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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위닝시리즈를 위해 맞선 롯데와 SK의 대결은 선발투수들의 호투 속에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결과는 경기 후반이 타선이 폭발하고 선발 투수대결에서 우위를 보인 롯데의 7 : 2 승리였습니다. 롯데는 오랜만에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대량득점에 성공했고 불펜을 아끼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반면 SK는 박희수, 정우람이 없는 불펜의 허전함을 확인하는 일전이었습니다. 

 

양 팀의 선발로 나선 롯데 유먼과 SK 윤희상은 다른 색깔로 상대 타선을 상대했고 긴 이닝을 던져주었습니다. 몇 차례 위기에서도 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습니다. 유먼은 특유의 높은 각도에서 나오는 구질 중 직구를 중심으로 볼 배합을 가져갔고 윤희상은 강점이 있던 직구보다 변화구 빈도를 높이면서 실점을 최소화했습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롯데가 잡았습니다. 롯데는 1회 초 테이블 세터 전준우, 김주찬의 연속안타로 SK 선발 윤희상을 흔들었습니다. 윤희상은 직구보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롯데 타자들은 윤희상의 변화구를 끈질기게 걷어내면서 기회를 노렸고 1회부터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여기서 롯데는 3번 손아섭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예상외의 작전을 펼쳤습니다. 최근 득점력 빈곤 현상을 탈피하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번트에 익숙지 못한 손아섭은 번트를 제대로 대지 못했고 스타트를 끊었던 2루주자 전준우가 3루에서 아웃되면서 공격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흐름이 꼬일 수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1타점 적시타로 번트 실패를 만회했습니다.

 

 

 

 

(어의없는 수비실책,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던 유먼)

 

 

 

롯데의 1 : 0 리드, 롯데 선발 유먼은 안정적인 투구로 SK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습니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는 제구가 되면서 위력이 있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역시 좋았습니다. 롯데 타선은 4회 초 황재균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득점했습니다. 투구 수 조절까지 잘 되고 있는 유먼의 투구를 고려하면 2점의 리드였지만 경기 흐름은 롯데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4회 말 분위기를 반전시킬 큰 사건이 발생하면서 롯데의 우세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선두타자 박재상에서 2루타를 허용한 유먼은 순간 제구가 흔들렸고 후속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문제는 이후 롯데의 수비의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4번 이호준의 타구는 빗맞은 플라이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중견수 전준우가 멈칫하면서 그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SK 주자들이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을 정도의 타구였습니다. 덕분에 SK는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었습니다. 초반 실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 위기에서 유먼은 전력투구로 이를 극복해나갔습니다. 


유먼은 박정권, 김강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에이스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2아웃 이후 조인성의 타구가 내야플라이가 되면서 이대로 이닝이 마감되는 것 같았습니다. 높이 뜬 타구는 마운드쪽 솟아올랐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1루수나 3루수가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황재균과 박종윤은 서로 멈칫하며 서로를 쳐다보았고  그 사이 내야플라이는 두 선수의 사이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경기는 2 : 2 동점이 되었습니다. 호투하던 유먼이나 팀 모두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항상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던 유먼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롯데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의 어이없는 플레이, 즉 본헤드 플레이가 결정적인 순간 나온것입니다. 이 수비 실책으로 경기 주도권은 다시 SK로 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멘탈 붕괴 조짐을 보이던 유먼은 이후 냉정함을 되찼고 추가 실점을 막는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었습니다. 4회 말 악몽에서 벗어난 유먼은 다시 안정을 찾았고 초반과 같은 호투를 이어갔습니다. 2실점 이후 유먼은 8회 말 1사까지 더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팀의 제1선발 투수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유먼이 다시 마운드를 안정시키면서 롯데는 수비붕괴의 후유증을 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숨죽였던 타선이 7회 초 폭발하면서 유먼의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SK는 7회 1사 후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윤희상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습니다. 불펜의 두 핵인 박희수, 정우람이 부상 중인 상황에서 SK는 윤희상을 가능하면 오래 끌고 가고자 했지만, 한계 투구수를 넘긴 윤희상이 하위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더는 인내할 수 없었습니다.


SK는 최근 노장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최영필에게 위기 탈출의 임무를 맡꼈습니다.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았고 그의 경험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 속에 실행한 불펜 기용이었습니다. 전준우가 삼진을 당할 때까지만 해도 SK의 선택은 성공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최영필의 실투 하나가 경기 향방을 가르고 말았습니다. 


2사 1, 2루에서 김주찬은 최영필과 끈질기에 대결했습니다. 수 차례 파울볼을 만들면서 치고자 하는 강한 의욕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SK 배터리는 높은 공으로 김주찬의 헛 스윙을 유도하려 했지만 그 공이 어중간 하게 들어가면서 김주찬에게 장타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김주찬의 타구는 2타점 2루타로 연결되었고 롯데는 다시 4 : 2로 두 번째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의 공격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3번 손아섭은 최영필의 직구를 벼락같이 노려쳐서 2점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1타점 적시타에 이은 결정적인 한방이었습니다. 손아섭의 홈런으로 롯데는 6 : 2의 여유있는 리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행운으로 경기 흐름을 잡아가던 SK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롯데는 4회 말 불운을 이겨내는 계기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후 경기는 유먼에 이은 롯데는 불펜진의 효과적인 계투와 9회 초 나온 손아섭의 쐐기 적시타로 롯데의 완승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롯데는 진기명기에 소개될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하면서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만들었지만 선발 투수 유먼이 흔들리지 않았고 3안타 4타점으로 타선을 주도한 손아섭의 활약이 어우러지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번트작전 실패가 3안타 4타점 활약으로 전화위복이 된 손아섭)

 

 


반면 SK는 상대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드는 행운을 얻었지만, 그 행운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선발 윤희상은 100% 컨디션은 아니었음에도 허를 찌르는 볼 배합과 변화구로 호투했지만 7회 초 무너진 불펜 탓에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습니다. SK는 불펜뿐만 아니라 타선마저 부진하면서 행운의 2득점 이후 이렇다 할 공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호준은 4번 타순에서 2안타로 분전했지만, 나머지 안타 5개가 산발에 그치면서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롯데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 반면 SK 타선은 그 회복을 말하기에 부족함이 많았고 승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SK는 4회 말 주어진 행운을 7회 초 수비에서 롯데에 행운의 이닝을 만들어주는 돌려주면서 그들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목요일 경기 승리로 롯데는 이번 주 수도권 6연전의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 에이스 유먼을 등판시키고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 그것도 결정적 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쳤다면 팀 사기가 크게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승리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긴 원정 경기를 하면서 지친 팀 분위기도 살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LG와의 주말 3연전을 좀 더 수월하게 치를 발판도 마련했습니다. 


야구의 묘미 중 하나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것입니다. 목요일 양 팀 대결에서 롯데는 그 상황의 비극적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하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SK는 거저 들어온 복을 차버리면서 선두 자리를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롯데의 승리였지만 야구는 정말 알 수 없는 경기임을 알게 하는 한 판 승부였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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