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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를 준비하는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롯데는 큰 기대를 받았던 팀이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지만, 선수들의 면면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구성이었다. 여기에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자원을 추가하고 예상치 못했던 FA 안치홍을 영입해 내야의 공격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수비가 뛰어난 유격수 마차도를 외국인 야수로 영입할 수 있었다. 

롯데는 큰 변화가 함께 전력 보강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개막 5연승을 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변화가 성적과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롯데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최종 성적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5할 승률에 거의 근접한 성적이었지만, 9위와 10위 팀의 최악의 부진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승률은 큰 의미가 없었다. 롯데는 8월과 9월 반전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다시 주저앉으며 5할 승률도 지키지 못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시즌이었다. 

이런 롯데의 결과는 팀 주력 선수들의 활약도를 다시 한번 살피게 하고 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총 연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연봉과 비례하지 않았다. 그동안 FA 선수에 대한 투자 대비 효율성을 다시 한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롯데 야수진의 주력을 이루는 선수들은 FA 계약을 체결한 5인이다. 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대호를 시작으로 외야 3인방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에 올 시즌 FA로 영입한 안치홍이 그들이다. 모두 리드에서 쌓아온 성적이 있고 높은 레벌의 선수인 건 분명하다. 다만, 그들이 받는 연봉 대비 활약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올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4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뛰어난 활약을 했다. 그와 같은 82년생 스타들이 하나 둘 은퇴를 선언하는 상황에서 이대호는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호는 0.292의 타율에 20홈런 110타점으로 여전히 뛰어난 생산력을 보였다. 팀에서도 이대호만 한 4번 타자감이 없었다. 2019시즌 에이징 커브 현상을 보이며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연봉 25억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나이에 따른 파워 저하도 분명했다. 이대호는 장타율이 2년 연속 5할에 미치지 못했다. 1루수로 꽤 많은 경기에 나선 탓인지 한여름 체력 저하 현상을 보였다. 그의 타격 지표는 시즌 초반 이후 내림세를 보였다. 10월 반등했지만, 시즌 초반의 위력은 아니었다. 이대호는 기동력에서 팀에 보탬이 되기 어려운 타자다 보다 많은 장타가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점점 수치가 떨어지고 내년 그 이후에도 내림세가 지속될 가능성이다. 

롯데는 이대호의 두 번째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가지는 상징성과 여전한 팀 공격에서의 비중을 고려하면 재계약이 필요하지만, 언제까지 이대호에 의존할 수 없다. 4년간 총액 150억원의 계약했던 이전의 계약보다는 크게 낮은 계약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 롯데는 앞으로 이대호에 대한 비중을 낮춰야 하고 그에 맞는 계약을 할 필요가 있다. 이대호와 롯데가 어느 정도 선에서 접점을 찾을지 협상이 쉽게 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내년 시즌 FA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올 시즌 두 선수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2010 시즌부터 이어진 3할 타자의 기록이 깨지며 주춤했지만, 올 시즌 0.352의 고타율로 마지막까지 타율왕 경쟁을 했다. 많은 안타를 양산하는 선수답게 190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11홈런 85타점으로 중심 타자 다운 활약을 했다. 지난 시즌 부진을 잊게 하는 성적이었다. 

롯데는 손아섭을 주로 2번 타순에 기용하며 강한 2번 타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무엇보다 손아섭은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했다. 뛰어난 타격에 높은 출루율과 득점권 타율, 우익수로서 수비 능력도 뛰어났다. 공수주에서 손아섭의 롯데 중심 선수로 손색이 없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은 생애 첫 타율왕 타이틀을 놓쳤다는 것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손아섭이 두 번째 FA 자격을 앞둔 내년 시즌에도 이런 흐름을 이어간다면 지금의 4년간 98억원에미치지 못하겠지만, 또 한 번의 대형 계약도 가능해 보인다. 지금까지 손아섭의 FA 계약은 성공적이다. 

민병헌은 상황이 다르다. 민병헌은 프랜차이즈 선수는 아지만, 올 시즌 팀 주장으로 롯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민병헌은 두산 시절 뛰어난 수비와 기동력, 순도 높은 공격력을 두루 갖춘 선수였다. 그가 2017 시즌 이후 FA 시장에 나오자 외야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민병헌의 행선지는 가능성이 낮았던 롯데였다. 롯데는 내부 FA 강민호가 전격적으로 삼성과 계약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강민호를 대신할 FA 선수 영입을 시도했고 민병헌과 4년간 80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미 손아섭, 전준우라는 국가대표급 외야수가 있었고 나머지 한자리도 김문호 등으로 채울 수 있었다. 민병헌 영입은 중복 투자라는 우려가 컸다. 계약 조건도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상당했다. 롯데는 강팀 두산에서 쌓은 민병헌이 경험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민병헌은 한 차원 높은 수비 능력으로 롯데 외야진 수비를 강화하고 입단 3년 차에 주장으로 선임될 만큼 리더십도 보여주었다. 문제는 FA 영입 후 매 시즌 부상 등 이유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고 올 시즌에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민병헌은 올 시즌 0.233의 타율에 2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연봉 대비 활약은 극히 미미했다. 롯데는 타격 부진에 빠진 민병헌을 1군에서 제외하지 않고 함께했지만, 민병헌은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대수비로 주로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뛰어난 주루 능력이 있는 민병헌은 롯데 테이블 세터로 적격이었지만, 그 타격 부진으로 출루를 못하는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다. 

1루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정훈이 활약이 없었다면 민병헌의 빈자리는 훨씬 커 보일 수 있었다. 바꿔 말하면 그의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내년 시즌 민병헌의 주전 확보를 장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민병헌으로서는 반등이 절실하다. 올 시즌 부진이 반등을 위한 자극제가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올 시즌 FA 계약을 한 전준우는 많은 나이와 크게 냉각된 FA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평가 절하된 불운한 FA였다.전준우의 4년간 최대 34억원의 계약은 손아섭, 민병헌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활약은 이들 못지않았다. 전준우는 타율은 0.279에 머물렀지만, 팀 내 가장 많은 26개의 홈런과 96타점을 기록했다. 낯선 포지션인 1루수 변신을 위한 준비를 할 정도로 팀에 대한 높은 애정을 보였다. 시즌 후반기 타격감이 떨어진 간 아쉬웠다. 

하지만 전준우는 중심 타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 내년 시즌 이대호가 4번 타자 자리를 내려놓는다면 새로운 4번 타자로 후보 1순위가 될 수 있는 전준우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한 득점권 타율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들과 함께 또 다른 FA 계약 선수 안치홍은 아쉬움이 가장 컸다. 안치홍은 2년 후 상호 계약 해지권을 가지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옵트아웃 계약으로 주목받았다. 안치홍은 올 시즌 2루수로서 부족한 수비 능력과 함께 한때 KIA의 중심 타자로 활약할 정도의 타격 능력을 함께 보여줘야 했다.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안치홍은 0.286의 타율에 8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4년간 최대 56억원을 받을 수 있는 그로서는 크게 부족한 성적이었다. 부상이 겹치면서 풀타임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실책 14개로 2루수 수비도 아쉬움이 있었다. 

안치홍은 시즌을 대비해 감량을 하고 시즌을 대비했었다. 시즌 중 14개의 도루로 롯데에 부족한 기동력을 채워주기 했다. 하지만 연봉 대비 활약은 아쉬움이 있었다. 오히려 시즌 후반기 안치홍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떠오른 오윤석에게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내년 시즌 후 재 평가를 받아야 하는 안치홍으로서는 위기감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롯데 FA 선수 5인의 활약은 상호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기에 팀 하위권 성적과 함께 거론될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다.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들이 롯데 야수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최근 선수 활약의 가성비를 크게 평가하는 분위기고 선수 육성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고액 연봉 선수에 대한 평가 기준은 더 깐깐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올 시즌 롯데 FA 선수 5인의 전체적인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올 시즌부터 롯데는 육성 시스템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성적도 함께 잡으려 했지만, 결과는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세대교체는 팀 내 비중이 절재적인 FA 선수들의 존재감으로 한계점이 있었다. 내년 시즌 반등하지 못한다면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안팎에서 거세질 수 있다. 즉, FA 선수 5인은 올 시즌에 대한 결과를 더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롯데 역시 FA 선수 5인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선수 육성을 통해 미래까지 담보할 수 있는 구단 운영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에게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큰 고민거리가 더해진 느낌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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