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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고 겨울로 계절이 옮겨지는 와중에도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점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원 소속 구단과의 연봉협상이 모두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상당 수 선수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어 이대호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과 구단간에는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이 한창입니다.

그동안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구단의 제안이 대부분 마음이 들지않는 상황입니다. 1차 협상시한까지 계약이 체결된 선수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일찌감치 타 구단의 주목을 받아온 선수들은 구단의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입장이 강합니다. 영입경쟁이 치열한 선수의 경우 연봉 인플레의 가능성마저 보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긍정의 눈길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지만 원 소속 구단의 처분을 바래야 하는 FA 아닌 FA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선수가 롯데의 조성환입니다. 롯데의 암흑기 탈출을 이끌었던 팀의 주장으로 수 차례 큰 부상을 이겨낸 투혼의 상징과도 같았던 베테랑이지만 현재 그의 위치는 어중간 합니다. 이번 FA신청이 그에게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올 시즌 부진이 조성환에서 큰 짐이 되고 있습니다. 3할 이상의 타율에 20도루가 가능하고 팀 플레이에 능했던 3번 타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특유의 클러치 능력마저 실종되면서 조성환은 더 이상 팀의 중심 타선에 포함될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잦은 부상과 많은 나이라는 마이너스 요인이 더해지면서 그의 가치는 더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2008년 이후 꾸준한 활약에도 저평가 되었던 것을 이번 FA로 만회하려 했던 조성환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둔 연봉협상에서 조성환은 구단의 연봉안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고 부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즌의 결과는 그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조성환이 부진한 사이 롯데의 내야진에는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절대적이었던 팀내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이는 이번 FA 협상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느낌입니다. 구단의 제안이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지난 시즌 연봉수준 정도가 조성환에게 제시된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한 옵션이 포함되었을 것이고 계약기간 있어서도 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하고 롯데를 위해 헌신했던 조성환이었지만 냉혹한 현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효율성의 측면으로 본다면 구단의 제안은 수긍이 가는 면이 많습니다. 이제 전성기를 지난 노장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조성환의 올 시즌 부진은 심각했습니다. 그를 대체할 자원들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성환을 확고 부동한 주전으로 2~3년 더 중용할 것이 아니라면 그에 대한 투자를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선수 본인도 이 점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단이 간과하는 아니 외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성환이 가지는 상징성과 무형의 가치가 그것입니다. 기록과 그에 따른 팀 공헌도, 미래의 가치를 FA 계약의 척도로 삼는 것은 당연합니다. 조성환의 올 시즌 성적,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은 분명 큰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하지만 그가 있었기에 롯데가 약체팀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고 그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다는 점 또한 구단은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도 롯데 팬들은 조성환을 조캡틴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성적과 상관없이 그는 팀의 구심점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많은 롯데에게 베테랑의 존재감은 꼭 필요합니다. 조성환이 보여주는 투지와 팀을 위한 헌신은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조성환이 엔트리에 포함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롯데의 경기력은 차이가 있습니다. 올 시즌 부진으로 직접적인 기여도는 비약했지만 조성환은 하위타선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롯데가 리빌딩을 하는 단계가 아니고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팀이라면 경험많은 베테랑의 존재는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조성환이 가지고 마케팅적 측면도 분명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적의 부진과 상관없이 조성환은 롯데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선수임을 구단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감수해야 했던 조성환에서 구단은 배려를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조성환은 최근 계속되는 부상의 악몽에도 중심타자로서 호성적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단의 평가는 너무나 인색했습니다. 팀 주장이라는 무게감은 연봉협상에 있어 보이지 않는 짐이었습니다. 조성환은 구단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수 없습니다. 그 박탈감이 상당했음은 당연합니다.

그런 조성환에게 올 시즌 성적만으로 그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FA 협상이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투자 개념이 강하지만 오랜 기간 팀을 위해 헌신한 프랜차이즈 선수에게 그것도 저평가를 감수했던 팀의 중심선수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배려는 필요합니다. 롯데가 그를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조성환은 여전히 중심 선수입니다.






후반기 조성환은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 더 이상의 상승세를 가로막았지만 떨어진 타격감만 되찾는다면 더 좋은 활약을 할 여지가 있는 선수입니다. 마이너스 옵션 계약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선에서 그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건 조성환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프로야구단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야 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간은 구단의 선수들입니다. 그것도 오랜기간 한 팀에서 활약한 선수의 경우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조성환이 지니는 가치는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한 구단의 결정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일단 롯데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조성환과의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FA 앞둔 시점에서의 부진은 조성환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주고 있습니다. 롯데선수라는 자긍심이 누구보다 강했던 조성환으로서는 큰 상실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올 시즌 부진에 대한 자책과 구단에 대한 서운함 등이 복합적으로 그를 괴롭힐 것입니다.

조성환으로서는 롯데에서 만족할만한 협상안을 받아들지 못한다해서 팀을 옮길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롯데의 선처를 바래야 하는 입장입니다. 롯데는 이런 조성환의 상황을 자신들의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 조성환은 결국, 구단의 입장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누구보다 쓸쓸한 가을을 보내고 있는 조성환입니다. 그에 대한 가치를 다른 관점에서 봐달라 하는 것은 어찌보면 감상적일 수 있습니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한 비지니스의 세계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주장은 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조성환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이대로 조성환의 가을이 더 쓸쓸한 겨울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 현실은 베테랑에게 녹녹치 않은것이 사실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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