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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SK의 8 : 0 일방적 승리였습니다. 3차전 승리로 기세가 오른 SK 선수들은 공수에서 활기가 넘쳤고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반면 KIA 선수들은 기 싸움에서 밀린 모습이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을 하루 일찍 투입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지만 믿었던 윤석민이 초반에 무너지면서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경기 초반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KIA는 내일이 없었습니다. 4차전을 이겨야 5차전을 기약할 수 있는 상황,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윤석민밖에 없었습니다. 1차전 빛나는 역투를 펼쳤던 윤석민에게 또 한번의 호투를 기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덜 쉬고 등판한다는 것은 큰 불안 요소였습니다. 1차전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생길정도로 역투를 했던 그에게 무리가 가는 등판이었습니다.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윤석민의 구위는 1차전 보다 떨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반감되어 있었습니다. 부담탓인지 제구도 정교하지 못했습니다.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던 SK 타선은 윤석민의 초반 공략에 성공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윤석민은 3회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조기 강판 당하고 말았습니다. KIA의 마지막 보루가 허무하게 무너진 것입니다.




SK타자들의 방망이는 구위가 떨어진 윤석민의 메섭게 몰아붙였습니다. 무안타에 시달리던 최정의 2타점 적시타는 팀 전체의 사기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믿음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중심 타자의 부활은 팀 타선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후 SK는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추가점을 차곡차고 쌓아나갔습니다.

KIA는 윤석민의 강판 이후 한기주, 트레비스 등 쓸 수 있는 불펜 카드를 모두 사용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등판하는 투수들 대부분이 실점을 허용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타선 마저 침묵을 지키면서 무기력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차전 무득점의 타선은 4차전에서도 득점에 실패하면서 2경기 연속 팀 완봉패의 수모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 SK는 타선의 폭발과 함께 신인 윤희상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면서 쉽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습니다. 윤희상의 투입은 응수타진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선발투수라기 보다 먼저 나온 투수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조기 불펜 투입을 염두에 둔 기용이었습니다. 3이닝 정도를 예상했을 윤희상의 투구는 7회 1사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최고 투수 윤석민과의 대결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윤희상은 여유가 있었고 대담한 투구를 했습니다. 신인 답지 않게 위기에서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KIA 타선이 초반 흔들리던 윤희상을 상대로 2회말 만루 찬스를 무산시킨 것은 젊은 투수의 기를 더 살려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윤석민 무너지면서 리드를 빼았긴 KIA 타선은 성급한 공격이 이어졌고 윤희상의 거침없는 투구에 말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SK는 추가 점을 계속 쌓아가는 타선의 힘과 기대하지 않았던 윤희상의 호투를 바탕으로 불펜까지 아낄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를 승리한 것은 물론이고 또 한명의 선발 요원을 얻었다는 것이 SK 에게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렇게 SK가 그들의 저력을 발휘했던 것과 반대로 KIA는 2,3,4차전을 허무하게 내주면서 가을야구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로 라인업은 정상 가동되었지만 그 선수들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습니다. 힘을 잃은 타선은 시리즈 내내 KIA를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윤석민 외에 믿을만한 선발요원이 없었고 불펜은 너무 불안했습니다. 벤치의 투수 운영도 아쉬웠습니다.

결국 KIA는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했지만 후반기 하향세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깨진 팀의 조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김진우, 한기주라는 두 거물 투수들이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 그마나 위안이었습니다.




SK는 가을에 강했습니다. 그들은 절대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좋게 깨뜨렸습니다. 가을만 되면 몇 배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가을야구 DNA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안팍의 비난에 시달렸던 이만수 야구도 어느 정도 정착된 느낌이고 갑작스런 감독 교체로 혼란스러웠던 선수들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는 부상 선수들의 투혼까지 끌어내면서 팀을 강하에 만들었습니다.

4차전 승리로 SK는 3일간의 귀중한 휴식 시간을 얻었습니다. 불펜도 힘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리즈 내내 철벽의 모습을 보였던 SK 불펜이었지만 다소 무리가 있는 등판이었습니다. 하지만 3일의 휴식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에이스 김광현을 시작으로 송은범, 고든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정상 가동할 수 있게된 것도 SK의 플레이오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3차전 부터 살아난 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타격감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3번타자 최정이 4타점을 기록하면서 완전히 살아났고 또 한번 아끼는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4번타자 박정권은 가을에 강한 그의 모습을 다시 재현하고 있습니다. 난세의 영웅 안치용은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 외 선수들도 안타를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습니다.

이런 SK를 기다리고 있는 롯데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4경기를 먼저 한 SK가 힘든것은 사실이지만 투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기세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SK의 상승 분위기는 롯데를 부담스럽게 할 것입니다. 4차전을 대승으로 이끌면서 SK는 전력의 소모를 막았습니다. 경기감각 또한 롯데보다 앞서 있습니다. 무엇보다 SK 선수들 대부분이 롯데전에 큰 자신감이 있습니다.

기다림을 즐기던 롯데로서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좀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오프 초반 경기감각을 회복하지 전에 SK의 기세에 밀린다면 허망한 시리즈가 될 가능성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만 되면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 그들만의 가을야구 DNA가 살아난 SK는 시즌 후반기 흔들리던 SK가 절대 아닙니다.

이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로 무대가 옮겨집니다. 두 팀은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을 펼칩니다. 2위 롯데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SK는 절대 열세의 전망을 이겨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SK의 저력은 플레이오프의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나타났던 답답한 타선 대결이 없을 것임을 의미합니다.

롯데와 SK, 올 시즌 그들의 입장은 뒤바껴있습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것이 이어질지 또 한번의 반전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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