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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 팀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타 팀을 압도하는 전력으로 선두를 질주했고 큰 위기 없이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위 SK와의 승차는 14.5경기로 엄청난 차이였다. 두산의 독주 탓에 올 시즌 순위 경쟁의 관심은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5위 경쟁에 모아질 정도였다. 그만큼 정규리그에서 두산은 강력했다. 

두산은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선수 자원과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구단 운영으로 장기 레이스에서 최적의 팀을 만들었다. 베테랑과 그들을 위협하는 신진 세력의 경쟁과 조화는 시즌 내내 팀 내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사실상 없었음에도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마운드도 단단했다. 특히, 선발 마운드는 리그 최강이었다. MVP급 활약을 한 외국이 투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강력한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시즌 내내 잘 이끌어주었다. 두산 선발 마운드의 중심이었지만, 올 시즌 부진했던 장원준, 유희관의 부족함은 이용찬, 이영하 등이 잘 메워주었다. 상대적으로 고심이 많았던 불펜진은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마무리 함덕주와 사이드암 박치국, 그밖에 젊은 투수들의 활약으로 경쟁력을 유지했다. 김승회와 이현승도 예전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보탬이 됐다. 






이런 투. 타의 조화 속에 두산은 빈틈을 보이지 않았고 순조롭게 정규리그를 보냈다. 두산은 올 시즌 통합우승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경쟁팀들의 전력이 약화됐고 두산은 변함이 없었다. 정규리그 1위를 조기에 확정하면서 한국시리즈 준비기간도 충분했다. 두산은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등 경기 감각 유지에도 신경을 썼다. 완벽하다 여겼던 준비였다. 

그사이 플레이오프는 내년 시즌 키움증권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뀌는 히어로즈의 선전으로 5차전의 접전이 펼쳐졌다. 그나마 두산에 대항마로 손꼽혔던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SK는 지쳐있었고 노수광이라는 재능 있는 리드오프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내야수비는 불안감을 플레이오프 기간 노출했고 타선도 기복이 있었다. 마운드 소모도 많았다. 모든 것이 두산의 우승을 예상케 하는 요소들도 가득한 한국시리즈였다. 

하지만 시리즈 흐름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두산은 정규 시즌과 달리 곳곳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우선 불펜진에서 필승 불펜 김강률의 공백이 예상보다 컸다. 마무리 함덕주까지 가는 과정이 힘겨웠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내세운 불펜 자원이 부족했다. 이는 경기 후반 뒷심 부족과 연결됐다.

여기에 4번 타자 김재환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김재환은 올 시즌 홈런과 타점 1위를 차지했고 리그 최고의 4번 타자였다. 김재환은 3차전부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타 출전을 위한 준비도 했지만, 의지와 달리 몸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3차전부터 4번 타자 없이 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두산은 양의지를 4번 타자로 기용하고 김재환의 자리는 외야수 정진호로 채웠지만, 중심 타자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없었다. 이는 한 방 능력이 있는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더 크게 했다.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 압축된 승부에서 4번 타자와 필승 불펜의 부재는 정규 시즌 이상의 악재였다. 이는 분명 경기력에 영향을 주었다. 이에 더해 두산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에서도 허점을 보였다. 두산은 매 경기 승부처에서 실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실책은 대부분 실점과 연결됐다. 오히려 정규 시즌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SK가 유격수 김성현, 2루수 강승호가 공. 수에서 맹활약하면서 시리즈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왔다. 

두산은 자신들의 강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고 SK는 강점은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했다. 정규 시즌과 전혀 다른 승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두산은 6차전 0 : 3으로 뒤지던 경기를 4 : 3으로 역전시키는 뚝심을 발휘하며 저력을 보였지만, 마무리 린드블럼 카드가 피홈런으로 무너지면서 어떻게 보면 마지막 기회를 잃고 말았다. 두산은 연장전까지 승부를 이어갔지만, SK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로 도전자의 입장에서 치렀던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픔을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의 유리함으로 털어내려 했다. 하지만 두산은 또다시 한국시리즈에서 패자로 남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을 공식적인 챔피언으로 기록하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두산은 정규리그 압도적 1위를 하고도 웃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정규리그 우승 팀의 자격으로 받을 포스트시즌 배당금으로도 아쉬움을 달랠 수 없는 두산의 한국시리즈였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승자가 되지 못했지만, 두산은 그동안 효율적인 팀 운영과 선수 육성 등으로 거품론이 일고 있는 FA 시장에서 구매자가 안되고도 최강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두산의 팀 운영은 타 팀에게도 좋은 본보기다 되고 있다. 지난 시즌 한용덕 수석 코치에 이어 올 시즌 이강철 수석 코치가 타 팀 감독으로 선임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두산은 분명 챔피언이었다. 한국시리즈 실패가 정규 시즌 우승의 가치를  흔들 수는 없다. 누가 뭐라 해도 두산은 최강팀의 자격을 성적으로 보여주었다. 내년 시즌에도 지금의 전력을 유지한다면 두산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두산으로서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아쉬움이 더 강한 팀이 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올 시즌 두산은 성공의 기억이 더 많다는 점이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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