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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에게 9월 30일 경기는 그 의미가 각별했습니다. 얼마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롯데의 레전드, 고 최동원 선수를 추모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2위 자리를 더 확실히 굳힐 수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중요한 일전에서 롯데는 두산을 6 : 3 으로 제압하면서 경기의 의미를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경기전 선수들의 각오는 상당했습니다. 고 최동원 선수의 추모식과 영구 결번식은 선수들의 의지를 높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84년 롯데 우승의 주역이었고 롯데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였던 최동원, 하지만 그는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지 못했습니다. 긴 세월이 흘러서야 그토록 바랬던 고향팀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영구 결번은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너무나 늦었지만 그의 등번호 11번은 구장 한편에 자리를 잡았고 영원히 팀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레전드의 힘이 함게 했기 때문인지 롯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면서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는 사도스키, 두산은 신인 안규영이 선발투수로 나섰습니다. 분명 선발 마운드는 롯데가 높았습니다.

예상대로 롯데 타선은 두산의 신인 투수에서 프로의 매운맛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는 1회말 공격에서 부터 4득점 하면서 경기 흐름을 가지고 왔습니다. 두산의 안규영은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가지고 롯데 타선과 당당히 맞섰습니다. 구위는 위력이 있었습니다. 고전할 수 있는 구위였습니다. 하지만 신인 투수의 경험 부족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롯데는 홍성흔의 1타점 적시타와 강민호의 3점 홈런으로 가볍게 4득점했습니다.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노림수가 적중했습니다. 거의 모든 투수가 불펜에 대기하는 롯데에게 초반 4득점은 큰 점수였습니다. 롯데의 낙승이 예상되던 경기는 의외의 변수가 나오면서 접전양상으로 변했습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생각지 못한 난조는 롯데를 긴장시켰습니다. 사도스키는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등판이었지만 평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이전보다 공의 구위나 제구가 떨어졌습니다. 긴 투구 간격이 컨디션 유지에 악영향을 준것으로 보였습니다. 두산 타선 역시 초반부터 사도스키를 공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회초 나온 신예 윤석민의 3점 홈런은 여유있는 리드를 근소한 리드로 바꿔놓았습니다.

롯데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포스트 시즌과 같은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사도스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었습니다. 롯데가 빼든 카드는 장원준의 조기 투입이었습니다. 경기전 공언한데로 롯데는 선발투수들을 불펜에 대기시킨 상황, 초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미련없이 투수를 교체했습니다.

올 시즌 처음 불펜 투수로 등판하는 장원준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도스키의 초반 난조는 준비할 시간을 부족하게 만들었습니다. 항상 경기 초반이 불안했던 장원준이었습니다. 선발 투수 2명을 투입하고도 더 어려운 경기를 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원준은 역시 팀의 에이스였습니다. 장원준은 2회 2사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이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등판일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고 한껏 분위기가 고조된 두산 타선을 잠재웠습니다. 수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장원준 이 마운드를 안정시키면서 롯데는 두산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기 흐름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2회말 나온 이인구의 2점 홈런은 불안한 리드를 다시 확실한 리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손아섭이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의 선택은 이인구였습니다. 투지가 좋은 황성용 대신 선택된 이인구 카드는 중요한 순간 적중했습니다. 변화구에 대한 노림수가 통하면서 소중한 추가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롯데 벤치의 선수 기용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경기는 예상외의 투수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롯데는 장원준의 호투로 실점을 막았고 두산은 신예 선수들의 선전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두산의 안규영은 홈런 2개를 허용하면서 6실점 했지만 이후 빼어난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초반에 무너질 것 같았던 그의 투구는 5.1이닝 까지 이어졌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안규영 이후 두산은 좌완 정대현, 이어 던진 서동환이 호투하면서 마지막 까지 추격의 가능성을 남겨두었습니다. 롯데는 추가 득점의 찬스가 있었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홈런 2개가 큰 힘이 되었지만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했습니다. 경기에 대한 부담이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4번 이대호는 타점을 올릴 기회를 여러차례 맞이했지만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경기에 대한 비중이 큰 만큼 의욕은 높았지만 평소와 달리 타격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서두르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두산의 베터리는 이를 잘 활용했고 이대호는 무안타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중반 이후 타선은 침묵했지만 장원준의 투구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7.1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개인적으로 15승을 달성하는 기쁨도 함께했습니다. 특급 투수의 기준인 15승을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이루어낸 것입니다.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장원준은 이를 극복했고 가장 중요한 순간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레전드를 추모하는 경기를 승리하면서 경기의 의미도 높이고 2위 싸움에서의 우위도 함께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롯데가 바랬던 것이 모두 이루어진 경기였습니다. 금요일 승리로 롯데는 한결 유리한 입장에서 남은 경기를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은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둔다면 2위를 거의 확정지을 수 있고 1승만 더 추가한다해도 2위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2위 싸움과 함께 프로야구 정규리그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1위 삼성외에는 아직 상위권 순위는 미확정입니다. 롯데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롯데에게 큰 힘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레전드의 등번호 11번이 사직구장에서 함께 하게 될 남은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에서 롯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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