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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에서 5년간 활약했지만, 재 계약이 불발되면서 전반기를 무적 선수로 남아 있어야 했던 외국인 투수 해커가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복귀전은 5시즌을 함께 했던 NC가 아닌 넥센이었다. 아직은 어색한 넥센 유니폼을 입은 해커는 7월 3일 SK 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을 했다. 

해커는 미국에서 입국한 이후 다소 빠른 등판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7월의 첫 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중위권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시즌 중 어렵게 영입한 해커는 한 경기라도 더 마운드에서 활용하고자 했고 KBO 리그 복귀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해커 역시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결과는 의지와 달리 좋지 않았다. SK 강타선을 상대로 해커는 4.1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7실점의 부진한 투구를 하며 마운드를 다소 일찍 물러났다. 팀이 SK에 3 : 9로 패하면서 해커는 복귀전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해커는 지난 시즌까지 보여준 날카로운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 관록까지 곁들이며 무난한 투구를 했다. 넥센 초반 해커의 호투를 발판 삼아 2 : 1 리드를 잡았다. 문제는 5회 초 수비에서 발생했다. 5회 초 해커는 하위 타자인 김성현, 나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이닝을 시작했다. 그의 투구 수 50개를 넘긴 시점이었다. 제구만큼은 틀림없는 투수인 해커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이후 해커는 연속 2루타에 SK 중심 타자 로맥, 최정에 연속 타자 홈런까지 허용하며 도합 6실점으로 무너졌다.






SK 타자들은 해커의 공을 부담 없이 공략했다.  그만큼 해커의 구위는 크게 떨어져 있었다. 결국, 해커는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고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해커의 5회 초 6실점은 팀의 패배로 직결되고 말았다. 

해커의 복귀전은 아직 그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해커는 공백기 동안 소속 팀 없이 개인 훈련만을 소화했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고 해도 경기 감각이나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는 스프링 캠프와 같은 체계적인 훈련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 들어와서도 해커는 2군 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되찾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전에 임했다. 게다가 그의 첫 상대는 부담스러운 타선의 SK였다.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관록으로 버티기는 무리가 있었다.

이는 넥센도 모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경험이 풍부한 해커가 투구를 하면서 자신의 감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구 수에 대한 제한은 할 필요가 있었다. 해커는 투구 수 50개 이후 구위가 크게 떨어졌다. 해커는 좀 도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몸에 힘이 들어갔고 제구마저 흔들렸다. 위기 상황에서 승부구도 당연히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는 곧바로 그가 난타 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넥센으로서는 당분간 해커의 활용법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불펜 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절실하고 해커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장은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그의 복귀전을 통해 파악했다. 앞으로 몇 경기에서 넥센은 해커의 빠른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순위 경쟁이 급한 넥센으로서는 원하지 않는 기다림이 필요하게 됐다. 해커 역시 자신의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음을 확실히 느낀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만을 앞세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힘든 과정을 거쳐 그가 원하던 KBO 리그로 돌아온 해커였지만, 뒤늦은 시즌의 시작은 에이스 화려한 귀환은 아니었다.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복귀 첫 경기 해커의 투구는 불만족스러웠다. 본래 모습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해커다. 아직은 해커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하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해커에 있어 복귀전 실패가 어떻게 작용할지 다음 경기에서는 나아진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센으로서는 해커의 복귀전 첫 경기의 1패가 해커의 본 모습 찾기를 위한 과정이고 남은 시즌을 위한 값진 수업료이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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