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롯데와 LG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초접전이었습니다. 연장 12회, 안타 수 LG 16 대 롯데 15, 팀별 7명의 투수가 투입된 온 힘을 다한 경기의 결과는 롯데의 6 : 5 승리였습니다. 롯데는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 초 강민호의 극적인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면서 연장전에서 승리를 가져갔고 LG는 다 잡은 경기를 마무리 봉중근이 무너지면서 놓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단연 LG의 우세였습니다. LG는 새롭게 선발로 자리잡은 우규민의 호투와 변경된 타순이 적중하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롯데는 선발 사도스키의 극심한 제구력 난조속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전날 접전을 승리한 롯데였고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힘에서 LG에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LG는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1득점 하면서 초반 리드를 잡았습니다. 1번 타자로 전격 기용된 큰 이병규는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고 득점 기회에서 어김없이 적시타가 나왔습니다. 두 이병규와 최동수는 각각 1타점을 기록했습니다. LG는 좌타자를 대거 기용하면서 롯데 사도스키를 압박했고 짧게 끊어치는 스윙으로 사도스키의 변화 심한 공에 대응했습니다. LG의 공격 전략은 경기 초반 적중했습니다.

 

최근 불안한 제구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도스키는 LG 타선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역시 문제는 제구력이었습니다. 영점이 잡히지 않은 투구는 들쑥날쑥했고 주 무기인 컷페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기 일쑤였습니다. 볼 넷을 주지 않기 위해 가운데 밀어 넣는 공은 높게 제구되면서 안타로 연결되었습니다.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켜면서 위기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4번 타자는 홈런으로 말한다. 9회 초 극적 2점 홈런을 기록한 강민호)

 

 

 

사도스키나 롯데로서는 초반 실점이 3점에 그쳤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사도스키는 3실점 이후 커브를 주 무기로 삼으면서 더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대량 실점의 분위기였지만 끝내 버텨내면서 반격의 여지는 남겨주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히 늘어난 투구 수가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사도스키는 5.2이닝 10피안타 2볼넷 3실점, 투구 수 105개의 기록을 남기고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습니다.

 

이런 사도스키에 비해 LG 선발 우규민의 초반 호투는 눈부셨습니다. 우규민은 낮게 깔리는 제구와 변화가 심한 구질로 롯데 타선을 꼼짝 못하게 했습니다. 롯데의 안타는 산발에 그쳤고 수많은 땅볼을 양산하면서 득점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습니다. 지난 KIA전에서 언더핸드 선발투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우규민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선발 투수의 투구 내용에서 차이는 보인 경기는 LG의 우세 속에 후반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LG의 승리 가능성이 높던 경기는 이후 접전의 양상으로 변했고 뜨거워졌습니다. 데는 초반 대량 실점 위기를 극복하면서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었고 LG는 초반 3 : 0 의 리드를 잡았지만 공격의 내용에 비해 득점력에서 뭔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LG의 작은 불안감은 롯데 타선이 살아나면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6회 초 롯데는 강민호의 볼넷과 박종윤, 조성환의 연속 안타, 황재균 타석 때 나온 LG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을 묶어 2점을 따라붙었습니다. LG로서는 실책에 의한 추가 실점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롯데는 용덕한 타석 때 부상에서 복귀한 홍성흔을 대타로 내면서 승부수를 일찍 던졌습니다. 강민호가 지명타자로 나선 상황에서 지명타자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홍성흔은 범타로 물러났고 6회 초 롯데는 더는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핸디캡을 안고 남은 이닝을 치러야 했습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벤치의 의도였지만 다소 성급한 면이 있었습니다. 이후 경기는 불펜의 힘이 맞서는 1점 차의 승부였습니다. 원점에서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롯데는 6회부터 필승 불펜조 이명우, 최대성을 차례로 올리면서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LG 역시 불펜 에이스 유원상을 조기 투입하면서 맞불을 놓았습니다. 후반 흐름 역시 LG가 주도했습니다. LG는 7회 와 8회 김태군과 정성훈의 적시타로 각각 1점을 추가했습니다. 실점을 막기 위해 불펜을 가동한 롯데로서는 계산이 어긋난 것입니다.

 

 

 

 

(무너진 수호신 봉중근, 아쉬웠던 볼 배합) 

 

 

 

 

하지만 LG의 믿을맨 유원상 역시 완벽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경기 출전이 많아지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있던 유원상은 8회 초 롯데의 대타 박준서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롯데에 추격의 여지를 남겨주는 실점이었습니다. 하지만 LG가 8회 말 득점으로 5 : 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등판한 9회 초 롯데 공격에서 변화가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롯데의 야구는 9회 2사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중심 타자의 힘이 봉중근을 울린 것입니다. 롯데는 2사 후 손아섭의 안타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습니다. 4번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섰지만, 강민호는 최근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을 지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의 한 방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롯데였지만 봉중근의 최근 컨디션을 고려하면 아주 작은 희망이었습니다.

 

여기서 기적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자신감이 충만한 봉중근은 직구로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강민호는 그 직구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강민호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고 경기는 다시 5 : 5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상 복귀 이후 완벽 마무리로 LG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봉중근은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롯데를 상대로 한 마무리 투수 잔혹사가 하나 더 추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롯데는 강민호의 극적인 홈런과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수완의 2.1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LG 역시 김선규가 무실점 투구로 팽팽한 승부를 다시 이어갔습니다. 이미 힘을 소진한 양 팀 타선은 연장전에서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연장전은 하염없이 이어졌습니다. LG는 11회 말 만루의 기회에서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롯데의 불펜 김성배는 이 위기를 넘겼고 이것이 롯데 승리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12회 초 롯데는 3번 손아섭의 2루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강민호의 진루타, 박종윤의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끝내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금요일 경기에서 처음 잡은 리드였습니다. 9회 2사까지 이기고도 연장 승부를 치르고 있는 LG로서는 허탈한 순간이었습니다.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의 침착한 마무리로 경기를 그들 것으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5안타 괴력 박종윤, 팀 타선을 주도하다.)

 

 

 

LG는 박용택의 안타 출루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지만, 정성훈의 타구가 우익수에 잡히면서 또 다른 반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병규와 박용택은 3안타 정성훈과 최동수, 작은 이병규, 김태군이 2안타로 활약했지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5안타를 몰아친 박종윤과 3안타 경기를 한 손아섭의 활약과 결정적인 2점 홈런을 기록한 강민호가 중심 타자의 역할을 해주면서 대등한 화력 대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연이틀 어려운 승부에서 이겨내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SK전의 어이없은 실책, LG전에서 나온 선발 투수의 극심한 난조를 극복한 것입니다. 전력의 누수 현상이 여전하지만 수년간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이겨내면서 다져진 내공과 되살아난 선수들의 근성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반면 LG는 주력 불펜을 모두 투입하고도 패배를 당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LG는 6월 들어 페이스가 주춤하는 상황이었습니다. DTD의 저주가 다시 떠오르는 상황에서 LG는 금요일 경기 승리로 상승 반전을 노렸지만 믿었던 마무리의 블론세이브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 우세한 흐름에서 경기를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것이 결국 화근이 되었습니다.

 

승리한 롯데나 패한 LG 모두 극심한 전력 소모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롯데는 긴 원정을 치르고 있고 LG는 연장전 패배로 피로감이 더 가중된 상황입니다. 토요일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서는 송승준과 리즈의 책임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팀의 연장전의 피로를 빨리 극복하고 선발 투수가 더 많은 이닝을 버텨줄지가 승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LG트윈스 홈페이지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