올림픽을 뒤로하고 테니스에서는 22살의 젊은 선수 정현의 선전이 돋보였다. 정현은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놀라온 경기력을 상위 랭커들을 하나둘 넘어서며 4강에 진출했다. 세계 랭킨 50위권 대의 정현이 만든 놀라운 결과였다.
정현은 4강에서 현역 테니스 황제라고 불리는 페더러와의 명승부가 기대됐지만, 대회 기간 중 입은 발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아쉽게 기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호주오픈에서 보여준 결과물은 엷은 국내 테니스 선수층을 고려하면 기적과 같은 일이나 다름없어다. 더 고무적인 건 정현이 계속 기량이 발전하고 있고 이런 대회를 자신감을 높이고 상위 랭커로서 발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정현은 이형택의 은퇴 이후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잃은 우리 테니스의 희망으로 부상했고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이는 테니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였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이슈와 함께 애초 큰 관심이 없었던 AFC U-23 (아시아연맹 23세 이하 축구 대회) 축구 대회가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대회에는 대한민국 23세 이하 대표 팀도 참가를 했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 대표 팀은 4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예선부터 경기력 논란이 있었고 결국 4강에서 우즈백에 연장 접전 끝에 1 : 4로 패하며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보통이라면 이런 결과에 그나마도 있었던 대회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질 수 있었지만, 예상치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축구 변방국이었던 베트남의 선전이 그것이었다. 베트남은 축구에서 그동안 아시아는 물론, 동남아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약체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은 결승 진출이라는 놀라온 성과를 만들어내냈다. 이 베트남 축구 대표 팀을 이끄는 감독이 우리나라 박항서 감독이라는 사실은 베트남의 선전에 대한 우리 축구팬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베트남의 결승 진출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예선에서 베트남은 첫 경기 대한민국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강팀인 호주전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고 시리아전 무승부로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어진 토너먼트는 더 극적이었다. 베트남은 8강과 4강에서 모두 연장과 승부차기 승부를 연출하며 이를 이겨내는 투혼을 보였다. 비록, 결승에서 우즈백에 연장 접전 끝에 연장 후반 종료 1분을 남기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1 : 2로 패했지만, 준우승의 결과는 누구도 예상 못 한 일이었다.
대회 기간 베트남은 한층 발전된 경기력과 조직력에 투혼을 내내 보여줬다. 결승전에서는 누적된 피로에 동남아 국가인 그들에게 낯선 폭설이 내리는 최악의 경기장 환경에서도 끝까지 온 힘을 다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패한 베트남에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베트남에는 기적과도 같은 결과를 이끈 박항서 감독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베트남 현지의 뜨거운 열기가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한지 불과 3개월여에 불과했고 그가 과거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 4강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코치였다는 점은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의 성공 스토리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박항서 감독은 단기간에 베트남의 젊은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고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그 이전에도 베트남은 젊은 축구 선수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고 선수 자원을 확충하는 노력을 한건 사실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바탕이 있어 박항서 감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하기도 하지만, 불과 몇 달 전 베트남은 같은 동남아 팀은 태국에 승리하는 것이 지상과제인 팀이었고 이마저도 쉽지 않았었다.
박항서 감독은 팀에 적응하기도 어려운 시간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어느 나라 못지않게 축구 열기가 뜨거운 베트남에서 베트남 대표 팀의 결승 진출은 최고의 뉴스였다. 우리나라 거리응원에 버금가는 응원전이 펼쳐졌고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축구로 베트남이 하나 된 모습을 연출했다. 우리 축구팬들은 이런 베트남의 축구 열기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박항서 감독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가 그동안 국내 프로 리그에서 어려운 여건의 팀을 맡아 성과를 냈지만,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과거와 낯선 나라인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한 과정, 베트남에서도 초기 불신의 시선을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공 스트리를 만들어간 과정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제 박항서 감독을 중심으로 베트남 23이하 대표 팀은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도 상당한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도 베트남 축구에 대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제 남은 건 이번 대회의 성과를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만드는 과제를 그들이 풀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의 선전은 최근 경기력 저하 등으로 고심하고 있는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의 현실과 겹쳐지면서 우리 축구팬들에게 아쉬움과 찬사의 시선이 함께 하게 한다. 이런 베트남의 젊은 축구 대표 팀에 대한 우리 축구팬들의 찬사는 축구 대표 팀에서 우리 축구팬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사진 : http://www.the-afc.com/,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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