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깊은 부진에 빠진 롯데가 긴 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는 9월 14일 KIA전에서 초반 5 : 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 : 9로 역전패했다. 롯데는 이 패배로 연패 숫자가 6으로 늘었다. 5위 경쟁에서 많이 멀어진 롯데는 7위 KIA와는 3경기 차로 그 차이가 늘었고 9위 NC에 1.5경기 차로 쫓기는 불안한 8위가 됐다. 

롯데로서는 9월 14일 경기가 그 어느 경기보다 의미가 컸다. 9월 14일은 롯데의 레전드이자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투수였지만, 이미 고인이 된 최동원의 7주기 추모식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최동원은 프로야구 초창기라 할 수 있는 1984시즌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승부에서 홀로 4승 1패를 기록하는 초인적인 투구로 롯데에 우승의 영광을 안긴 투수였다. 

최동원은 아마야구 시절부터 프로야구에서까지 엄청난 혹사에도 이를 이겨내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했고 롯데에서는 홀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투수였다. 최동원이 남긴 1984 한국시리즈의 강렬했던 기억은 우리 프로야구의 전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동원은 이후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는 등 선수들의 권익을 위하 앞장서다 구단과 대립하게 됐고 1988 시즌 이후 삼성으로 전격 트레이드 되면서 롯데와의 인연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후 최동원은 얼마 안가 은퇴를 했고 이후 해설자와 방송인 등의 삶을 살았다. 




최동원은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기를 소망했지만, 그가 숨을 거둘 때까지 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의 지도자 생활 이력은 한화에서 쌓을 수 있었다. 이는 롯데 팬들에게는 항상 큰 아쉬움이었고 구단의 처사에 대한 비난이 뒤따랐다. 롯데 구단은 그를 외면했고 그의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 결국, 최동원과 롯데 구단의 관계가 회복된 건 그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한 2011년 가서야 가능했다. 

그의 사후 롯데 구단은 여전히 무관심했지만, 엄청난 비판 여론에 직면해야 했고 롯데 구단은 그때 가서야 부랴부랴 그를 추모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그의 등 번호를 영구 결번되어 사직 야구장 한 편에 남게 됐고 사직 야구장 공원에 그의 동상이 건립되어 그를 언제든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최동원은 1998년 이후 긴 시간이 지나서야 롯데와 인연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런 롯데 구단의 움직임에 대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최동원은 롯데의 레전드로 다시 자리했다. 

이런 최동원을 추모하는 경기는 분명 큰 의미가 가질 수밖에 없었지만, 9월 14일 경기 롯데는 역전패로 레전드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롯데는 경기 초반 KIA 선발 임기영을 공략하며 5득점했고 선발 투수 김원중은 초반 실점 위기가 연속되었음에도 과감한 투구로 실점을 막아냈다. 5회 말 손아섭의 솔로 홈런으로 롯데가 5 : 1 리드를 잡을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6회 초 선발 투수 김원중이 갑작스럽게 난조에 빠지며 경기 분위기가 변했다. 김원중은 투구 수 80개를 넘긴 시점은 5회, 6회 급격히 투구 내용이 나빠지는 단점을 다시 노출했다. 김원중은 6회 초 제구가 흔들렸고 KIA 김선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이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승리 투수 요건을 유지하긴 했지만, 또다시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KIA는 6회  초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추가 1득점했고 경기 분위기는 KIA로 넘어왔다. 

KIA는 6회 초 3득점의 여세를 몰아 7회 초 추가 2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구승민을 한 박자 빠른 7회 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구승민은 최원준과 대타 유민상까지 두 명의 좌타자에게 연거푸 2루타를 허용하며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우투수임에도 강력한 구위로 올 시즌 좌타자 상대로도 낮은 피안타율을 유지했던 구승민이었지만,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반격이 필요했지만, 선발 투수 임기영에 이어 나온 전상현, 임기영, 김윤동, 이민우까지 KIA의 젊은 투수들에게 한 점도 득점하지 못하는 타선의 침묵으로 상황을 다시 반전시키지 못했다. 도리어 추가 실점을 막아내기 위해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손승락마저 무너지며 추가 3실점하면서 의욕마저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롯데는 최동원 7주기에 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순위 하락의 가능성만 더 보여주고 말았다. 롯데는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됐고 여전히 비가 계속 내리는 날씨에도 경기장을 정비하며 고인의 7주기에 경기를 속행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그 의지는 승리로 연결되지 않았다. 좋지 않은 날씨와 롯데의 최근 부진이 겹치면서 빈자리가 크게 늘어난 관중석은 레전드의 7주기를 더 쓸쓸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었다. 9월 14일 롯데의 경기를 올 시즌 롯데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는 씁쓸함만을 남기고 말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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