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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와 SK의 2위 싸움에서 누가 더 유리한가 하는 만들이 많습니다. 롯데보다 5경기를 더 남겨둔 SK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도 있고 무승부가 더 많은 롯데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경기수가 더 많은 SK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근 SK의 분위기도 침체를 벗어난 상태고 부상선수들도 속속 돌아오고 있습니다. SK의 가을야구 DNA가 작동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SK가 유리하다는 전제는 롯데보다 4경기를 더 승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기수가 많은 만큼 체력소모는 크고 부담이 큰 경기를 많이 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펜의 힘에 절대 의존하는 SK이기에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그들에게 중요합니다. 현재의 전력투구가 실패한다면 SK의 가을야구는 험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요일 경기에서 마음 급한 SK가 최하위 넥센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가장 믿을만한 선발 투수인 고든이 나섰고 전날 대승을 한 좋은 흐름도 있었지만 하나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넥센의 베테랑 투수 김수경의 투구에 철절히 막힌 SK는 0 : 5 팀 완봉패로 전날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2위로 가는길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습니다.

경기전 분위기는 SK것이었습니다. SK는 2위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선발투수 고든은 후반기 SK 마운드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였습니다. 반면 넥센은 최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삼성과의 3연전에서 연속 완봉패 당하면서 팀 분위기는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사실상 최하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선수들의 의욕도 크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넥센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워주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김수경의 선발 등판이 그것이었습니다. 넥센 선수들은 이전 몇 경기와 달리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베테랑 투수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습니다. 넥센 선수들의 공수에 걸친 지원은 2년의 세워을 넘어 김수경에게 1승을 안겨주었습니다.

김수경은 과거 현대시절 팀의 전성기를 이끈 젊은 영건이었습니다. 현재 넥센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중 우승의 영광을 맛본 몇 안되는 선수중 한 명입니다. 그와 함께 했던 선수들 대부분은 은퇴하거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습니다.

현대 시절 영광을 뒤로 하고 김수경은 2년간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김수경은 잦은 부상과 이에 따른 구위저하로 심각한 부진에 빠져이었습니다. 그에게 승리를 머나먼 이야기였습니다. 팀의 대표하던 투수는 1군보다 2군, 재활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그 사이 김수경은 30을 훌쩍 넘은 베테랑 투수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재활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 성과가 없었습니다. 떨어진 구속은 그에게 큰 고민이었습니다. 직구의 구속 저하는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을 반감시켰습니다. 대표적인 파워피쳐였던 김수경이었지만 떨어지는 스피드는 그를 평범한 투수로 만들었습니다. 단조로운 볼 배합은 더 이상은 선발로서 긴 이닝을 버티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좌절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팀내 최고 투수에서 밀려났고 은퇴를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 큰 상실감이 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수경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불펜 투수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기나긴 2군 생활도 감수했습니다. 다시 한번 마운드에 우뚝 서고싶은 강한 의지가 그를 견디게 만들었습니다.

김수경은 파워피처를 버리고 기교파 투수로 변신을 모색했습니다. 그 변화는 그의 부활을 이끌었습니다. 삼진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타이밍 뺏는 투구로 전환하면서 김수경은 길을 찾았습니다. 후반기 김수경은 넥센의 선발투수로 돌아왔고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습니다.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고대하던 시즌 첫 승을 얻지 못했지만 재기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수요일 김수경은 갈길 바쁜 SK를 상대로 감격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상대 타자들의 집중력이 어느 때 보다 높았고 에이스 투수와 맞서는 부담이 있었지만 김수경은 초반부터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시종일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투구했습니다. 낮게 깔리는 제구와 타이밍을 조절하는 투구는 SK 타자들의 방망이에 좀처럼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6.1이닝 3피안타 무실점, 성공적인 부활투였습니다. 볼넷은 단 1개였고 탈삼진도 5개를 기록했습니다. 초반 자신감을 얻은 김수경은 과감한 몸쪽 승부까지 펼치면서 SK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SK타선은 김수경 공략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어렵게 경기를 이끌어가야 했습니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오히려 선수들의 몸을 더 무겁게 만들었고 김수경의 관록투에 휘말리게 만들었습니다.




김수경의 호투는 부진했던 타선도 힘을 내게 만들었습니다. 넥센 타선은 3회부터 7회까 매 이닝 1득점 하면서 5점을 얻었습니다. 집중력이 아쉽기 했지만 김수경의 호투를 뒷받침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SK 선발 고든은 경기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진했습니다. 대량 실점은 막아냈지만 4.1이닝 8피안타 3실점의 투구는 SK 벤치에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승리가 절실한 SK는 고든을 조기에 교체하고 선발 요원인 이영욱을 5회초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영욱 역시 2실점 하면서 실점을 막고 반격을 하려는 SK 계획은 차질을 빚고 말았습니다. SK는 이후 최근 내용이 좋은 불펜투수 박희수까지 조기 투입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타선은 어제의 폭발력을 보이지 못하고 침묵했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어떠한 힘도 보이지 못했습니다. 넥센은 김수경에 이이 이보근이 6회 위기를 넘겨주었고 8회말 만루 위기에서는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투입하면서 승리를 확실히 지켜냈습니다. 결국 SK는 타선의 침체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승리의 기회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넥센으로서는 후반기 연패를 끊었고 SK 홈구장은 문학경기장 연패도 함께 끊었습니다. 여기에 팀의 베테랑 투수 김수경의 부활투과 값진 1승은 승리의 가치를 더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위권에서 멀어진 넥센이었지만 의미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넥센전 패배로 SK의 시즌 운영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넥센전 전승 후 우승 확정이후 집중력일 떨어진 삼성을 상대로 호성적을 기대했던 SK는 남은 일정에 부담이 커졌습니다. 선발 고든의 투구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것도 불안감을 더 크게 하고 있습니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반갑긴 했지만 수요일의 경기력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할 만큼 떨어져 있었습니다.

경기수가 많은 만큼 더 많은 경기를 꼭 이겨야 한다는 것이 선수들의 의지를 강하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부담이 될수도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선수들을 강하게 짓누를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과제가 된 느낌입니다. 아쉽게 2위 탈환의 기회를 놓친 SK로서는 삼성과의 4연전에 전력을 쏟아야 할 입장입니다.

롯데와 SK의 2위 싸움은 어느 누구도 크게 앞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경우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셈법을 함께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누가 가을야구를 향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 2위 싸움은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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