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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로야구는 이제 마지막 한국시리즈만을 남겨두었습니다. 그 무대를 장식할 두 팀은 삼성과 SK로 정해졌습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 만났던 팀이 마지막 승부에서 다시 재회한 것입니다. 똑같은 팀의 재회지만 이들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껴있습니다. 여유있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과 준 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의 접전을 뚫고 올라온 SK는 지난해 이맘 때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양팀의 대결은 SK의 4승 0패 완승이었습니다. 그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의 피말리는 5차전 승부를 마치고 올라온 삼성은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반면 SK는 철저한 준비로 한국시리즈를 대비했고 축적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기감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고 SK는 4경기 내내 전력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삼성은 주전들의 잦은 부상속에 어려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4강 진출도 어렵다는 평가에도 삼성은 젊은 선수들이 크게 성장하면서 여름부터 완전 다른팀이 되었습니다. 후반기 무서운 승세로 삼성은 2위로 가을야구에 초대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모두 소진한 삼성은 SK를 상대할 힘이 없었습니다. 결국, 홈구장에서 원정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보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올 시즌 삼성은 지난 한국시리즈의 SK와 같은 위치에 서있습니다. 갑작스런 선동열 전 감독의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시작했던 삼성에게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구축된 젊은 라인업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의문이었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 여부도 큰 변수였니다.

삼성의 변화는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젊은 타자들은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고 타선은 더 강해졌습니다. 오승환을 축으로한 불펜은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은 견고함을 유지했습니다. 후반기 가세한 두 명의 외국인 투수는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팀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투타의 조화속에 후반기 내내 여유있는 1위 자리를 유지했던 삼성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의 치열한 승부 와중에 삼성은 힘을 비축했고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즌중 부상으로 이탈했던선수들이 속속 복귀했고 강점인 마운드는 더욱 더 단단해졌습니다.

투수진의 경우 선발과 불펜 모두 차고 넘치는 자원때문에 고민을 해야할 정도의 전력을 구축했습니다. 타선 역시 올 시즌 급성정한 4번 최형우를 축으로 신구, 좌우, 스피드와 힘이 결합한 라인업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잔 부상에 시달리던 선수들이 이를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고질적인 부상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 긴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한 것은 투타에 걸쳐 큰 플러스 요인입니다.

삼성은 객관적 전력의 우세에 충분한 휴식, 상대를 분석할 시간까지 얻으면서 한국시리즈를 철저하게 대비했습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완패의 수모를 안겨준 SK에 설욕하기 위한 선수들의 각오도 대단합니다. 갑작스럽게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삼성의 레전드 장효조 2군 감독에게 우승을 바치려는 염원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어줄것입니다.

삼성으로서는 지쳐있는 SK를 상대로 우세를 확신하는 분위기입니다. 내심 시리즈 초반부터 힘으로 SK를 압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객관적 열세를 딛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SK지만 9경기를 그것도 최선을 다한 경기를 한 것은 큰 부담입니다. 롯데와의 5차전 승부는 그 어느 때 보다 힘들었습니다. SK 야구를 지탱하는 중요한 힘인 불펜진의 소모가 극심했습니다.

선발진 역시 에이스 김광현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송은범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수 고든은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없음이 나타났습니다, 새롭게 발굴된 신예 윤희상 역시 구질이 노출되었고 부담이 큰 승부에서 계속 호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또 다른 외국인 투수 글로버는 결국 팀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막강 삼성 투수진에 맞서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이러한 열세를 이겨내기 위해 SK는 상승세라는 무형의 전력에 기대야할 입장입니다. 여기에 최강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선수들의 의지와 집중력이 결합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SK는 두 번의 시리즈에서 열세를 극복했고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시즌 들어 SK는 경기를 치를수록 그들의 저력을 되찾았고 점점 더 강해지는 모습입니다.

특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SK의 힘을 정말 대단했습니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과 한 수 앞선 경기운영으로 힘의 열세를 극복했습니다. 경기를 치르면서 주력 타자들의 컨디션도 정점에 올랐습니다. 1번 정근우는 삼성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를 만큼 그 역할을 100% 수행했습니다. 정근우의 출루는 상대팀에서 큰 골치고리였고 후속 타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4번 박정권은 벤치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하면서 가을남자의 면모를 되찾았습니다. 롯데와의 5차전에서 박정권은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이 외에도 SK는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베테랑들이 공수에서 투혼을 발휘하면서 객관적인 전력열세를 뒤집었습니다. 포스트 시즌을 통해 SK는 역시 SK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SK의 가을야구 노하우는 삼성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SK의 흔들기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의외로 고전할 수 있습니다. 떨어진 경기감각을 빨리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시리즈 초반 분위기를 빼았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삼성이 가지지 못한 노련함과 관록을 SK는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이 안심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들입니다.

하지만 9경기를 더 치른 것은 SK에게 큰 부담입니다.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실제 롯데와의 경기에서 불펜의 힘이 점점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타선의 폭발로 5차전을 잡아내긴 했지만 승리 불펜조는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나름 이닝과 투구수를 조절했다고 하지만 공 한개 한개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포스트시즌에서 힘의 소모는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SK로서는 삼성보다 앞선 단기전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길 경기과 질 경기를 구분하는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력의 약세를 극복하려 할 것입니다. 실제로 SK는 1차전 선발로 프레오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고효준을 내세웠습니다. 긴 승부를 염두에 둔 투수기용입니다. 의외성이라는 변수와  함께 삼성의 좌타선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하더라도 불펜을 아끼면서 다음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골리앗은 SK였고 삼성은 다윗이었습니다. 삼성은 신화에 나온 다윗이 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시리즈는 그 역할이 뒤바껴있습니다. 누가봐도 삼성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입니다. 반면 SK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을야구 DNA를 바탕으로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의 기적을 만들려 할 것입니다. 

과연 두팀의 대결이 그 역할만 바뀐 지난 시즌의 재판이 될지 아니면 올해 포스트시즌의 코드인 혼전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건 두 팀 모두 전력의 강함과 약함을 떠나 최선을 다한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마지막 승부, 어느 팀이 최후에 웃을 수 있을지 7차전의 승부는 이제 시작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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