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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게 있어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의 화두는 이대호였습니다. 언론 보도 역시 이대호의 거취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롯데의 기대 이상의 베팅에도 이대호의 마음은 이미 해외진출로 굳어져 있습니다. 롯데는 그가 없는 내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롯데의 또 다른 전략은 투수력 보강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선수 영입에 있어 그 경향이 더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약팀의 이미지는 벗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은 항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롯데의 확실한 팀 컬러가 된 공격야구는 팬들에게 호감을 불러왔지만 정작 필요한 챔피언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2008년 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는 투수진, 특히 불펜진의 약세로 더 큰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역시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SK와의 마운드 대결에서 밀리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특히 중반이후 불펜싸움에서 롯데는 우위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타선은 상대의 마운드에 막히면서 정규리그와 같은 폭발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단기전에서 타격은 믿을것이 못된다는 속설이 증명되는 플레이오프였습니다.

올 시즌 한국시리에서 우승한 삼성이나 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 SK 모두 그 힘의 원천은 강력한 불펜이었습니다. 롯데러서는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투수력보강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은 롯데의 마음을 더 급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첫 관문인 FA 시장은 롯데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이대호 잡기에 실패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투수력 보강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롯데의 필승 불펜조의 핵심 선수인 임경완을 잃으면서 허약한 불펜진이 더 약화되고 말았습니다. 이대호가 빠진 공격력의 공백을 수준급 투수의 영입으로 메우려는 의도가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롯데가 노리던 FA 투수들 중 정대현은 미국행, 정재훈은 두산에 잔류했습니다. 전력 보강을 위한 카드가 대부분 사라진 상황, 롯데는 SK의 작은 이승호잡기에 사실상 올인했습니다. 이승호는 10년 넘게 SK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했지만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대호, 임경완을 잃은 아픔을 달랠 수 있는 선수 영입이었습니다.

천천후 투입이 가능한 이승호의 가세는 장원준이 빠진 좌완 선발진을 대신하거나 불펜의 또 다른 필승카드를 보완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던 좌완투수이기에 롯데에게는 전력의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이승호는 롯데에 영입되자 마자 롯데 투수진의 중요한 키맨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롯데에서 이승호의 비중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는 프로야구 처음으로 실시한 2차 드래프트에서도 투수진 보강에 올인했습니다. 2차례 픽을 모두 투수영입에 사용했습니다. 첫번째로 선택한 두산의 김성배는 임경완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김성배는 올 시즌 초반 두산의 5선발로 거론될만큼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습니다. 사이드암이지만 빠른 공을 지닌 투수로 까다로운 구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와 불펜과 실전이 판이하게 다른 투구는 두산 벤치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습니다. 올 시즌 불펜에 새로운 선수를 대거 발탁한 두산은 30살은 넘긴 김성배를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습니다. 롯데는 그런 김성배를 놓치지 않고 영입했습니다. 사이드암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여기에 LG의 또 다른 기대주 투수 박동욱을 영입하면서 투수진을 한층 더 보강했습니다.

롯데에는 임경완이 떠났지만 사이드암 언더핸드의 기대주가 있습니다. 작년 시즌 선발로 큰 활약을 했던 이재곤과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이왕기가 그들입니다. 하지만 이재곤은 올 시즌 주무기 싱커가 무디어지면서 크게 고전했습니다. 자신감마저 떨어진 이재곤은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개막전 선발까지 기대되던 이재곤이었지만 올 시즌은 2년차 징크스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시즌 후반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박빙의 승부에서 내보내기엔 아직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선발투수로 성동한 전례가 있는 이재곤에게 롯데는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실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그의 보직은 유동적입니다. 떨어진 자신감과 구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다른 기대주 이왕기는 빠른 공을 지닌 매력적인 투수지만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는 여전히 2군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능성의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왕기를 계속 기다려 줄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사이드암 투수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던 배장호마저 군 입대를 압둔 상황에서 롯데는 같은 유형의 투수가 필요했고 김성배를 선택한 것은 필연적이었습니다.

물론 김성배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고 멘탈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지만 구위만 놓고 본다면 불펜투수로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망주 육성이라면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 두산에서 보호되지 못했던 그를 어떻게 잘 다듬어서 원석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수 많은 투수 유망주들을 사장시킨 롯데가 그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롯데의 투수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투수의 영입도 남아있고 트레이드를 통한 투수력 보강에도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공격력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투수력 보강을 위해 이를 감수하려는 의도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롯데의 팀 컬러를 바꿀수도 있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준급 투수의 영입에는 수준급 타자의 출혈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FA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김동주가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워줄 카드임에도 영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의 나이와 잦은 부상, 보상선수의 문제도 있지만 투수력 보강을 우선시 하려는 스토브리그 전략과 배치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롯데는 이승호, 김성배의 영입으로 급한 불은 껐습니다. 하지만 이는 장원준의 공백을 경감시킨 수준입니다. 이대호가 빠진 자리를 채울만큼의 투수력 보강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롯데의 투수사랑은 올 스토브리그에서 그 어느때 보다 강렬하게 나타고 있지만고 있지만 아직 그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어느팀이든 투수는 항상 부족한 상황, 롯데의 의도가 뜻대로 이루어긴 쉽지 않습니다.

롯데의 투수사랑이 그들이 기대한대로 강력한 투수력을 구출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빅딜을 만들어낼지 아직 그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로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전력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롯데는 투수력 보강으로 전력보강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승호의 영입은 분명 성공작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력의 업그레이드를 말하긴 부족합니다. 이대호에게 100억을 제시할 정도의 통큰(?) 행보가 없다면 롯데의 투수사랑은 작은 결실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롯데가 그들의 의도대로 투수력 보강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것은 롯데의 내년 시즌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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