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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이 남긴 유적들을 살피다 보면 자연과 어우러진 것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궁의 정원들은 자연의 미를 최대한 살리고 사람이 손이 덜가게 했습니다. 각 지방에 가서도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린 멋진 유적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연의 힘을 이용하면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물레방아는 지혜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6월 초 삼척에 자리한 대금굴이라는 동굴을 찾았을 때 이전에 보지 못했던 물레방아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돌방아라고 불리는 물레방아였는데 소가 움직이면서 방아를 찢는 연자방아와 물의 낙차를 이용한 통상적인 물레방아는 절출한 모습이었습니다. 험준한 산악지대인 탓에 그 지역에서 많인 나는 재료를 활용한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원도 삼척의 산골에 위치한 대금굴 주변에서 원두막 같은 구조물을 발견했습니다. 나무들을 얽기설기 엮어 만든 지붕에 나무들로 급조한 듯한 모습이 뭔가 어설퍼 보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끊임없이 흐르는 물을 이용한 물레방의 모습이었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돌방아라 불리는 물방아였습니다.

 

 

 

 

안에서는 거대한 절구가 시간이 맞쳐 절구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이곳에서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수확한 곡식들을 빻고 수확의 기쁨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비록 풍성한 수확물들은 없지만 이 절구는 쉴세없이 자신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절구의 추진체가 궁금했습니다. 물레방아 처럼 빙빙도는 수레바퀴 모양의 구조물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떨어지는 물을 담아내는 나무통과 그 물을 모으는 나무수로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안에 물이차면 무게에 따라 지렛대처럼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큰 돌들을 채워 그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더군요.

 

계속 그 모습을 살피다 보니 처음 보았을 때 어설픔은 사라지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과학적인 원리가 보였습니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장, 즉 방앗간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느릿느릿 방아를 찧는 탓에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은 긴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했겠지만 무미건조한 일상중에 작은 즐거움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쉴세없이 흐르는 물결과 함께 방아도 쉼없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재현된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일년 내내 쉼없이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같은 일을 반복했겠지요. 그리고 그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 21세기의 어느 날 또 다른 만남을 만들어냈을 테고요. 저는 그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계곡물의 시원한 흐름과 함께 잠시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멋지지는 않지만 많은 의미가 함축된 이 돌방아가 오랜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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