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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던 KIA와 SK는 2차전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양팀 투수들의 투구도 좋았지만 타자들의 결정력이 절대 부족했습니다. 양팀은 적시타 부재속에 답답한 경기를 공유했습니다. 어느 팀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못했습니다. 잔루를 주고 받던 경기는 결국  11회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SK의 3 : 2 끝내기 승리로 마감되었습니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타격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1차전에서 타격감을 조율한 타선이 한층 더 활발한 공격을 펼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여기에 KIA의 로페즈, SK의 송은범은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못했습니다. 부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투수들이었고 이닝 소화 능력에도 의문이 있는 선발 등판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두 선발 투수들은 호투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 답게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양팀 타자들은 승리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부담감은 찬스에서의 잇단 범타로 이어졌습니다. 타격전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두 선발 투수들은 수 차례 고비를 잘 넘기면서 나란히 6이닝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KIA가 주도했습니다. KIA는 1회초 이용규의 안타 출루와 도루, 나지완의 적시타로 가볍게 한 점을 선취했습니다. 전날 9회 극적인 만루홈런으로 1차전을 잡아낸 기세를 이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5회초에서는 후반기 내내 부진하면서 하위 타순으로 밀려있던 최희섭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면서 경기 흐름을 KIA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4번 타자 최희섭의 한 방은 리드를 더 공공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팀 전체 사기에 큰 플러스 요인이었습니다. 여기에 선발투수 로페즈까지 우려와 달리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면서 KIA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실점 이후 SK는 지난 시즌 우승팀의 저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5회말 부상에서 돌아온 박재상의 3루타로 1점을 추격한 SK는 7회말 대타 안치용의 솔로 홈런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후반기 팀 타선을 이끌었지만 기복이 심한 타격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맞이했던 안치용은 또 한번 팀을 구하는 홈런으로 난세의 영웅이라는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홈런 한개씩을 주고 받으면서 동점이 된 경기는 이후 불펜 싸움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양팀의 선발 투수 모두 80개 이상의 투구수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7회부터 불펜이 함께 가동되었습니다. 같은 불펜 투입이었지만 KIA는 불펜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로페즈가 예전같이 120개를 너끈히 던지는 이닝이터가 아닌 현실이 KIA에게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이러한 부담감은 다소 무리한 불펜 소모로 연결되었습니다. KIA는 7회말에만 양현종, 손영민, 한기주를 차례로 등판시켰습니다. 위기의 순간 불펜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불펜의 소모는 한기주 다음 카드를 고민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 고민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애매하게 했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만 안된 상황에서 한기주는 포스트 시즌의 중압감을 홀로 짊어져야 했습니다.

한기주는 컨트롤 난조로 볼넷 5개를 주긴 했지만 위기를 넘기면서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SK 타선의 결정력 부족도 큰 원인이었지만 위기의 순간 한기주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뒤를 받칠 불펜 중 심동섭은 경험에서 유동훈은 구위에서 김진우는 경기경험에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황, KIA 벤치는 한기주만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한기주가 홀로 KIA 불펜을 지키는 사이 SK는 박희수, 정대현,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승리 불펜조를 차례로 올리면서 KIA 타선을 확실히 틀어막았습니다. 초반 득점에 성공했던 KIA의 타선은 후반 SK 불펜에 크게 고전했습니다.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도 타선의 후반 흐름은 좋지 못했습니다. 이따금 주어진 찬스에서 결정력이 없기는 KIA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경기는 계속된 잔루 공방속에 연장승부로 이어졌습니다. 불펜의 여유가 있는 SK쪽으로 경기 분위기는 기울어져 갔습니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거듭 놓치면서 아쉬움이 이닝을 이어가던 SK는 11회말 노장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힘겹게 반격의 1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한기주는 기대 이상의 호투로 긴 이닝을 소화했지만 무리가 있는 투구였습니다. 힘이 떨어진 한기주는 11회말, 볼넷 2개로 만루위기를 자초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KIA 벤치는 끝까지 한기주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쉬운 끝내기 패배였습니다. 이호준의 타구는 빚맞았지만 투수키를 넘기는 절묘한 코스의 땅볼이었고 SK는 승리에 환호할 수 있었습니다.

KIA는 1차전 에이스 대결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중심 타자 최희섭이 홈런 포함 2안타로 그 역할을 해주었다는 점은 큰 위안이었습니다. 한기주가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한기주 카드에 대한 활용도를 높였다는 것도 한 가지 수확이었습니다. 반면 SK는 타선의 심각한 집중력 부족에도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양팀 모두 타선의 부진탈출이라는 공통의 숙제를 안고 다음 경기에 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승패와 관계없이 양팀의 잔루 공방전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플레이오프까지 염두에 둔다면 5차전의 승부는 양팀 모두 바라는 바가 아닐 것입니다. 타격 부진이라는 공통의 숙제를 먼저 풀어내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부진한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 회복이 더 절실해졌습니다.

이제 준 플레이오프는무대를 광주로 옮겨 경기가 이어집니다. 1, 2차전을 통해 상대 약점은 이미 다 파악된 상황,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입니다. 양팀 모두 4차전 내에서 승부를 결정짓고 싶은 상황에서 광주 2연전은 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두 팀은 괴롭지만 그 승자를 기다리는 롯데가 살짝 미소지을 수 있는 상황임에 틀림없습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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