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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였습니다. 롯데는 연패를 끊기 위해 삼성은 어렵게 찾아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양 팀은 활용 가능한 불펜 대부분을 소진하면서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끈끈함으로 상대 타선을 막는 데는 모두 성공했습니다. 반대로 타선의 답답함을 어느 누구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연장 12회까지 양 팀은 2 :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지만, 어느 팀도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기회 뒤의 위기, 위기 뒤의 기회라는 야구의 속성을 재현하면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지만, 선발을 비롯한 투수진의 선전 속에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누구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양 팀은 외국인 투수 롯데 유먼, 삼성 고든을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유먼은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투수로 가장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었고 고든 역시 지난해 SK에서 뛰었을 때보다 선발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위기의 순간들을 슬기롭게 잘 넘겼고 변화구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호투했습니다. 유먼은 6.0이닝 2실점, 고든은 6.1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습니다.

 

양 팀 모두 빈곤한 득점력이 아쉬웠지만 공격에서 경기 주도권은 삼성이 쥐고 있었습니다. 1회 초 삼성은 김상수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3경기에서 선취점을 얻은 팀이 승리한 전력은 삼성의 연승 분위기를 높였습니다. 롯데 선발 유먼은 제구를 잡기 위해 직구 한 가지만을 연속적으로 던지는 투구를 했지만, 김상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강민호, 간절히 기도했건만....)

 

 

홈런 타자가 아닌 선수에게 허용한 홈런은 기분을 좋게 할 리 없었습니다. 이후 유먼의 제구는 정교함이 떨어졌습니다. 심리적인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유먼은 이전 등판과 달리 직구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주 무기 체인지업이 분석되었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삼성 타선의 기를 더 살려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삼성타선은 그 직구에 집중하면서 활발한 타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먼은 1회 초 1실점 이후에도 매 이닝 위기가 이어지면서 다소 아슬아슬한 투구를 했습니다. 제구가 이전보다 떨어졌고 이는 주 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을 반감시켰습니다. 분명 컨디션은 최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먼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더 높은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습니다. 롯데 수비진은 잇단 호수비로 유먼의 호투를 도왔습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롯데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어렵게 이닝을 이어가던 유먼은 또다시 홈런을 허용하면서 실점을 하나 더 늘렸습니다. 1회 초 김상수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의 4번 박석민에서 직구 승부를 펼치다 장타를 허용한 것입니다.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던진 직구가 큰 타구로 연결된 것입니다. 1사 후였고 후속 타자인 최형우 타격감이 좋지 않았음을 고려했다면 좀 더 신중한 승부가 필요한 장면이었습니다.

 

몇 가지 아쉬움이 있었지만 유먼은 온 힘을 다했고 퀄리티 스타트로 또 한 번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습니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이를 극복하는 노련함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이전 SK전과 마찬가지로 직구 승부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2실점 했다는 점이 앞으로 등판 때 볼 배합이나 타자와의 승부에서 분명 고려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이런 유먼의 역투에도 롯데 타선은 안타까움이 이어졌습니다. 전 경기에서 10안타를 기록하면서 감각이 살아나는가 했지만, 삼성 선발 고든의 투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공격의 침체가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6.1이닝 동안 롯데는 고든에서 4안타만 쳐냈을 뿐이고 삼진은 7개나 당했습니다. 낙차 큰 커브와 과감한 볼 배합에 적응하지 못한 것입니다. 결국, 진갑용의 투수 리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실패한 것입니다.

 

 

 

                                                                           (다시 살아난 파이어 볼러 최대성)

 

 

롯데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 등으로 공격의 돌파구를 차아보려 했지만 두 차례 도루 시도가 노련한 진갑용에서 간파되면서 실패했고 중심 타선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득점력마저 현저히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좀 더 공을 보고 끈질긴 타격을 할 필요도 있었지만, 롯데는 정공법으로 고든을 상대했고 이런 롯데 타자들의 성향을 삼성 배터리가 잘 활용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롯데는 2회 말 황재균은 2루타와 7회 말 강민호의 2루타로 1점씩을 얻었고 대결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선수 외에 다른 선수들의 침묵모드가 지속하면서 더 이상의 득점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같은 동점이었지만 롯데는 다시 침체한 타선에, 삼성은 수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타선의 집중력 부재에 아쉬움이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발 투수가 물러나고 불펜이 본격 가동된 이후에도 경기 양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롯데는 유먼에 이어 연장 12회까지 마무리 김사율까지 등판 가능한 불펜 요원을 모두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삼성 역시 오승환을 3일 연속 투입하는 강수를 던지면서 이제 맞섰습니다. 승리를 위한 양 팀의 대결은 한 쪽으로 힘의 균형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승부는 승자 없이 1무를 나눠 가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롯데는 8회 말 김주찬의 실책 출루 이후 더는 주자가 베이스를 밟지 못했습니다. 페이스를 끌어올린 삼성 불펜의 힘에 눌린 것입니다. 반면 삼성은 동점이 된 이후 거의 매 이닝 이어진 기회에서 득점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답답함을 더했습니다. 같은 무승부지만 경기 내용만 본다면 5안타 3볼넷의 롯데보다는 8안타 9볼넷의 삼성이 더 아쉬웠습니다.

 

롯데로서는 연패 탈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이고 팀 타선의 부진마저 해결하지 못하면서 주말 3연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습니다. 불펜을 모두 투입하는 소모전을 펼쳤지만 1무 2패의 성적표를 가지고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지난주 불안감을 노출했던 핵심 불펜 요원인 최대성과 마무리 김사율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 위안이었습니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이승호가 노련한 투구로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이승호는 아직 직구의 구속이 140킬로가 넘지 못하면서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노련한 투구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연투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못한 제구로 볼넷을 남발하는 모습은 다소 불안했습니다.

 

반면 삼성은 2승 1무의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주말 3연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살아난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여전히 기회에서 결정력이 부족했고 중심 타자인 최형우, 채태인이 깨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위닝 시리즈의 기쁨을 반감시켰습니다. 신인 외야수 정형식의 재발견, 이승엽의 변함없는 활약, 박석민의 성공적인 4번 타자 안착 등은 긍정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롤러코스터 피칭 이승호, 그래도 관록은 살아있었다.)

 

 

롯데는 연패와 타격 부진 탈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주말 3연전을 치러야 합니다. 한화의 전력이 아직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롯데로서는 다행스러운 부분입니다.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분위기 전환의 승리가 절실합니다. 문제는 롯데가 상대할 투수가 한화 선발진 중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박찬호라는 점입니다. 현재 롯데 타선의 상황이라면 박찬호의 노련함과 변화구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장 접전 후 장거리를 이동한 것도 선수들에게 좋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선발 등판하는 고원준의 부담감이 더 커졌습니다. 고원준으로서는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하는 투구를 해야 합니다. 소모된 불펜을 고려하면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또 다른 과제도 풀어야 합니다. 

 

롯데로서는 고원준의 호투와 더불어 잠들어 있는 타선의 회복 여부가 중요해졌습니다. 부상 중인 조성환의 복귀 여부와 함께 타순의 변화를 통한 돌파구 모색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조성환이 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박종윤을 뒤 타순으로 이동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해보입니다. 선수들의 역량에만 의존하기에는 타순의 연결이 좋지 못합니다. 

 

롯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에서 승리를 얻지 못한 아쉬움도 크지만 어려운 흐름의 경기에서 불펜과 수비의 힘으로 끈끈함을 발휘했습니다. 분명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지만 무너지는 경기를 하지 않으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중 3연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던 롯데가 주말 3연전에 달라진 변모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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