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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할 때마다 거론되던 이름, 전 NC 다이노스 에이스 해커가 돌아온다. 해커는 넥센과 계약을 발표하고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로저스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NC의 에이스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던 해커로서는 그토록 열망했던 KBO 리그에서의 커리어 연장을 할 수 있게 됐고 넥센은 검증된 외국인 투수 영입으로 마운드를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해커의 KBO 리그 컴백은 그동안 계속 가능성은 있었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일처럼 보였다.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 교체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최근 추세고 가능하면 젊은 투수들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해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었다. 해커는 2013시즌부터 NC의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루며 상당한 활약을 한 것은 분명했지만, 최근 시즌에는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기도 하면서 내구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하기도 했다.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의 재계약이 무산된 이후 타 구단과 계약하지 못한 이유도 이것이었다. 분명, 해커의 기량은 검증됐지만, 30대에서 부상 위험이 있는 투수에게 선뜻 손을 내밀 구단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NC 시절 자신만의 루틴을 고집하면서 팀의 투수 운영에 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어느 순간 해커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투수가 됐다. 또 다른 장수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두산과의 재계약이 실패한 이후 kkt에서  KBO 리그 선수 이력을 이어가게 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외국인 투수 문제가 발생한 구단들의 안테나에 해커는 항상 들어와 있는 대안이었다. KBO 리그에 완전히 적응했고 상당한 실적을 가지고 있는 해커는 교체 외국인 투수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시즌 도중 영입을 한다면 연봉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였다. 

해커 역시 KBO 리그 컴백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며 의지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 교체 시한 전까지 그의 KBO 리그 컴백 가능성은 높았다. 다만, 오랜 기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는 점이 마지막 걸림돌이었다. 이를 감수하고 그를 영입하는 구단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었지만, 넥센은 과감히 그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던 넥센은 부상으로 오랜 재활 기간이 필요한 로저스를 대신해 해커는 영입했다. 영입 과정에서 연봉 등 조건에서 상호 이견이 있었지만, KBO 리그 복귀에 강한 열망이 있었던 해커는 상당 부분 조건을 양보하며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은 저비용으로 에이스 역할이 가능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커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넥센은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브리검과 토종 선발 투수 최원태, 한현희로 이어지는 강력한 4인 선발 투수들이 확보됐다. 제5선발 투수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기량이 확실한 4명의 선발 투수는 앞으로 경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구단주의 위법 행위로 파생된 문제와 선수들의 일탈, 주력 선수들의 부상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해커가 순위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넥센은 여러 어려움에도 이를 이겨내고 중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커가 NC 시절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불펜진의 부담도 덜 수 있고 이는 마운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해커는 홀로 몸을 만들며 투구를 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지만,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경기 감각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그에게는 낯선 구단과 환경에 대한 적응도 문제가. 해커는 NC 시절 다소 민감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는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넥센의 해커 영입은 결코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넥센은 외국인 선수 재활용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얻었던 기억이 있다. LG의 에이스로 거듭난 외국인 투수 소사의 사례도 있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유턴한 밴 헤켄의 성공 사례가 좋은 예다. 넥센은 해커가 그 사례 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해커가 경험이 풍부하고 KBO 리그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점, 무엇보다 절실함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과연 해커가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며 넥센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 그렇게 된다면 치열해지는 순위 경쟁에서 넥센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해커 역시 올 시즌 결과에 따라 KBO 리그 커리어를 더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손을 잡은 넥센과 해커의 만남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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