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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악몽과 같았던 시즌을 보냈던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전체에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특히 코칭스탭은 전명 개편되었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그와 손발을 맞추던 코치진들은 대부분 팀을 옮겼습니다. 두산은 다소 파격적인 김진욱 감독 선임과 동시에 거물급 일본인 코치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선수단에 대한 연봉협상과 FA 협상,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발빠르고 과감한 결정을 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팀 전체의 틀을 바꾸는 일이 빨리 정착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두산의 추락은 선수들에게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반대로 올 시즌을 앞둔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두산으로서는 바뀐 팀 분위기를 추스릴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두목곰 김동주를 필두로 팀의 중견 선수들이 그에 걸맞는 성적과 함께 선수단을 잘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두산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의 의지를 다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오버 페이스까지 경계해야 합니다.

이러한 두산에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된 임재철 역시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도 아니고 스타 선수도 아닌 확실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고 있는 그의 주장 선임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이는 임재철의 선수들 전체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는 재 도약을 노리는 두산에 있어 임재철의 역할이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임재철은 두산에 자리하기 전까지 여러 팀을 거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왔습니다. 프로야구에서 말하는 저니맨이었습니다. 그는 롯데와 삼성, 한화, 두산을 거치면서 팀에 적응할만 하면 이삿짐을 꾸려야 했습니다. 두산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시기에는 군 입대로 2년간의 공백을 겪어야 했습니다. 30대에 접어든 선수에게 군 입대 공백은 치명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임재철은 오뚝이 처럼 다시 일어섰습니다. 군 제대후 그의 자리인 두산의 외야의 주전자리는 젊은 선수들로 대체되었지만 임재철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팀에 기여했습니다. 두산 외야진에 부족했던 경험과 노련함을 임재철이 채워준 것입니다. 임재철의 성실한 플레이는 두산에 있어 그를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임재철이지만 꾸준한 몸 관리를 통해 젊은 선수 못지 않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타격의 날카로움은 여전하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외야수지 역시 안정적입니다. 무엇보다 선수단의 맏형으로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그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두산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두목곰 김동주가 강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면 임재철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산은 임재철에게 주장을 맡기면서 변화된 팀에서 선수들의 잘 융화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뚝심의 두산이지만 지난해 두산은 이 부분이 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선수들이 인정하는 베테랑인 그라면 새롭게 구성된 코칭스탭과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잘해줄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장이라는 큰 짐을 지게 된 임재철이지만 주전 경쟁 또한 피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초반 좋은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고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던 아쉬움도 떨쳐내고 싶을 것입니다. 최근 두산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여기에 힘을 겸비한 선수를 과감히 발탁하는 것 또한 특징이었습니다. 

덕분에 두산은 젊고 강한 팀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은 선수들의 줄 부상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팀 전체의 전력이 약화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을 부진을 떨쳐내고 상위권 재 도약을 노리는 두산으로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줌과 동시에 팀 성적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인위적인 젊은 선수 중용보다는 실력 위주의 라인업 구성이 예상됩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주연 자리를 내주었던 임재철 역시 조연에 주연으로 그 위치를 바꿀 기회를 얻었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완숙하고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던 임재철로서는 다시 한번 주전 외야수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두산이 그와 큰 금액은 아니지만 FA 계약을 한 것도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과 더불어 그의 선수로서의 가치 또한 인정한 것이었습니다.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롯데에서는 당대 최고의 투수 구대성 킬러로 불릴만큼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임재철이었습니다. 이후 뜻하지 않은 트레이드로 팀을 자주 옮기면서 침체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두산에서 임재철은 뒤 늦게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고 풀 타임 주전자자리를 차지할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다시 그의 위치는 백업선수로 굳어져갔습니다. 

많은 베테랑 선수들의 그러했듯 임재철은 은퇴의 길을 갈 수도 있었습니다. 임재철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살려냈습니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는 아니지만 이제 그는 두산의 주장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편된 팀에서 임재철을 다시 한번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도 얻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그의 노력이 만들어낸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재철에게 2012년은 스타 선수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한 해입니다. 1999년 입단 첫해 롯데의 최고 유망주 선수가 10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두산의 또 다른 주연으로 탄생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과연 임재철이 주장의 무거운 짐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선수생활을 다시 꽃피울 수 있을지 베테랑의 또 다른 주연 스토리가 기대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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