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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3회까지 이어진 승부, 양 팀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고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투지를 발휘했다. 하지만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없는 현실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SK였다. 연장 13회 승부를 이겨낸 SK는 한국시리즈를 4승 2패로 마무리하며 2018 시즌 마지막 승자의 기억을 남겼다. 

SK는 11월 12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초 터진 한동민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5 : 4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쳤던 SK는 플레이오프 5차전 접전의 피로감을 이겨내며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11경기의 대장정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로 올 시즌 SK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진출했지만, 정규리그 1위 KIA에 패하며 정규리그 1위의 유리함을 몸소 느꼈던 두산은 정규리그 1위의 이점을 안고도 반전의 희생양이 되면서 마지막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두산의 절대 우세 전망 속에 플레이오프 5차전 접전의 후유증을 SK가 이겨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SK는 자신의 장점을 단기전에서도 잘 발휘하며 시리즈를 주도했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높은 확율을 선점할 수 있는 1차전과 3차전을 승리하며 이변의 가능성을 높였다. 5차전에서는 불리한 선발 투수 매치업을 이겨내고 경기 후반 역전승으로 두산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2승 3패로 밀린 두산의 저력을 믿는 이들은 여전히 많았다. 두산은 6, 7차전을 홈구장인 잠실에도 하는 이점이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시즌 초반부터 독주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두산이 이대로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두산은 6차전에서 선발 투수 이용찬의 난조에 따른 초반 3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이를 반전시키며 8회 말에는 경기를 역전시키기까지 했다. 두산은 선발 투수 이용찬의 부진을 이영하, 박치국, 두 젊은 투수가 대신하며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했고 경기 초반 위력투를 선보이던 SK 선발투수 켈리의 구위가 떨어지는 시점은 6회 말 최주환, 양의지의 연속 적시타로 3득점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이 기세를 이어가며 8회 말 양의지의 희생 플라이로 4 : 3의 리드까지 잡았다. SK는 경기 초반 상대 선발 투수의 난조와 하위 타선의 강승호가 2점 홈런을 때려내며 3 : 0으로 앞서갔지만, 이후 타격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두산이 되살아나는 원인이 됐다. 

SK는 켈리에 이어 김태훈, 정영일까지 필승 불펜진을 모두 소진하며 맞섰지만, 8회 말 역전 허용으로 우승의 길목에서 길을 잃는 듯 보였다. 8회 말 실점은 8회 초 2사 후 적시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가 상대의 멋진 홈 송구에 아웃된 직후여서 그 여파가 상당했다. 이대로 경기를 내준다면 7차전 승부는 오히려 두산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산은 7회 초 조기에 마운드에 오르며 투구 수가 많았던 함덕주를 대신해 에이스 린드블럼에게 9회 초 경기 마무리를 맡겼다. 4차전 100개를 넘은 투구 수를 기록했던 린드블럼에게 2일 휴식 후 등판은 무리가 있었지만, 두산은 에이스를 믿었다. 린드블럼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시리즈 전적 3 : 3패를 만든다면 린드블럼의 투혼은 빛날 수 있었다. 

두산의 이런 바람은 SK의 홈런 공장장 최정의 한 방으로 무너졌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타격으로 고심했던 최정은 9회 초 2사후 린드블럼의 변화구를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과 연결했다. 계속되는 부진에도 그를 중심 타선에 중용한 SK의 신뢰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두산 마무리 투수로 나선 린드블럼은 앞선 두 타자를 변화구를 앞세워 삼진 처리했지만, 최정과의 승부를 이겨내지 못했다. 최정은 린드블럼의 변화구를 노렸다. 올 시즌 처음 2일 휴식 후 등판을 감행한 린드블럼의 투혼은 결과적으로 무리였다.  

극적인 동점 이후 승부는 긴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이미 필승 불펜투수를 모두 소진한 양 팀은 남은 불펜 투수들로 연장전 매 이닝을 긴장 속에 보내야 했다. 양 팀은 득점 기회를 주고받기만 할 뿐 승부를 결정지을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불펜진의 호투인지 타선의 집중력 부재인지 헷갈리는 승부의 마침표는 SK가 찍었다. 연장 13회 초 타석에 선 한동민을 한국시리즈에서 첫 등판한 두산 좌완 유희관의 공을 홈런과 연결했고 SK는 5 : 4로 재 역전에 성공했다. 

1차전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때려내며 SK가 시리즈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한 한동민은 시리즈를 SK의 승리로 마감할 수 있는 한 방으로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연장 13회 초 솔로 홈런으로 결국 그를 한국시리즈 MVP로 이끌었다. 

연장전에서 리드를 잡은 SK는 연장 13회 말 등판이 가능할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거듭됐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광현 역시 4차전 선발 등판 이후 2일 휴식 후 등판의 부담이 있었지만, 특유의 역동적 투구폼으로 강하게 두산 타자들을 힘으로 상대했고 삼진 2개를 곁들이며 팀의 승리를 지켰고 우승의 순간을 마지막에 지키는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극적 우승과 함께 SK는 하위 순위 팀의 반전 시리즈를 만들어내며 2018 시즌 챔피언의 이력을 남기게 됐다. 정규리그 1위 두산은 통합 우승으로 최강 두산의 시대를 열어가려 했지만, 4번 타자 김재환과 필승 불펜 김강률의부상 공백, 수석 코치였던 이강철 코치의 KT 감독 선임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등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두산 특유의 근성 있고 집중력 있는 야구를 하지 못하면서 SK에 이끌려 가는 한국시리즈를 하고 말았다. SK는 그들 특유의 홈런포를 앞세운 빅 볼 야구에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세밀함이 더해진 공격야구와, 한층 안정감이 높아진 수비,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 수 많은 가을야구를 경험한 베테랑들의 분전이 결합하면서 거함 두산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했다. 


SK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 시즌 후 팀을 떠나는 힐만 감독에게 외국인 감독 최초의 우승 감독의 영광을 안겼고 힐만 감독은 한. 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우승 감독이 되는 독특한 이력을 남기게 됐다. 여기에 긴 부상 재활을 이겨내고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 우승을 확정 짓는 투수가 되면서 또 다른 가을 전설을 만들었다. 이렇게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KBO 리그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남은 스토리를 양산했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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