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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소한 차이지만 올 시즌 초반 롯데는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수년간 반복되었던 4월 부진을 떨쳐내려는 것 이상의 성과로 나타난 것입니다. 애초 5할 승부를 기대했지만, 현재 롯데는 13승 1무 8패로 +5의 승수를 쌓고 있습니다. 전력의 불안요소가 여전하지만, 한층 더 끈끈해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좀처럼 연패를 당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이러한 롯데의 선전 이면에는 여전히 강력한 타선의 힘도 컸지만, 불펜투수들의 선전이 있었습니다. 롯데 불펜의 핵심인 정대현, 이승호가 없지만 롯데 불펜은 수년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무리 김사율을 비롯해서 좌우가 균형을 이룬 불펜진은 큰 실패 없이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접전의 경기가 많은 올 시즌 불펜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롯데 불펜의 활약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주, 롯데 불펜에 이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방어율 0을 자랑하던 최강 셋업멘 최대성과 마무리 김사율이 동반 부진을 보인 것입니다. 마무리 김사율은 주말 SK전에서 세이브 하나를 추가했지만, 타자들과 힘겨운 승부를 펼치면서 1실점하는 불안감을 노출했습니다. 급기야 일요일 경기에서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이런 마무리 투수의 부진과 더불어 최대성의 부진은 롯데가 지난주 기록한 3패에 모두 관계된 것이었습니다.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불펜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최대성이었기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타자들에게 그의 투구 패턴이 읽힌 것이 큰 원인이었겠지만 3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하면서 구원에 실패했다는 점은 우려감을 더 높이고 있습니다. 자칫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는 결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최대성은 4월 한 달 최고의 투구를 했지만, 탈삼진 개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빠른 공은 150킬로를 훨씬 웃돌았지만 공 끝의 힘, 종속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직구에만 대비하는 타자들이 이를 맞출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은 평균 구속에서 최대성보다 떨어지는 스피드를 가지고 있지만 알고도 치지 못할 정도의 위력이 있습니다. 그 힘은 떨어지지 않는 종속의 힘이었습니다.

 

최대성의 투구자세를 살펴보면 상체위주의 투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몸 전체의 힘으로 던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지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종속의 힘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개막 후 한 달 간 타자들의 타격감을 대체로 좋지 못합니다. 특히 빠른 공에 대한 대응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까지는 최대성의 빠른 공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날이 더워지는 5월 들어 최대성의 공은 공략당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온 탓도 있고 체감 스피드가 4월만 못하다는 반증입니다. 지난 주 허용한 3개의 홈런은 모두 정확한 타이밍에서 맞은 것들이었습니다. 그의 강속구에 부담을 가졌던 타자들이 힘으로 강속구를 이겨낸 것입니다. 스피드 업에 주력하던 최대성으로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투구패턴에 있어 정형성을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최대성은 그동안 힘 있는 직구로 타자들을 제압했습니다. 하지만 투구폼이 너무 깨끗하고 일정한 리듬으로 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타자들의 그의 공에 박자를 맞추기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준급 타자들이라면 그의 투구 리듬을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3개의 홈런은 타자들이 잘 친 측면도 있지만 그들의 타이밍을 최대성이 맞혀준 측면이 있습니다.

 

당장 그의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빠른 공과 어울리는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시즌 중 하나의 구질을 새롭게 익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최대성은 투구 중 변화구를 섞어 던지려고 시도하곤 했지만 제구나 변화구의 각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주 무기 빠른 직구로 시즌을 버텨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가지고 있는 무기를 잘 활용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투구 리듬의 변화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강민호의 세심한 리드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최대성의 빠른 공이 더는 만병통치약이 아님이 드러난 상황에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투구 패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속도의 가감을 잘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강력한 직구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강함만으로 승부하기에는 타자들의 적응도가 많이 높아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첫 풀 타임 시즌을 보내는 최대성에게 어려운 주문입니다. 아직 최대성은 지금보다 발전해야 해야 하는 선수이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3경기 연속 부진으로 그 역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것은 그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장점마저 희석할 수 있습니다.

 

최대성으로서는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까지 최대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고 부족한 훈련량에도 불펜의 누수 현상을 잘 메워주었습니다. 롯데 불펜에 부족한 우완 정통파, 그것도 파이이볼러로서 상당한 가치를 지닌 선수이기도 합니다. 김사율 이후 롯데의 마무리로 성장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시련이 그의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피드업에 주력하던 것에서 벗어나 또 다른 무기를 찾아낼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팀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인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최대성이 거듭된 실패에 위축된 투구를 하게 된다면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습니다.

 

불펜 투수는 10번의 성공보다 한 번의 실패가 기억되기 쉽습니다. 그만큼 노력보다 그 평가가 인색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팀이 이기는 상황에도 등판하는 투수들은 그 부담감은 상당합니다. 롯데로서는 최대성의 활용방안은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실패를 덤덤히 넘기기에 최대성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투구 할 수 있도록 투입 시기를 조절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안 부재라는 문제가 있지만 최근 또 다른 불펜투구 김성배의 페이스가 좋다는 점은 큰 위안입니다. 당분간이라도 두 선수의 역할을 바꿔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합니다. 최대성이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롯데는 최대성의 투구수를 20개 내외로 제한하고 가급적이면 연투를 시키지 않으면서 보호를 해주었습니다. 그 보호 속에 최대성은 점점 발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최대성은 더 큰 발전을 위한 벽을 만났습니다. 팀은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는 것인 결구 최대성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시련을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3개의 피홈런은 분명 최대성에게 큰 부담일 것입니다. 앞으로 등판에서도 과감한 승부를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홈런 공포증에 움츠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성 개인이나 팀을 위해 이를 극복해내야 합니다.

 

정대현과 이승호와 본격 가동될 수 있는 6월까지 롯데 불펜은 현 진용으로 꾸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성은 그 중 핵심을 이루는 선수입니다. 시즌 시작 전 오랜 공백으로 말미암은 부담으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던 최대성이었지만 지금은 팀의 주축 불펜이 되어 있습니다. 정대현, 이승호가 복귀한다 해도 그 역할비중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부상과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이라는 어려움을 이겨낸 최대성입니다. 지난주 겪었던 실패의 경험은 분명 좋은 약이 되었을 것입니다. 거침없는 질주가 잠시 멈춘 것이 자신의 문제를 되돌아볼 시간도 되었을 것입니다. 롯데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한 선두입니다. 이제 상위권 판도는 혼전양상입니다. 접전의 더 많아지고 불펜의 역할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롯데로서는 주축 불펜 최대성이 홈런에 관한 부담을 덜고 본연의 모습을 되찾길 기대할 것입니다. 올 시즌 재기를 위한 많은 땀을 흘렸을 최대성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습니다. 문제의 해법은 결국 최대성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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