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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로 강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두산, 하지만 두산의 저력을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두산 특유의 끈끈함과 두터운 선수층은 언제든 큰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특히 상하위 타선이 고르고 스피드와 힘, 노련함을 겸비한 타선은 어느 팀과의 대결에서도 밀지 않습니다.

그동안 두산의 강한 공격력을 대표하는 말은 "발야구", 즉 두산 육상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해마다 두산은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을 라인업에 다수 포진시키면서 기동력을 극대화 했고 득점력을 높였습니다. 도루능력이 있고 베이스런닝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상대팀에게 큰 압박입니다. 두산은 이러한 압박에 능한 팀이었습니다.

두산의 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첫 손 꼽을 수 있는 선수는 이종욱입니다. 99년 현대에 지명되면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이종욱은 긴 시간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종욱이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두산으로 이적한 후 맞이한 2006년 시즌 부터였습니다. 당시 두산의 젊은 선수 육성정책과 빠른 선수를 중용하는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비로서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그렇게 찾아온 기회에서 이종욱은 숨겨운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여러 경쟁자들을 재치고 이종욱은 두산의 1번타자, 주전 중견수의 자리를 차지했고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공수 모든 부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팀 사기를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경기중 그의 유니폼은 항상 흙으로 뒤범벅되기 일수였습니다.






2006년 시즌 1군에 자리한 이종욱은 이후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3할의 타율과 높은 출루율, 도루왕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 만큼의 주루 플레이 능력을 겸비한 이종욱은 중견수 수비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공수주를 겸비한 선수가 국가대표로 자주 선발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승승장구 하던 이종욱에게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부상이라는 단어가 그와 너무 친하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넘치고 투지가 충분한 플레이가 화려해 보이고 팀 사기를 높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의 몸은 더 자주 부상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더 좋은 성적을 가록막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009년 이종욱은 수비과정에서 큰 충돌사고가 발생했고 선수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 이종욱 시즌 아웃이라는 뉴스가 나올정도로 그의 부상은 심각했습니다. 두산은 졸지에 최고 1번타자를 잃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런 우려를 딛고 이종욱은 강력한 의지로 부상을 극복했고 시즌 중 팀에 합류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처럼 이종욱은 오랜 무명생활을 통해 단련한 내공을 바탕으로 기량과 정신력을 겸비한 선수였습니다. 두산 야구를 상징하는 근성을 몸소 실천한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부상으로 고통을 받은 그의 시즌 행보가 매 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종욱에게 큰 짐과 같습니다. 2010년과 2011년 시즌 이종욱은 3할의 타율과 1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면서 변치 않는 타격감을 유지하긴 했습니다.

문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기동력 부분에서 계속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해마다 도루왕 후보로 지목되었던 이종욱은 최근 그 후보군에서 한발 물러선 느낌입니다. 2009년 부상공백에도 37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이종욱이었지만 2010년 30개, 2011년 20개로 도루수가 급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도루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종욱은 지난해 20개의 적지 않은 도루를 기록하긴했지만 그 성공율이 6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도루실패 15개는 그의 도루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수치였습니다. 계속된 부상과 이로 인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큰 요인이었습니다. 여기에 30을 넘긴 나이와 이로 인한 체력저하 등도 또 다른 원인들이었습니다.

실제 이종욱은 도루의 비중을 줄이고 타격으로 팀 공헌도를 높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줄어든 도루 대신 이종욱은 4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찬스에서의 해결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때 두산 코칭스탭은 그를 3번에 기용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활용도를 시험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전유물이었던 도루 부분에서 지난해 도루왕 오재원과 정수빈 등이 두곽을 나타낸 것도 그가 도루비중을 줄이게 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여건에도 이종욱은 두산의 1번타자로 기동력 야구를 이끌것으로 보입니다. 도루 능력과 스피드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여줄 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경기경험이 풍부하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여전히 리그 사위권의 주루플레이 능력과 3할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출루율이 보장된 선수를 1번에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두산은 이종욱을 시작으로한 테이블 세터진과 변함이 강한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의 중심타선의 힘에 양의지, 손시헌이 버티는 탄탄한 하위타선으로 리그 최상급의 공격력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구상의 100%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종욱이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종욱은 부상에 발목 잡히면서 제 기량을 모두 발휘하기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종욱 통산 기록)


만약 이종욱이 부상당하지 않고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자신의 기록상승 뿐만 아니라 팀 공격력의 순도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점은 이종욱 자신도 잘 알것입니다. 팀 중견 선수가 된 이종욱으로서는 그의 위치가 확고해진 만큼 팀의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종욱은 가을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가을종박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무대와 같았던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것은 그에게 큰 아쉬움일 것입니다. 올 시즌 그 누구보다 두산의 포시트시즌 진출을 염원할 수 밖에 없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두산의 포스트 시즌 진출과 더 좋은 성적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은 그도 잘 알것입니다. 허슬플레이도 좋지만 그로 인한 부상이 팀에 더 큰 전력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것입니다. 이제 이종욱은 젊은 패기로만 야구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좀 더 성숙되고 완성도 높은 플레이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해야 합니다.

올 시즌 이종욱이 베스트 컨디션으로 뛸 수 있는 경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도 웃도 두산과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이종욱의 부상 소식이 없는 한 해가 될 수 있을지 그가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지 그리고 또 한번 가을야구의 중심이 될지, 절치부심하고 있는 두산의 부할과 맞물려 이종욱의 활약상 역시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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