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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일본진출이 거의 굳어진 가운데 FA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다 활발한 선수이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계약조건 역시 예상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대호 다음 가는 타자 최대어 이택근의 4년간 최대 50억의 조건으로 친정인 넥센으로 유턴했습니다. 넥센 출신의 LG 선수 송신영 역시 한화의 적극적인 구애에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렇게 LG 출신 선수들의 팀 이동으로 시끌벅적 해진 FA 시장에서 또 한명의 선수가 조용히 하지만 극적으로 팀을 옮겼습니다. 롯데의 임경완이 그 주인공입니다. 당초 많은 나이와 상대적으로 많은 불펜투수가 나온 시장 시장을 고려할 때 임경완의 이적은 예상되지 않았습니다. 롯데 역시 임경완과의 협상에 미온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임경완을 보상선수까지 희생하면서 데려갈 팀이 없을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롯데는 임경완과의 협사에서 시종일관 변함없는 조건을 유지했습니다. 이대호와의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조건을 상승시키면서 잔류에 적극성을 보였지만 임경완과의 협상은 형식적인 대화 그 이상이 아니었습니다.






롯데의 판단은 뜻밖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정대현의 미국진출 선언으로 잠수함 불펜투수가 필요해진 SK는 임경완에서 손길을 뻗쳤고 임경완은 SK의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SK는 팀에 필요한 유형의 불펜투수를 얻었고 임경완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와 임경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이대호에 온 신경을 집중하던 롯데는 이대호를 사실상 잃었고 임경완마저 놓치면서 전력의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준급 불펜투수인 정재훈, 송신영은 이미 계약을 할 상황, 남은 불펜 투수는 SK의 작은 이승호 뿐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타구단들의 영입 표적이 되있습니다. 상당한 투자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만약 작은 이승호마저 영입하지 못한다면 롯데 불펜은 그 무게감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임경완은 롯데에서 10년 이상을 불펜에서 뛴 롯데맨입니다. 대학졸업 후 롯데에 입단한 이후 줄곳 불펜에서 활약했습니다. 롯데의 암흑기와 새로운 도약기를 함께 했습니다. 팀내 최고령 투수로 투수진을 이끄는 역할도 했습니다. 롯데에 대한 애정도 누구보다 강한 선수였습니다. 시즌 막판 고 최동원 선수의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할 정도로 팀내 비중도 상당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롯데팬들에게 임경완의 애증의 선수였습니다. 임작가라는 별명에서도 나오듯 임경완에 대한 팬들의 믿음은 확고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팀에 공헌한 불펜투수였지만 팬들의 그가 기록한 블론세이브와 구원 실패를 자꾸만 기억해냈습니다. 임작가라는 별명 역시 이러한 팬들의 부정적 시선에서 파생된 것이었습니다.

수준급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고 있었던 임경완이었지만 마무리 투수로의 보직 변경은 큰 시련의 시간을 안겨주었습니다. 마무리 투수로서 임경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세이브 실패의 경기가 늘어났고 자신감마저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거듭된 마무리 실패로 얻은 마음의 병은 불펜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상당기간 슬럼프를 이어지게 했습니다.

마무리 투수로의 실패는 그의 야구인생 전체에 큰 타격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팬들의 시선도 강한 의구심으로 가득차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임경완은 2008년의 부진을 씻어냈습니다. 2009년 시즌 부터 임경완은 든든한 불펜 투수로 꾸준함을 유지했습니다. 주무기 싱커가 살아났고 힘의 투구에서 타이밍을 뺏는 투구로의 전환에 성공하면서 투구 내용도 좋아졌습니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지만 마운드에서의 경기 운영능력과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롯데 불펜의 한 축으로 그 역할을 다했습니다. 65.2 이닝을 소화하면서 방어율 3.15, 18홀드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수준급 불펜투수로 확실한 투구를 해주었습니다. 후반기 롯데 불펜의 필승조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롯데의 정규리그 2위에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활약에도 임경완에게 붙은 임작가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롯데팬들은 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SK 이적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덜 한 반응입니다. 이대호에 대한 이적에 그 시선이 집중된 탓도 있었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그간의 활약에 비해 평가절하된 면이 많았습니다.

이는 연봉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구단 역시 임경완에 대해 홀대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연봉삭감의 수모를 당해야했습니다. 올 시즌  FA가 되는 임경완으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성적으로 그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럼에도 구단은 그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습니다. 조성환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던 팬들 역시 임경완에 대해서는 그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구단 안팍의 다소 싸늘한 시선에도 임경완은 묵묵히 몸을 만들었고 협상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필요로 하는 SK에 새롭게 둥지를 틀 수 있었습니다. 30대 후반의 적지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가 옮겨가는 팀이 오랜기간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SK라는 점은 그의 의욕을 더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에서와는 또 다른 환경에서 우승의 꿈을 현실화시킬 가능성이 생긴것입니다.

SK 역시 임경완에게 3년 계약을 하면서 기대를 보였습니다. 정대현의 빈자리를 메우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부상선수들의 많고 군 입대 선수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임경완의 비중은 SK에서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임경완의 SK 이적이 단순히 팀을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임경완의 자리를 대체할 선수를 당장 구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사이드암의 유망주 배장호는 군 입대를 준비중입니다. 이재곤은 불펜투수로의 활약을 위해서는 좀 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유망주 이왕기는 아직도 제구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임경완의 부재가 내년 시즌 내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소는 이미 외양간을 떠난 상황입니다.

이제 임경완은 롯데의 임경완이 아닌 또 다른 팀의 선수로 롯데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팀을 옮긴 만큼 힘든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더 큰 책임감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를 임작가라고 비웃던 야구팬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새로운 팀에서 증명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중요한건 그를 평가절하던 롯데가 그의 공백을 당장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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