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프로야구 초반 판도가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었던 삼성과 KIA는 상위권에서 멀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의 자리라고 여겨졌던 1위 자리는 롯데와 두산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시즌 전 전력이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 얻은 성과입니다. 양 팀은 나란히 10승 고지를 선점하면서 4월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두 팀은 시즌 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두산은 코치진의 대폭 개편과 함께 투수진 전체가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롯데는 투타의 주력 선수가 빠졌고 그 자리를 대신해줄 FA 영입 선수들이 중도 이탈하는 아픔이 함께했습니다. 롯데 역시 자의 반 타의 반 큰 폭의 변화의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우려감이 컸지만 양 팀의 변화는 성공적이었고 팀의 약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약했던 불펜진의 선전과 수비력 강화가 선두권 유지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시즌 롯데는 수비력 강화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이대호가 없는 공격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또 다른 시도였습니다. 떨어지는 득점력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필요한 실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 결과 롯데는 어이없는 수비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치는 일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팀 실책 14개로 적지 않은 숫자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더 많았습니다. 이러한 수비의 뒷받침과 동시에 정대현과 이승호가 빠진 불펜진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롯데의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에이스 유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이 불안감을 불펜진 없애주고 있습니다. 롯데의 불펜진은 박빙의 승부에서 잘 견뎌주면서 수차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주었습니다. 롯데가 4월 중 기록한 10승 중 상당수는 불펜의 무실점 역투에서 나온 결과였습니다. 롯데가 시즌 걱정했던 수비와 불펜진이 롯데의 선두권 유지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단점이 강점으로 바뀐 롯데는 타선의 강세가 더해지면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8개 팀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넘기고 있습니다. 팀 홈런 수는 9개로 크게 줄었지만 이를 대신할 불꽃 타선이 더 뜨거운 화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강타선의 오점이었던 기회에서의 득점력 부족현상마저 크게 좋아지면서 결정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조성환의 부활과 함께 기존의 중심 선수들이 이대호가 없는 빈자리를 나눠서 지면서 이대호 효과 없이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10년의 세월을 견디며 주전 자리에 오른 박종윤은 10년 내공이 빛을 발하면서 중심 타선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박종윤의 타격 상승세는 강민호를 6번 타순으로 내릴 수 있게 했고 강민호의 수비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하위타선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롯데의 타선은 지난해 못지않은 화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상,하위 타선 구분없는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김주찬과 황재균마저 살아나면서 빈틈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불의의 부상을 당한 문규현의 자리는 신인 신본기가 나타나 메워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롯데 타선은 이대호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강하고 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롯데가 투타의 조화 속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사이, 두산도 화려하지 않지만 소리 없이 승수를 쌓아 1위에 자리했습니다. 지난해, 두산 특유의 근성의 야구가 실종되면서 무기력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끈끈한 야구로 다시 무장한 것입니다. 지난해보다 약해진 불펜진과 선발진의 약세를 극복한 결과이기에 더 놀랍습니다.

 

시즌 전 많은 이들은 두산의 선발진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두산은 불펜의 축이었던 임태훈과 이용찬을 붙박이 선발로 돌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들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로 외국인 투수 프록터를 영입하는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부상전력이 있는, 그것도 국내리그에 처음 선보인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한 것은 분명 큰 모험이었습니다.

 

시즌 개막전에서 두산은 불펜의 불안감을 노출하면서 고전했습니다. 정재훈마저 부상으로 빠진 불펜진은 허전한 느낌이었고 믿음직스럽지 못했습니다. 마무리 프록터 역시 기대했던 믿음맨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긴 했지만 매 경기 살얼음 승부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노경은, 서동환 등의 젊은 불펜진은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습니다.

 

이런 불펜의 불안감을 대신한 것은 선발진의 역투였습니다. 개막전에 부진했던 니퍼트는 이후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습니다. 또 다른 에이스 김선우가 주춤하고 있지만 풀 타임 선발로 첫 시즌을 보내는 임태훈, 이용찬이 매 경기 호투를 하면서 이를 잊게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개인적인 일로 전력에서 조기에 이탈했던 임태훈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시즌 3승과 함께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로의 중압감을 덜어낸 것이 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운영 능력이 돋보입니다. 또 다른 왕년의 마무리 이용찬 역시 지난 시즌 선발투수로의 경험을 잘 살려 2점대 방어율과 동시에 2승을 거뒀습니다.

 

해마다 강력한 불펜에 비해 열악했던 선발진이 올 시즌에는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 시즌 5선발 투수로 깜짝 발탁된 김승회마저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두산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5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5인 선발 모두가 이닝 소화능력이 좋다는 점은 불펜의 약세를 극복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수진의 변화와 동시에 두산은 공격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선두권으로 갈 길을 열었습니다. 이전과 달리 부상선수가 없고 베테랑과 신예, 빠른 선수와 장타자가 조화를 이루는 타선의 힘은 롯데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득점 기회에서의 결정력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두산은 강해진 선발진을 바탕으로 타선이 필요한 득점을 효과적으로 얻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타선의 강세와 더불어 더욱더 단단해진 수비진은 두산의 야구를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두산이었지만 올 시즌 두산은 팀 실책이 SK에 이어 6개에 그칠 정도로 강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잦은 라인업 교체로 흔들렸던 것과는 큰 차이입니다. 이원석이 3루로 확실하게 자리한 내야진은 물론이고 노장 임재철이 보강된 외야진까지 그물망 수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산의 변화에는 새로운 코치진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선임 당시 비난이 목소리가 컷던 김진욱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으로 지난해 무너졌던 팀 조직력을 되살렸습니다. 여기에 파격적으로 여겨지는 일본인 이토 수석코치 역시 김진욱 감독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토 코치는 일본야구 특유의 섬세함을 선수들에게 전파하면서 두산을 소리 없이 강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산 상승세의 주역인 임태훈, 이용찬의 활약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산은 롯데와 마찬가지로 팀의 변화를 상승세로 반전시키면서 선두권으로 자리했습니다. 롯데와 두산 모두 팀의 불안요소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전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서 새로운 양강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전력 보강요소가 있는 롯데나 두터운 선수층의 두산 모두 현재의 분위기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레이스는 5월부터입니다. 지난해 챔피언 삼성이 우승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고 SK 역시 저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KIA 역시 언제든 치고 올라올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 시즌 달라진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는 LG 역시 상위권 진입을 위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모든 팀에게 기회가 열려있는 2012년 프로야구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이런 전망에도 현시점에서 롯데와 두산은 타 팀에 보다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고 있고 그 페이스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두 팀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닥칠 위기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두 팀의 가을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롯데와 두산이 새로운 양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지나가는 바람에 그칠지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시즌 초반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