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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나고 많은 선수들은 큰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전이 아닌 비주전 선수들 1군과 2군의 경계에 위치한 이른바 1.5군 선수들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할 것입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주전의 자리, 그리고 언제든 2군으로 밀려날 수 있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백업 멤버라는 이름으로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마음이 항상 편할 수는 없습니다.

올 시즌 롯데는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전반기 부진한 성적은 다양한 선수들의 투입을 어렵게 했습니다. 후반기에도 치열한 순위 다툼 와중에 백업선수들을 적극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시즌 막판이 되어서야 몇 경겨에서 그들에게 기회기 주어졌습니다. 그 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올 해 롯데 백업 선수들은 기회라는 단어와 크게 친하지 못했습니다.

이중에서 박종윤의 경우 기회 상실의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시즌 시작부터 이대호의 포지션이 1루에 고정되면서 박종윤이 설 자리가 너무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좌타자라라는 이점과 수준급의 타격능력, 무엇보다 리그 최상급의 1루 수비능력을 갖춘 선수지만 이대호라는 큰 산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점은 롯데도 잘 알고 있습니다. 라인업에 좌타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박종윤을 활용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이대호가 3루수로 주로 나선것고 박종윤의 능력을 살리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올 시즌 홍성흔의 좌익수 기용 역시 우투수를 상대로한 플래툰 시스템 가동을 통해 박종윤을 좀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홍성흔의 좌익수 안착이 실패하면서 롯데의 의도는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체력을 비축시키고 더 많은 좌타자를 타선에 포진시키려는 의도는 끝애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대호가 자리한 1루수 자리를 박종윤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한 때 외야수 전향의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 시도는 없었습니다.

2010년 시즌 박종윤은 300타수를 넘기면서 주전에 준하는 활약을 했습니다. 상시 출전이 아님에도 박종윤이 기록한 51타점은 팀 공격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손아섭 외에 마땅한 좌타 요원이 부족한 실정에서 박종윤의 존재는 공격을 원할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거포는 아니지만 중거리 타자로서 그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 출전이 늘어나면서 박종윤은 점점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빛나는 수비 능력도 그의 존재감을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이렇게 희망을 드높인 2010년과 반대로 2011년은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부족한 출전시간은 그의 타수를 작년의 절반인 149타수로 줄였습니다. 타자들의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각종 기록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종윤은 현저히 줄어든 타격기회에도 0.282의 타율에 29타점의 만만치 않은 타격능력을 선보였습니다. 후반기, 포스트시즌  대타 요원으로도 요긴하게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위치는 이대호의 체력안배를 위한 백업요원이었습니다. 그를 활용하기 위한 수비 쉬프트가 제대로 가동될 수 없는 현실은 그에게서 1.5의 숫자를 지워내기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하는 박종윤이었습니다. 100 경기를 넘게 출전했지만 그의 얼굴은 경기를 굳히기 위한 카드로 경기 후반 볼 수 있었습니다.

박종윤은 2001년도 2차 4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입니다. 프로선수로서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오랜 2군생활의 설움도 극복했습니다. 이전 로이스터 체제하에서 발탁되면서 어렵게 빛을 본 경우입니다. 팀 엔트리에 계속 이름을 올리면서 팀의 중요한 백업 요원으로 자리잡은 것고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경기를 출전할 수 있다면 보여줄것이 더 많은 선수이기도 합니다. 물론 낮은 공에 대한 지나친 선호에 어의없는 타격을 하기도 하지만 그 낮은 공을 쳐서 묘기에 가까운 타격을 하는 개성이 넘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대수비, 대타로서 롯데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소금같은 역할을 줄곳 해주고 있습니다. 특유의 투지넘치는 플레이는 팀에 큰 활력소입니다. 





이렇게 팀에 필요한 선수이긴 하지만 이미 프로 10년차를 넘긴 중견 선수로서 박종윤은 현재의 위치에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다면 타격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1루수가 약한 팀에서는 분명 매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이미 30대로 접어진 박종윤으로서는 더 많은 기회와 함께 1.5라는 숫자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1.5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박종윤의 2012년은 또 다른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대호의 거취에 따라 주전 1루수로의 도약 가능성도 있습니다. 베테랑 조성환, 홍성흔의 기량이 점점 쇠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타격에 있어 그의 존재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장원준이 빠진 투수력 보강을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팀에서의 또 다른 기회를 의미합니다.

30즈음까지 박종윤에게 프로선수 생활은 오랜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이대호가 최고 타자로 연봉기록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은 그에게 착찹함으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이대호가 롯데에 잔류한다면 기다림의 시간이 더 길어질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라도 그의 팀내 위치는 절대 확고하다 할 수 없습니다. 필요한 선수이긴 하지만 달리 활용될 수 있는 카드일 수 있습니다.

묵묵히 내년을 준비할 박종윤에게서 1.5 라는 숫자가 지워질지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또 다른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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