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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이 난적 우즈벡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 대 3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8월 27일 경기에서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3골, 연장전에 나온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했다. 

대표팀은 8월 29일 수요일, 8강전에서 시리아를 역시 연장전 끝에 1 : 0으로 제압한 베트남과 4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마침 베트남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로서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박항서 감독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남자 축구 4강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기가 됐다. 

대표팀은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대한민국과 우즈벡 모두 공격에 비해 수비에 약점이 있는 팀이었고 이는 경기에 그대로 반영됐다. 많은 골을 주고받는 경기는 필연이었다. 대표팀은 황의조의 할약으로 2 : 1로 전반을 마쳤지만, 후반 잇따라 2골을 허용하며 2 : 3 역전을 허용했다. 수비의 아쉬움이 분명 있었고 상대 중거리슛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실점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주전 골키퍼 조현우의 공백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역전을 허용한 이후 대표팀에게는 초조한 시간이 흘러갔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반격은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승우, 황희찬 등 공격 옵션을 모두 교체 투입하면서 황의조, 손흥민에 4명의 공격수를 배치는 공격 전술로 동점 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은 우즈벡 편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꿈이 점점 사라질 무렵, 우즈벡 수비의 실수가 나왔고 그렇게 잡은 득점 기회를 황의조에 살렸다. 황의조의 해트트릭과 함께 대표팀은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찾아왔을 엄청난 비난과 조롱, 이미 언론들이 준비했을 패배에 대한 분석 기사 등등을 모두 날리는 순간이었다. 극적인 동점은 대표팀에게는 없던 힘도 나게 하고 우즈백을 몸을 무겁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대표팀은 경기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맹활약한 우즈벡 선수의 불필요한 반칙과 퇴장이라는 행운을 맞이했다. 체력이 고갈된 상항에서 수적인 우세는 승리로 가는 길이 열린 것과 같았다. 반대로 이런 우세를 승리를 이끌지 못하고 승부차기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상대에 내줄 수도 있었다. 대표팀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세를 이어갔지만, 골을 연장 후반까지 나오지 않았다. 서서히 승부차기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었다. 

여기서 또다시 황의조에 해결사로 나섰다. 황의조는 연장 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반칙을 얻어냈다. 우즈벡 수비의 조급함은 공을 향하는 황의조에게 손을 쓰게 만들었고 우즈벡에게는 돌의 킬 수 없는 결과는 초래했다. 대표팀에게는 천금의 기회였지만, 누가 페널티킥을 할지가 문제였다. 그 어떤 페널티킥보다 중압감이 크기 때문이었다. 승패를 사실상 결정짓는 상황이었기에 만약 실패한다면 그 비난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었다. 

이미 3골을 성공하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황의조나 주장 손흥민이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키커로 나선 이는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이미 상당한 비난 여론에 직면에 있는 선수였다. 그가 중책을 맡기에는 부담이 몇 배는 더 클 수 있었다. 황희찬 역시 긴장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활희찬의 킥을 주장 손흥민도 지켜보지 못할 정도로 모두가 숨죽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환호했다. 그는 그를 감싸고 있었던 비난 부정적인 여론을 벗어던지기라도 하듯이 웃통을 벗는 세리머니로 골을 축하했다. 이는 경고를 불러왔지만, 그만큼 황희찬의 가지고 있었던 부담감이 컸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골 이후 대표팀은 우즈벡의 막판 공세를 힘겹게 막아냈고 4강행을 이룰 수 있었다. 여전히 수비는 불안하고 경기력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최대의 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우즈벡의 벽을 넘었다는 점은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특히,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인맥 축구 논란에 시달렸던 황의조가 대 활약하면서 대표팀의 4강행을 결정지었다는 점은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상상이상으로 힘겨운 경기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섰던 김학범 감독이 복받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 정도로 대표팀 모두가 경기 결과에 대한 중압감을 그대로 느낀 우즈벡과의 8강전이었다. 하지만 8강전의 고비를 넘긴 대표팀은 4강전에서 상승세의 베트남을 벽을 또 넘어서야 한다. 베트남은 동남아 팀 유일한 4강 진출국이고 최근 대한민국의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23세 이후 대표팀의 경기력이 급상승했다.과거 약체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진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짠물 수비와 잘 조직된 팀워크로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선전 말레이시아전 패배 등 힘겨운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대한민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런 상승세에 대한민국 대표팀을 잘 아는 박항서 감독의 조합은 분명 큰 부담이다. 또한, 대표팀이 연장 격전을 치른 후 하루를 쉬고 4강전을 치러야 한다는 점은 체력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결국, 대표팀의 장점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이번 4강전 승패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창과 베트남의 방패가 격돌하는 4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선수들의 병역 혜택이라는 큰 기회를 잡아야 하는 절실함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온 국민의 절대적인 성원을 받고 있는 베트남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안팎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있는 대한민국과 돌풍의 베트남, 과연 누가 결승행 티켓을 가져가게 될지 궁금하다. 


사진 :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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