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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사건이 없을 것 같았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 대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화되었던 정대현이 롯데와 전격 계약한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미국 볼티모어와 입단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여겨졌던 정대현이었기에 이번 계약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했기에 그의 롯데행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시즌 종료후 롯데는 정대현에 대한 영입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냈습니다. 올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불펜의 강화가 절실함을 더 강하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정대현이라면 롯데 불펜을 확실히 강화시켜줄 카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정대현에 대한 타 구단의 관심 또한 강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국내 구단뿐만 아니라 해외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소속팀 SK와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국내 구단과의 공식적인 협상은 없었습니다. 미국으로 향한 정대현은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것 같았습니다. 계약조건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건이었습니다. 정대현이 가진 언더핸드 투수의 희소성과 풍부한 경험, 꾸준한 성적이 인정받은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메이저리그행은 메디컬테스트에서 나온 작은 문제로 암초에 부딪혔습니다. 선수의 건강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메이저리그의 특성은 정대현과의 계약을 지연시켰습니다. 그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처분만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계약후 건강 문제로 로스터에서 탈락한다면 큰 무대에서 마운드에게 서고자 하는 그의 바램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대현은 국내 복귀를 결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와의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롯데는 정대현은 미국에 가있는 동안에도 그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정대현에 대한 영입 의지를 버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작은 가능성을 끝까지 살려낸 롯데 프런트의 끈질김은 정대현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큰 대어를 낚을 것입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초반 계속된 전력 누수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간판 타자 이대호에게 국내 최고 대우를 제시했지만 일본행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잔류를 확신하던 불펜의 핵심 선수 임경완을 SK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베테랑 조성환을 잔류시키긴 했지만 에이스 장원준과 든든한 백업포수 장성우마저 군입대하는 상황에서 전력의 약화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FA 시장이 열리면서 공언했던 투수력 보강이라는 목표도 공염불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대호에게 투자하고자 했던 거액의 금액이 진정성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생길 정도였습니다.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인식은 롯데의 선수영입 의지마저 팬들에게서 의심받게 했습니다.

대형 FA 계약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도 동참했습니다. SK의 좌완 불펜 이승호의 롯데행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롯데가 염원하던 확실한 좌완 불펜투수의 영입이었습니다. 그의 영입으로 롯데는 장원준이 빠진 선발 공백과 불펜의 강화라는 두가지 옵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어진 2차 트래프트에서도 즉시 전력감인 두산의 사이드암 김성배를 영입하면서 임경완이 빠진 공백을 최소화했습니다.

여기에 SK로부터 장래가 기대되는 외야수 임훈을 보상 선수로 영입하면서 나름 알찬 전력보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임경완과 좌완 허준혁을 SK에 내주긴 했지만 이승호, 임훈을 얻은 롯데가 좀 더 이득을 보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투타의 핵심 전력이 빠진 롯데전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도 부족했습니다. 특히 투수력 보강이라는 목표에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아쉬움 속에 FA 시장이 닫히기 시작하며서 롯데의 스토브리그 행보도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때 거론되던 김동주 영입설도 잦아들면서 롯데의 전력보강도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롯데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팀들 모두 내년 시즌을 대비한 동계훈련과 연봉협상으로 그 관심이 옮겨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외진출 선수들의 대형계약 소식이 스토브리그 마지막 뉴스를 장식하는 가운데 롯데와 정대현이 더 큰 뉴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해 태평양까지 건넜던 최고 잠수함이 인천항을 떠나 부산항에 닻을 내린 것입니다. 정대현의 소속팀 복귀를 기대하던 SK의 희망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이승호의 영입에 이어 한층 더 업그레이된 불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애태우던 이전까지의 롯데를 더 이상으 보지 않다고 되게된 것입니다. SK 불펜의 최후 보루 정대현마저 영입하면서 SK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임경완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않을 만큼, 더 나아가 이전보다 강해진 불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20세이브를 올리면서 팀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김사율과 정대현이 지키는 롯데의 뒷문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승호가 불펜에 가세한다면 롯데불펜의 높이는 한결 더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격의 팀 롯데가 지키는 야구에도 강점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대호가 빠졌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롯데 타선임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전력보강을 한 것입니다.

롯데로서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라해도 될 정도의 전력 보강에 성공했습니다. 그가 부상없이 마운드에서 던져주기만 한다면 수 차례 우승을 차지한 최강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로서 경험한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 년간 잔부상이 그를 괴롭히기도 했지마 정대현은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면서 꾸준함을 유지했습니다. 올해 후반기 그리고 포스트 시즌에서 정대현은 평소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완벽투를 선보이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롯데전에 강했던 선수를 영입하면서 SK에 대한 약세를 극복할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입니다. SK의 핵심 전력이었던 이승호, 정대현의 영입은 SK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확실한 불펜카드 2개를 얻으면서 롯데는 전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뒤로하고 상위권 도약을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정대현의 롯데행은 정말 롯데팬들에게 즐거운 충격이었습니다. 롯데가 공언한 통 큰 투자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이번 영입으로 롯데는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이대호 잔류를 위한 투자금이 고스란이 전력보강에 쓰여진 것입니다. 이로서 롯데는 전력공백을 최소화하고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건 여왕벌에서 갈매기로 변신한 정대현이 바뀐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그 역량을 발휘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롯데의 바램대로 정대현이 자신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롯데의 오랜 숙원이던 강력한 불펜구축 역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롯데와 정대현이 만든 대반전 드라마가 내년 시즌 롯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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