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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FA 시장에 롯데가 파란을 일으켰다. 롯데가  KIA의 내야수였던 안치홍을 전격 영입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안치홍와 총 4년에 56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평범한 FA 계약이 아니었다. 롯데는 2년간 최대 26억원을 보장하고 이후 2년 계약이 연장되면 30억원이 추가되는 구조다. 

2년 후 구단과 선수는 계약 해지권을 가지게 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사용되는 옵트아웃 규정을 KBO 리그에서 처음 적용했다. 안치홍은 2년 후 롯데와 2년을 더할지 말지는 결정할 수 있고 연장을 하지 않는다면 자유계약 선수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때 안치홍은 자유계약 신분으로 보다 편하게 타 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 롯데 역시 2년 후 안치홍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1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하면 된다.

롯데는 장기 계약의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였고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하게 하면서 최대한의 기량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만들었다. 안치홍 역시 2년간의 활약으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2년간 뛰어난 활약이 이어진다면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할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복합하지만, 선수와 구단 모두 위험을 줄이고 가능성을 열어둔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안치홍 영입으로 롯데는 내야의 선수층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로 타 구단과 달리 수비력에 중점을 두고 유격수 자원 마차도를 영입했다. 손아섭, 민병헌 등이 지키고 있는 외야진 보다 상대적으로 허약한 내야진의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마차도를 영입했지만, 롯데의 내야진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곳이 많았다. 황재균 이후 주전 3루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2루수에 대한 고민도 여전했다. 이대호의 노쇠화와 채태인의 2차 드래프트 유출 이후 더 허전해진 1루수 역시 강하다 할 수 없었다. 군에도 돌아온 유망주 김민수와 2019시즌 상위 지명자인 고승민, 가능성을 보인 강로한, 호주 리그 질롱 코리아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대륙에 롯데 내야수 중 공수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신본기 , 롯데가 기대하는 한동희 등 자원이 있지만, 풀타임 주전으로 꾸준한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신본기 정도라 할 수 있다. 신본기 역시 2019 시즌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였고 이제 30살을 넘어선 중견 선수다. 

리빌딩에 중점을 둔다 해도 신예 선수들을 중용하기에는 기량에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중량감 있는 선수가 필요한 롯데였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LG의 오지환, KIA의 김선빈, 안치홍은 롯데가 관심을 가질만한 선수들이었다. 다만, 이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타팀 이적의 가능성이 크지 않았고 선수들 역시 잔류 의지가 강했다. 타 구단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FA 시장의 냉기류가 상황을 변화시켰다. 선수들과 원 소속구단의 생각 차이가 컸다. 협상은 예상과 달리 진척되지 않았다. 이는 타 구단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내부 육성이 대세인 흐름과 보상선수 유출 등 문제가 영입경쟁에 발목을 잡았다. 

롯데 역시 FA 시장 초기 이들의 영입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롯데는 포수 보강이 시급했다. 롯데는 FA 시장에 나와있던 이지영, 김태군에 관심을 보였지만, 롯데의 제안을 거절한 이들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한화에서 주전급 백업으로 활약하던 지성준을 2차 드래프트와 연관된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포수 보강의 목적을 달성했다. 롯데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담보할 수 있는 지성준 영입과 동시에 메이저리그 선수 출신인 한국계 미국인 콩거를 배터리 코치로 영입해 지성준 외에 나종덕, 정보근, 김준태 등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전에 없었던 독특한 방법으로 포수 보강에 성공한 롯데는 이후 선수 영입의 가능성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코치진과 프런트를 대폭 개편하며 내부 프로세스의 변화와 주력했다. 당장의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보다는 내부 육성 시스템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내부 FA 전준우, 손승락, 고효준과의 협상이 롯데에 더 큰 관심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는 반전의 영입으로 스토브리그를 다시 뜨겁게 했다. 롯데는 안치홍 영입으로 확실한 2루수 주전 선수를 확보했다. 안치홍은 2019시즌 부상이 겹치며 공격과 수비에서 그전 시즌보다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통산 타율 3할이 넘는 공격력을 갖춘 2루수다. 두자릿 수 이상의 홈런과 많은 타점을 양산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분명 매력적이다. 이제 30살이 되는 나이는 2019시즌의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할 수 있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롯데는 안치홍이 부진했다고 평가되는 2019시즌의 0.305의 타율을 기반으로 한 공격력만 보여주어도 팀 타선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타자에 보다 유리한 홈구장인 사직 야구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2 계약으로 안치홍이 보다 더 강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시즌에 임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롯데는 안치홍을 주전 2루수로 하고 유격수였던 신본기를 3루로 돌려 내야진을 강화할 수 있다. 신본기는 유격수와 2루수도 가능하다. 외국인 타자 마차도의 부진과 부상에 대비할 수 있다. 롯데는 마차도, 안치홍 유격수 2루수 라인에 신본기 3루수로 짜임새 있는 내야진을 구성하게 됐다. 3루 수비에 약점이 있는 신예 한동희를 1루수로 자주 활용하며 그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여기에 김민수, 강로한, 김대륙 등이 백업으로 나선다면 내야의 선수층은 크게 강화될 수 있다. 주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타격을 하는 고승민의 외야 전환도 본격 추진할 수 있다. 

이렇게 롯데의 안치홍 영입은 롯데에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를 위해 누구도 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과정과 방법을 활용했다. 성민규 신임 단장이 주도하는 롯데의 변화와 혁신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물론, 이런 변화가 단숨에 롯데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여전히 롯데 마운드 등 전력의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내부 FA 전준우와 손승락, 고효준과의 계약도 결말을 맺어야 한다. 아직은 롯데의 변화 프로세스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창의성을 보여주며 뉴스메이커로 자리한 건 분명하다. 앞으로 롯데가 어떤 뉴스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게 한다. 2019시즌 무기력하고 무능해 보였던 구단의 모습은 분명 아니다. 앞으로 롯데의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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