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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SK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진이었다. 타선은 홈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상. 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폭발할 수 있는 홈런 타선의 위력은 큰 장점이었다. 선발 투수진은 원투 펀치 김광현, 켈리에 박종훈, 문승원까지 확실한 4인 로테이션을 갖췄다. 

하지만 불펜진은 의문이 있었다. 마무리 신재웅은 정규 시즌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 투수 경험이 그에게 처음이었다. 신재웅 외에도 불펜진을 구성하는 선수들 상당수가 경험이 부족했다. 베테랑 윤희상이 있지만, 그 역시 불펜 투수로 포스트시즌 나선 건 처음이었다. 

SK는 준비기간 불펜진의 새로운 카드로 외국인 투수 산체스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산체스는 올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 150킬로를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에이스 못지않은 활약을 했지만, 후반기 급격히 힘이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KBO 리그에 오기전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한 탓에 풀타임 선발 투수로서 체력적이 부담이 있었다. 여기에 비교적 단조로운 구질이 분석되면서 타 팀의 공략 해법을 찾은 것도 원인이 됐다. 난타 당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산체스는 자신감마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결국, 산체스는 시즌 막바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고 말았다.






SK는 산체스에 대해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한 한 경기에 외국인 선수 출전은 2명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이었다. 산체스를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없다면 선수 엔트리에서 손해를 봐야 했다. 준비 기간 산체스의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SK는 산체를 불펜 투수로 엔트리에 등록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그를 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이런 우려와 달리 불펜 투수 산체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성공적이었다. 산체스가 쌓아온 불펜 투수의 경험은 큰 힘이 됐다. 짧은 이닝 동안 그의 150킬로를 넘는 강속구와 140킬로를 넘는 고속 변화구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구위에 자신감을 가진 산체스는 적극적인 승부로 타자들을 상대했고 결과도 좋았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거듭할수록 산체스의 비중은 높아졌다. 승부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가 됐다. 

SK는 산체스를 시작으로 좌완 김태훈, 우완 정영일로 새롭게 필승 불펜진을 구성했다. 마무리 신재웅이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그 여파도 최소화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산체스는 필승 불펜 카드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됐다. 산체스는 플레오프 3차례 등판에서 무실점 투수를 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계 주자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1.2이닝 무실점 투구로 구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그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SK는 4차전 승부처에서도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SK는 1 : 0 리드를 지키기 위한 카드로 우선 그를 선택했다. SK는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었던 선발 투수 김광현의 투구 수에 90개 불과한 상태에서 김광현에게 1이닝을 더 책임지게 할 수 있었지만, 산체스를 신뢰했다. 산체스가 1차전 등판 이후 상당한 휴식기를 가졌다는 점도 고려할 결정이었다. SK는 산체스가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7회 초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1이닝을 가볍게 막아내면서 기대에 맞는 투구를 했다. 하지만 8회 초 산체스는 1사 후 두산 정수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긴 했지만, 장타력을 갖춘 타자는 아니었다. 산체스도 이를 알고 있었고 적극적인 승부를 했다. 정수빈은 산체스의 몸 쪽 승부구를 우측 담장으로 넘기는 홈런과 연결했다. 산체스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역전 홈런의 허용은 그를 흔들리게 했다. 산체스는 남은 8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산체스의 강판은 SK에게도 충격이었다. 1 : 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SK는 2 : 1로 4차전을 내줬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나서는 4차전 승리로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가져오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산체스가 무너졌다는 점이 아프게 다가왔다. 

산체스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승부처에서 기용되야 하지만, 4차전 역전 홈런 허용의 잔상이 남아있다면 앞으로 등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구위는 위력이 있다. 1경기 실패로 그의 남은 경기 등판 내용을 단정할 수 없다. 산체스가 4차전 기억을 잊을 수 있을지 한국시리즈 산체스의 남은 투구 내용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희망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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