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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팽팽한 승부를 펼쳤던 롯데와 SK는 어린이날 경기에서도 그 양상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양 팀은 선발로 등판한 롯데 이용훈, SK 로페즈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면서 숨 막히는 투수전을 전개했습니다. 이 접전의 승자는 어제와 반대로 롯데였습니다. 롯데는 7회 초 거의 유일했던 기회에서 SK 내야진이 보인 틈을 파고들어 3득점 했고 결국 3 : 1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앞서 밝힌 대로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롯데 이용훈은 올 시즌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선발 투수로서 그 비중이 가장 떨어지는 투수입니다. 이에 맞선 SK 로페즈 역시 시즌 초반 입은 부상 여파가 남아있었고 구위 면에서 노쇠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을 고려하면 득점이 초반부터 이루어지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야간 경기 이후의 낮 경기가 대체로 투수전으로 전개된다는 점, 어제 접전의 경기를 하면서 타자들이 지쳐있었다는 점이 변수였습니다. 이 변수는 경기를 투수전으로 이어지게 하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습니다.

 

6회까지 양 팀 선발투수들의 투구는 완벽했습니다. 상대 타자들이 떨어지는 집중력이 그런 투구를 하도록 하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양 팀 타선은 각각 4안타를 뽑아냈지만, 후속타 불발과 결정적인 병살타가 이어지면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야간 경기 이후 낮 경기는 타자들의 감각을 떨어뜨렸습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빠른 템포의 투구로 타자들을 공략했고 중반까지 적중했습니다.

 

 

 

 

 

 

이용훈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중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고 등판 일정도 다소 빠른 점이 있었지만 노련한 투구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불펜 등판보다 선발 등판이 그에게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용훈은 투구 수 63개로 6.0이닝 3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주었습니다.

 

SK 타선은 어제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려는 듯 적극 공격으로 나섰지만 이용훈을 오히려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런 이용훈과 함께 SK 로페즈도 그간의 우려를 씻어내는 투구를 했습니다.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는 여전했고 제구도 훌륭했습니다. 롯데 타선 역시 공격의 실마리를 못 풀긴 마찬가지 였습니다.

 

양팀의 투수전은 7회초 그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그것도 올 시즌 최강 수비력을 자랑하는 SK 내야진의 실책에 기인한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리그 최고의 2루수 수비를 자랑하던 정근우의 실책은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홍성흔의 내야안타 이후 들어선 박종윤의 타구는 2루수 정근우를 향했습니다. 충분히 처리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근우는 그답지 않은 실책으로 위기를 더 키우는데 일조했습니다. 냉정하던 로페즈도 순간 흔들렸습니다. 로페즈의 공은 가운데 몰리기 시작했고 잠잠하던 롯데 타선은 연속 안타로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강민호, 손아섭, 황재균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적시타 행진은 0 : 0의 경기를 순식간에 3 : 0, 롯데의 리드로 바꿔놓았습니다. 경기 분위기 역시 롯데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졌습니다.

 

롯데는 3득점 이후 이명우, 김성배의 호투 속에 리드를 확실히 굳혀갔습니다. 7회 1사부터 8회까지 책임진 김성배는 주 무기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SK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습니다. 김성배를 공략하지 못한 SK는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어제 패배를 설욕하면서 가볍게 승리를 챙길 것 같았습니다.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것 같았던 9회 말 SK 공격에서 롯데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 김사율이 난조를 보이면서 경기 결과가 순간 안개속에 빠져든 것입니다. SK 타자들은 김사율의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는 타격을 했습니다. 김사율은 SK 타자들의 맞춤 공략에 3안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1, 2루 기회는 경기장을 술렁이게 하였습니다.

 

여기서 김사율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린 이호준을 상대로 침착하게 투구하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것입니다. 그 과정에는 조인성의 홈런성 타구를 걷어낸 김주찬의 또 다른 호수비가 있었습니다. 7회 초 상대 실책에 근거한 행운이 섞인 3득점을 했던 롯데의 행운이 9회 말까지 이어진 느낌이었습니다.

 

 

 

 

 

 

토요일 경기 승리로 롯데는 다시 1위 자리를 두산과 맞바꿨습니다. 또한, 선발투수 이용훈에 대한 확신을 더 강하게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용훈은 4승 중 선발로 나선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선발투수로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또, 최강 수비를 자랑하는 SK와 수비싸움에서 이겨냈다는 점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불펜 역시 김성배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전날 패배를 잊고 안정감을 되찾았습니다.

 

타선 역시 부진하던 손아섭, 황재균이 제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더 촘촘해진 타순을 구축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손아섭과 황재균은 나란히 1타점씩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김사율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건 아쉬움이었습니다. 1실점을 한 것 보다 자신의 투구패턴이 읽히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승리를 지켜낸 것은 다음 등판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롯데와 SK는 1승을 주고받으면서 위닝 시리즈를 위한 마지막 대결을 펼쳐야 합니다. 롯데는 점차 컨디션을 회복 중인 고원준, SK는 부상에서 돌아온 송은범이 시리즈 승리를 위해 선발로 나섭니다. 낮 경기에 적응한 타선이 더 활발한 공격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선발투수 중 누가 경기 초반 분위기를 좋게 가져갈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과연 롯데가 또 한 번의 위닝시리즈로 1위 자리를 수성할지 SK가 일요일 경기 승리로 1위 탈환의 꿈을 더 키울 수 있을지 그 대결의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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