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 오프시즌 내야의 새 판짜기 시급한 롯데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 그 자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팀들의 팀 개편 작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포스트시즌의 열기를 반감시킨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하위권 팀들은 하루빨리 팀을 재정비하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개편과 함께 재계약 대상 선수들도 빠르게 확정하고 있다. 올 시즌을 함께 한 외국인 선수들의 거취 문제도 어느 정도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018 시즌 리그 최고 연봉을 지출하고도 7위에 그친 롯데도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아직 2년의 계약 기간이 더 남은 조원우 감독이 팀을 떠났고 과거 롯데에서 감독과 코치로 인연이 깊었던 양상문 감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감독 교체와 함께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코치진 교체로 진행됐다. 

기존 선수들의 정리도 있었다. 이들 중에는 긴 재활을 이겨내고 지난 시즌 부활에 성공했던 투수 조정훈도 있었다. 올 시즌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던 조정훈은 큰 활약이 없었고 롯데는 그를 더는 안고 갈 없었다. 이 외에도 한 방 능력이 있는 외야수 박헌도도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롯데 역시 새로운 선수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선수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팀 개편을 서두르고 있는 롯데지만, 전력의 불균형 해소가 이번 오프시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붕괴되다시피 한 선발 투수진의 재건이 우선이고 외야진에 비해 질적으로 양적으로 부족한 내야 진 강화가 필요하다. 선발진은 정성종, 김건국 등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시즌 중 나타났고 서준원이라는 대형 신인이 전력에 가세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내야진은 불안감을 떨치지 어렵다. 롯데는 타 팀과 달리 2시즌 동안 수비에 비중을 높인 외국인 선수 기용으로 내야진의 허약함을 메웠다. 2시즌 동안 롯데 2루수 주전은 외국인 선수 번즈였다. 번즈는 20대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나름 팀에 활력소가 됐다. 2017 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며 부족하던 공격력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넓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 능력을 팀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었다. 

2018 시즌 번즈는 리그 적응력과 함께 더 발전된 플레이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타격은 기복이 심했고 무엇보다 심각한 선구안으로 변화구에 극심한 약점을 보였다. 그 결과는 수많은 삼진이었다. 롯데는 그를 하위 타선에 고정해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번즈의 타격은 한때 반짝하는 것에 머물렀다. 순위 경쟁이 치열하던 시즌 후반기 번즈는 공격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강점이던 수비마저 실책 22개를 기록하며 퇴색됐다는 점이었다. 번즈는 이따금 호수비로 찬사를 받았지만, 잦은 실책과 불안한 수비로 롯데 내야진의 수비 불안에 큰 원인을 제공했다. 롯데로서는 번즈에 대한 재계약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18 시즌이 번즈의 롯데에서 마지막 시즌을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고민은 번즈를 막상 제외한 내야진 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는 1루수는 자리는 중심 타자 이대호와 FA로 영입했던 베테랑 좌타자 채태인으로 채울 수 있다. 이들은 올 시즌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도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1루수와 지명타자를 서로 병행하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도 가능하다. 이들 외에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라는 또 다른 대체 자원도 있다. 

하지만 1루수 외에 나머지 포지션은 의문부호가 계속된다. 수년간 고민이었던 3루수는 올 시즌 신인 한동희를 발탁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동희는 퓨처스리그에서는 최강 타자였지만, 1군 투스들의 공을 공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수비에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아직은 공. 수에서 더 발전할 필요가 있는 한동희였다. 

롯데는 유격수 신본기를 3루수로 이동해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신본기는 타격에 약하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3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만만치 않는 클러치 능력으로 하위 타선에 힘을 실어주었다. 후반기 3루와 유격수를 병행하는 과정에 체력적인 부담으로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2개의 실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 경험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해도 신본기, 한동희의 3루수 유격수 라인은 허전함이 느껴진다. 

롯데는 3루수 자리에 황진수, 김동한이라는 후보군이 있지만, 이들은 내년 시즌 30대 선수들이다. 더 이상의 기량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풀타임 경험도 없고 공격적인 면에서 타고투저 시대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들은 3루수는 물론이고 2루수에서도 경쟁군에 포함될 수 있다. 롯데는 번즈 자리를 대신할 2루수 자원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번즈가 롯데로 영입되지 이전 정훈이라는 2루 주전이 있었지만, 정훈은 수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내. 외야를 병행하는 멀티 자원으로 한 방 능력이 있는 대타로서 그 역할을 변했다. 

이런 롯데에 시즌 후반기 새롭게 등장한 전병우의 존재는 큰 힘이다. 전병우는 후반기 롯데가 막바지 상승세를 이끌었던 젊은 자원으로 그 이름을 알렸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군필 선수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병우는 특히, 타격에서 침착한 선구안에 장타 능력이 돋보였다. 내년 시즌 내야 주전 경쟁에서 전병우는 우선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풀타임 시즌 경험이 없고 수비 능력 검증이 안 되어 있다는 점은 오프시즌 그가 더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롯데는 외국인 선수 번즈 없는 내야진 구성이 불가피하지만, 그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지만, 내야수로서 일정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를 영입하기는 현실로 어려움이 크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금액 제한이 걸린 상황은 그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우선 롯데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캠프에서 신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것으로 내야진 재편을 시작하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중요한 건 번즈의 이름을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내야진 구성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문규현의 부상과 수술 재활 소식은 롯데의 내야진 구상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어느 팀이나 내야진 구성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만큼 공격력과 수비력을 갖춘 내야진은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롯데는 내년 시즌 리빌딩보다는 성적이 필요한 팀이다. 그런 만큼 롯데는 단 시간 내 전력을 정비하고 포스트시즌을 들어갈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마운드 정비만큼이나 내야진 재편은 롯데에게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오프시즌 기간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볼 문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74 (youlsim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