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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은 팽팽한 투수전이었습니다. 양팀 타선은 갑작스러운 추위탓인지 상대 투수의 공에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거의 비슷한 이닝에 불펜을 가동한 양팀은 경기 내내 팽팽한 힘겨루를 벌였습니다. 결과는 삼성의 2 : 0 승리, 삼성은 막강 불펜의 위용을 뽐내면서 1차전을 가져갔습니다. SK 역시 최선을 다했지만 4회말 2실점을 끝내 극복하고 못했고 완봉패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 초반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습니다. 삼성은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한 외국인 투수 매티스를 SK는 가장 힘을 많이 비축한 교효준을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삼성 매티스의 등판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후반기 성적과 구위면에서 1선발이 기대되는 선수였습니다. 반면 SK 고효준은 바닥한 투수력을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선발 투수의 비중은 크게 차이가 있었지만 초반 양상은 투수전이었습니다. 매티스는 싱커 계열의 공으로 SK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습니다. 준비가 잘 된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맞선 고효준 역시 항상 문제가 되던 제구가 안정된 모습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던 고효준이었습니다. 그만큼 벤치의 믿음이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차전 초반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양팀 모두  상대 선발투수들에 고전하는 타선이었지만 그 양상은 달랐습니다. 삼성 타선은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SK는 타자들의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5차전의 격전을 치르고 부산에서 대구로 이동한 선수들에게 단 하루의 휴식을 피로를 회복하기에 부족했습니다. 오랜 휴식과 준비로 힘있는 공을 던지는 삼성 투수들에게 힘에서 밀렸습니다.

한 타순이 돈 이후 경기의 균형은 깨졌습니다. 삼성은 4회말 2사후 터진 신명철의 2루타로 2 : 0 의 리드를 잡았습니다. SK는 고효준의 교체를 고민했지만 하위타선이라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고효준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순간의 방심이 실점과 연결되었습니다. 타자들의 컨디션과 삼성 불펜진을 감안하면 큰 점수였습니다.

리드를 잡은 삼성은 불펜가동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타선은 떨어진 경기감각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불펜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선봉은 차우찬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팀의 1번 선발이었던 차우찬은 후반기 체력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구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국 후반기 차우찬의 등판 횟수는 줄었고 한국시리즈에서 그의 역할은 불펜이었습니다.

자칫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보직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차우찬은 완벽한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3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9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은 무려 5개였습니다. 매티의 변화구에 적응하던 SK타선이었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는 직구에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차우찬의 호투와 함께 삼성의 2득점을 점점 더 위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SK 역시 조기 불펜 가동을 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SK는 4회 2실점 후 고든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던졌습니다. 추격의 의지를 높이고 기세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타선의 부진은 SK의 경기운영에 변화를 주게 만들었습니다. 힘이 떨어진 타선이 삼성의 강력한 불펜을 이겨내긴 싶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선택은 힘을 비축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든의 투구는 5회까지였습니다. 이후 SK는 추격 불펜조를 가동했습니다. 두 점의 차이였지만 경기를 뒤집기 어렵다는 상황인식이 깔린 불펜 운영이었습니다. 응수타진의 불펜기용이었지만 3번째 투수 이재영의 호투는 경기를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만들었습니다.

긴 부상과 부진을 터널을 뚫고 후반기 SK 불펜에 합류한 이재영은 기존의 필승조에 비해 큰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불안한 제구가 항상 문제였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그는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1차전 등판 역시 승리를 지키기 위한 등판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재영은 위기의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힘을 덜 소모한 탓에 공에 힘이 있었습니다.

4회말 2득점 하긴 했지만 삼성의 타선은 완전히 타격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재영의 투구에 대한 분석도 완벽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이재영의 호투속에 SK는 작지만 역전의 희망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 희망이 삼성의 불펜에 막히기는 했지만 한국시리즈 불펜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옵션을 얻은 것은 큰 위안이 될 수 있었습니다.

팽팽한 불펜 대결속에 경기는 더 이상 변화가 없었습니다. 삼성은 차우찬에 이어 안지만, 권혁, 오승환을 차례로 올리면서 SK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오승환은 8회 2사후 한 템포 빠른 등판을 했지만 믿음직한 투구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그의 돌직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SK 타선은 알고도 그의 공을 공력하지 못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유리한 선발투수 매치업이었음에도 불안했던 1차전을 잡아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떨어진 경기감각은 타선에 영향을 주었지만 투수진은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발빠른 투수교체는 성공적이었고 등판한 선수들의 컨디션 역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타선이었지만 4번 최형우는 2안타를 기록하면서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되는 타격이었습니다.

SK로서는 격전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9경기를 더 치른 것은 분명 선수들의 힘을 크게 떨어뜨렸고 타선의 힘을 반감시켰습니다. 특히 힘있는 직구에 타이밍이 번번히 늦었습니다. 삼성에 힘있는 불펜투수들의 즐비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해법마련이 시급해졌습니다. 다만 이재영의 호투로 필승 불펜조를 아낄 수 있었다는 점, 고효준이 가능성을 보인것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힘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1차전이었습니다. 삼성의 불펜은 철벽이었고 SK는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2차전 승부마저 삼성이 잡아낸다면 삼성의 흐름으로 시리즈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SK는 1차전에서 아낀 힘을 2차전에 쏟아 부을것으로 보입니다. 2차전역시 선취득점을 하는 팀이 절대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이 힘을 우위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우세 분위기를 만들 것인지 SK가 또 한번 저력을 발휘하면서 인천으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할 것인지 2차전의 결과과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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